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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세

[도서] 팡세

블레즈 파스칼 저/김화영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파스칼은 1623년에 태어나 39세의 나이로 단명했다. 어릴 적부터 수학에 비상한 재능을 보여 파스칼의 정리, 최초의 기계식 계산기, 파스칼의 원리 등 천재적인 성과를 보였다. 30대 들어 인간과 삶에 대해 통찰하면서 성경을 상고하던 중, 회심을 경험했다.

 

이 경험이 팡세를 쓰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파스칼은 팡세에서 기독교가 반이성적이라는 오해를 풀어내는 한편, 하나님 없는 인간은 매우 비참하고, 하나님과 함께 할 때 불행과 모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설파한다. 허약했던 체질 탓일까, 일찍부터 그는 극심한 두통과, 장 질환, 다리 마비 증상과 같이 다양한 병고에 시달렸다, 경련 발작으로 생을 마감했다.

 

끝내 파스칼은 팡세를 완성하지 못했다. 책에는 파스칼이 신학, 철학, 수사학, 논리학, 기하학, 물리학 등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사유하고 탐구한 학문의 스펙트럼을 잘 보여준다. 유작 팡세는 사후 8종교 및 기타 문제에 관한 파스칼의 생각이란 제명으로 출간됐다.

 

최근 고려대 불어불문과 김화영 교수가 새롭게 번역했다. 김 교수는 2006년에 팡세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줄곧 파스칼 연구에 전념해 많은 논문을 썼다. 이번 번역에서 그녀는 팡세수사학적 차원과학적 차원을 살려내고자 애썼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브랑슈빅 판, 슈발리에 판, 라퓌마 판과 셀리에 판 등 다양한 판본을 활용하여 파스칼의 의도를 충실하게 담아내고자 했다. 새 번역은 1,000여 편의 단장으로 된 원전을 총 2권으로 기획했다. 이번에 나온 팡세1권은 1658년 파스칼이 직접 분류한 원고 묶음 27, 400여 단장을 번역한 것이다. 이어 제2권은 파스칼이 분류하지 않은 미분류 원고를 담을 예정이다.

 

팡세』 1권은 2부로 나뉜다. 1부는 하느님과 성경에 대한 예찬, 귀족 등 계급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인간의 불행, 그리고 정의와 힘에 대한 의견을 중심으로 피력한다. 가령 인간의 비참함과 위대함, 인간의 본능과 이성, 독단론과 회의론 그리고 신앙 그리고 회의주의에 대한 대립 혹은 모순 등에 유의해서 읽어야 한다. 파스칼은 몽테뉴(1533~1592)와 데카르트(1596~1650) 의 사상에 빚을 진다.

 

2부는 주로 기독교에 대한 예찬을 중심으로 비참, 위대, 모순, 철학자, 다른 종교의 허위성, 숨어 계신 신, 상징적 율법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특히 흥미로운 대목은 직선 위를 굴러가는 원의 한 점이 그리는 궤적인 사이클로이드 곡선을 수사학적 논증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옮긴이의 해제는 본문( 292~297)을 참고하자.



<사이클로이드 곡선>

 

팡세에서 인상적인 단장은 다음과 같다.

 


힘없는 정의는 무력하고, 정의 없는 힘은 전제(專制)적이다. - 93

 

심령을 통해 하나님께서 신앙을 부어 주신 사람은 진정 행복한 사람이며, 참으로 올바른 신앙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신앙을 갖지 않는 사람에게는 하나님께서 그들의 마음을 움직여 신앙을 부여할 때까지 우리는 이성적 추론을 통하여 신앙으로 인도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심령의 깨달음이 없는 신앙은 인간적인 차원에 머물 뿐이며, 구원에 이르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 99

 

생각하는 갈대.

나의 가치는 공간적 차원이 아니라, 생각을 조절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 내가 더 많은 땅을 소유한다고 해서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주가 공간으로 나를 포함하면 나는 하나의 점처럼 삼켜진다. 반면, 나는 생각으로 우주를 포함한다. - 100

 

나는 인간의 인식이 집착으로 얼마나 어두워졌는지 알고 나서, 인간이 진리를 찾고 싶어 하고, 헛된 집착에서 벗어나 진리가 존재하는 곳에서 진리를 추구할 준비를 하도록 안내하고 싶다. - 106

 

 

파스칼은 인간이란 신앙의 도움 없이는 자기 자신을 이해할 수 없는 존재라고 보았다. 그에게 신앙은 무조건적인 믿음을 의미한다. 가령 성체를 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를 믿지 않는 불신”(172)이라고 하거나 이해할 수 없다고 해서 반드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217)라고 설파하면서 마호메트 같은 다른 종교를 허위성”(201)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지구의 나이를 성경에서 명시한 대로 “6천 년”(117)으로 보는 것도 그렇다.

 

나의 팡세읽기는 새로운 느낌을 안겨주었다. 이는 옮긴이가 오랫동안 온축해 온 파스칼에 대한 연구와 능준한 번역 덕분이겠다. 개인적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이제 오십 줄에 접어들매, 파스칼의 사유를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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