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 놓고 쉴 수 있는 시간이 얼마간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까? 음, 나는 당장 여행을 떠나고 싶다. 비용이 적다면 배낭 하나 둘러매고 떠나면 되겠고, 지갑이 두둑하다면 화려한 리조트에서 멋을 내보고 싶다.
이해욱·김성심 부부. 두 사람은 실제로 그렇게 했다. 이해욱은 제1회 행정고시에 합격, 공무원 생활을 시작하여 체신부 차관과 KT 사장을 거쳤다. 1993년 은퇴 후 세 달 만에 아내와 함께 배낭여행을 떠나면서 본격적으로 세계 여행에 나섰다.
그가 다닌 나라는 모두 192개국. 아내 김성심도 145개국을 다녔단다. 안 가본 나라가 어디일까? 가히 여행의 달인이다.
제목 ‘세계는 한 권의 책’은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에서 따왔다.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사람은 단지 그 책의 한 페이지만을 읽은 것이다.”
여행기는 책 몇 권이라도 부족할테지만 단 한 권에 정수를 가려 담았다. 아마 내용도 사진도 고심 끝에 선별했을 것이다.
자, 이제 남은 순서는 과연 저자는 어디가 가장 맘에 들었을까 하는 것. 이런 내 마음을 쏙 헤아렸다는 듯이 책 말미에 부록으로 덧붙여 놓았다. 〈내가 좋아한 나라 Best 10〉, 〈내가 좋아한 유적 Best 10〉 그리고 〈내가 좋아한 자연 경관 Best 10〉.
이 중에서 〈내가 좋아한 나라 Best 10〉는 다음과 같다.
행복한 인생을 보고 싶을 때 – 부탄
삶의 의미를 찾고 싶을 때 – 인도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 – 말리
대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싶을 때 – 칠레
우아한 예술과 식도락을 즐기고 싶을 때 – 프랑스
다양한 문화 체험과 활력을 찾고 싶을 때 – 브라질
옛사람이 남긴 유적과 지혜를 탐구하고 싶을 때 – 페루
다른 행성에 가고 싶을 때 – 마다가스카르
이슬람 문화권에 가고 싶을 때 – 예멘 (장그래가 갔던 곳이 예멘이었나?)
내가 이런 책을 즐겨 읽은 이유는 여행자의 사진과 글을 통해서 여행자가 느낀 감동과 소감을 엿보고 배우기 위해서다. 더구나 192개국, UN 가입국 거의 모두를 다녔다는데, 어찌 내 가슴이 설레지 않을 수 있겠는가. 부러움 반 기대 반 으로 훌러덩 읽었다.
저자는 몇 년 전 HSBC 생명이 조사한 한국 직장인들이 꼽은 가장 이상적인 삶을 살고 있는 ‘은퇴 생활의 롤 모델 1위’에 뽑혔다. 젊었을 때 땀 흘려 일하고 나이 들어 자신이 꿈꾸던 것을 이룰 수 있다면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여행은 또 다른 나를 만나는 길이요, 인생을 되돌아보는 오솔길이라 했다. 여행 같은 삶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