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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도서] 유방암,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강진경 저/박춘묵 감수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저자 강진경은 중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일한 지 10년차다. 어느 날 다친 아이를 돌보러 보건실에 들렀다가 뜻하지 않게 병원에서 유방암이 생겼다는 통보를 받는다. 20214, 38살 봄의 일이었다.

 

“나는 부정과 분노 단계는 가뿐히 건너뛰기로 했다. 암에 걸린 것은 기정사실이고, 운다고 달라질 것은 없었다. 나라에서 이렇게 중증환자 등록까지 해준 이상 번복될 소지도 없어 보였다. 왜 내가 암에 걸렸을까 의아하지도 않았다. 진단 전, 몸과 마음이 힘든 나날이 계속 되었기에 ‘어쩌면 올 것이 왔구나.’하는 심정이었다.” - 51쪽

 

진단 받고나서 학교를 당분간 쉬기로 했다. “얘들아, 선생님이 사정이 있어서 당분간 다른 선생님이 오실 거야.” 그렇게 자신이 담임으로 있던 2학년 반 아이들과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암밍아웃.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것을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진단 받은 날 직장에 바로 암 소식을 알렸고, 친인척과 지인들에게도 굳이 소식을 알렸다. 암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옆에 누군가가 있고 그들이 나를 응원하고 있다는 든든한 마음가짐이다.

 

“지금도 이따금씩 안부를 물어봐 주는 사람들이 힘이 된다. 혹시나 주변에 암 환자가 있다면, 자주 안부를 물어봐주면 좋겠다. 연락하기가 조심스럽다고? 주저하지 말고 연락해봐라. 당신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픈 이에게는 큰 위로와 용기가 될 수 있다.” - 35쪽

 

병원에서 병을 치료하고, 글로 내 마음 치유하기!’ 암 진단 4일째 글을 쓰겠다는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투병기를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렇게 해서 나왔다. 암 진단을 받은 후 1년 동안 투병하면서 사유하고 느낀 것들을 고스란히 담았다.

 

저자는 암 진단 받고 수술하기까지 가장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고 회고한다. 몸에 있는 암덩어리가 금방이라도 퍼질 것 같은 공포와 불안이 엄습했기 때문이다.

 

“주변에 암 환자가 많은데도 그게 내 일이 되리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인생’이라는 길을 걷다가 ‘암’이라는 교통사고를 당하더라도, 정신을 가다듬고 수습하면 된다.” - 65쪽

 

암은 호르몬 양성 유방암이었다. 수술 전 항암제 시행 여부를 결정하고 재발 가능성과 항암치료 효과를 예측하기 위한 유현자 발현 검사를 한다. 보통 림프절 전이가 없으면 온코DX, 림프절 전이가 있으면 맘마프린트 검사를 받는다. 저자는 림프절 전이가 발견되어 맘마프린트 검사를 받게 되었다. 시료는 네덜란드로 보내야 하기 때문에 검사 결과가 나오려면 2주 이상이 걸린다. 겨드랑이 림프절을 모두 제거하는 곽청술도 받아야 했다.

 

수술 후 회복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대학병원의 표준치료와 요양병원의 면역치료가 상충한다는 점이다. 인터넷에도 다양한 치료법이 나와 있어 어떤 것을 따를 것인가 고민이 되었다. 가령 어떤 이는 현대의학에서 포기한 시한부 삶을 녹즙만 하루에 2리터씩 먹으며 치유하고, 어떤 이는 요양병원에서 고용량의 비타민C와 면역주사를 맞으며 치유한다.

 

“나는 갈림길에 섰다. 주치의 선생님을 믿고 표준치료에 의존할지, 아니면 나만의 치유 청사진을 만들지, 그 고민으로 하루하루가 힘들었다.” 결국 결정했다. “그래, 뭐든 내 마음이 편한 게 최고지!”


 

저자는 경험 상 유방암 수술 전에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꼭 하기 권한다. 수술 전 접종을 하려다 대상포진 접종은 50세 이상에게만 권한다는 의사 말에 접종을 하지 않았다가 대상포진이 생겨 된통 혼났다. 면역력이 떨어진 암 환자에게 나이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 암 환자는 의사의 말만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 자신의 치료과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터넷도 도움이 되는 정보는 취사선택하고, 부정적인 정보는 되도록 보지 않는 것이 좋다. 가장 확실한 건 스트레스 받지 않고 내 마음이 불안하지 않고 평안한 것이다.

 

마침내 병원에서의 치료법이 정해졌다. 수술로 유방 절제술과 곽청술을 받은 다음, 항암제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받기로 했다. 또한 5~10년 동안 항호르몬제를 매일 정해진 시간에 복용하고, 6개월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으며 추적 관찰을 해야 했다.

 

“암 환자로 산 지 반년 만에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이렇게 6개월의 삶을 다시 부여받고, 하루하루 감사히 사는 것이 암 환자의 삶이라는 것을. 아프고 걱정하고 다시 또 안심하고 행복하기로 결심하고, 6개월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비우고 채우는 과정이 반복되겠지. 아직 마흔도 되지 않은 내가 앞으로 얼마나 더 긴 시간을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어 마음이 먹먹하기도 했지만, 남들보다 더 건강에 신경 쓰며 산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다행일 수도 있다.” - 116~117쪽

 

누군가 암을 극복하는 세 가지 방법을 물으면 저자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식단 관리, 꾸준히 걷기, 스트레스 받지 않기’. 이에 대한 저자의 노하우는 책을 참고하자. 이외에도 암에 대한 의학적인 상식과 치료 방법, 그리고 부작용 등에 대한 내용이 간결하게 정리돼 있다. 그간 브런치 활동을 하면서 꼼꼼하게 자신의 일상을 기록한 덕분이겠다.

 

암 수술 1주년을 맞이한 날, 병원으로 가는 길에 올려다본 하늘에는 뭉게뭉게 양떼구름이 떠 있었다. 청명한 하늘만큼이나 자신의 몸도 깨끗하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병원으로 향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다짐한다. 이제 죽음의 공포는 털고 암을 잘 관리하며 지금껏 살아온 시간보다 더 건강하고 더 풍요롭게 삶을 누리겠다고. 아무쪼록 저자가 암을 이겨내고, 건강하고 충만한 삶을 영위하길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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