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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의 소크라테스

[도서] 응급실의 소크라테스

곽경훈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응급의학과 전문의 곽경훈 씨가 6번 째 책을 냈다. 그는 현재 동해안 끝자락에 있는 한 도시의 응급실에서 일하고 있다고 전한다. 근무가 없는 날에는 체육관에서 주짓수를 배우고 틈틈이 글을 쓴다.

 

그는 이번 신간 응급실의 소크라테스: 사람이 있다에서 응급실에서 만난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응급실에는 다양한 사연을 지닌 이들이 찾는다. 응급 상황으로 내원한 환자와 보호자는 물론이요, 응급 환자를 이송하는 구급대원, 범죄에 연루된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경찰관, 긴급 구호가 필요한 소외층과 이들을 돌보는 사회복지사 등이 그렇다.

 

응급실에서 근무하면 사회를 구성하는 거의 모든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사회 구조의 꼭대기에 있는 존재보다 아래쪽을 차지하는 존재를 마주할 가능성이 크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 대한 짧은 기록이다.” - 프롤로그에서

 

우선 책 제목 응급실의 소크라테스에서 소크라테스라고 이름 붙인 내력이 궁금했다. 저자는 보호자에게 신뢰할 수 있는 의사’이자명의로 통하던 닥터 소크라테스’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철학자 소크라테스와 외모가 닮았고, 목소리는 상냥하며 흥분하는 일도 거의 없고 목소리가 높아질 때도 극히 드문 신경외과 의사였다.

 


▲저자 닥터 곽경훈

 

닥터 소크라테스가 명의로 통했던 비결은 단순하다. 그는 응급실을 통해 중환자실에 입원하던 보호자를 불러 생존율이 10~20%에 불과하다고 선고한 다음, ‘그래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공개적으로 다짐한다. 그러니 보호자는 환자가 생존하면 기적이 일어났다고 생각하며 그를 명의로 칭송할 수밖에 없고 안타깝게 환자가 생존하지 못하는 상황을 마주해도 그는 욕설이나 멱살잡이를 피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닥터 소크라테스에 대한 저자의 평가는 어떨까? “씁쓸한 입맛을 떨치기 어렵다.”

 

이외 응급실에서 자신의 지위와 권위를 과시하고자 권력을 휘두르는 환자와 보호자,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원칙과 정의를 고수하는 닥터 구제 불능이야기, 그리고 안정제에 중독된 미스터 안정제의 불행한 말로, 고양이 털 알레르기로 고생하면서도 키우던 고양이를 포기하지 못한 남자, 외상성 비장 손상으로 응급 수술을 받은 칼잡이 등등 다양한 사람들의 특별한 16가지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죽음과 삶의 경계가 치열하게 분투하는 응급실에서 자신을 지키며 소명을 다하는 삶을 지속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응급실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잠깐의 부주의도 용납할 수 없다. 저자는 늘 명의라는 말을 듣기 보다는 창피하지는 않게 살자며 다짐을 한다. 그 다짐은 의사로서 가져야 하는 소명과 같다.

 

어쩌면 저자의 말대로 응급실은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한 세상의 모서리와도 같을지 모른다. 응급실 안에서 녹아나는 사람들 이야기는 그래서 우리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응급실은 우리네 세상의 작은 거울이기 때문일까?

 

저자의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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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소녀

    사랑지기님의 훌륭한 리뷰를 읽으며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응급차의 사이렌 소리만 들려도
    가슴이 참 먹먹해지는듯 합니다.
    일분일초의 숨막히는 시간과의 싸움,
    그속에서 꼭 살려내야한다는 무거운 사명감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사랑지기님의 좋은 리뷰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사랑지기님^~^

    2022.07.19 13:2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사랑지기

      문학소녀님 정성어린 감상평 감사합니다.
      덕분에 저도 다시 리뷰를 보면서 오탈자 등 일부 수정했어요.

      오늘도 좋은 시간 보내세요~ ^^

      2022.07.2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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