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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도 서점 이야기

[도서] 오후도 서점 이야기

무라야마 사키 저/류순미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중쇄를 찍자>라는 일본드라마를 본적이 있다. 만화출판업계에서 책이 출간, 중쇄를 찍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작품인데,'책' 한권에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열정이 가득 들어있다. 드라마는 소박하고 코믹한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지만, 책 한권의 탄생은 곧 사람의 일이기에 벅찬 감동을 이끌어 낸다. <오후도 서점 이야기>는 어떨까? 같은 소재를 다루지만, 좀 더 진중하고 현실감 있는 인물과 이야기로 더 진한 잔향을 남긴다. 책을 판매하면서 책으로 구원받는 사람들의 이야기. 오래된 서점의 정취와 그리운 사람냄새가 가득한 <오후도 서점 이야기>를 읽어보자. 까슬까슬한 책장을 넘길때마다 손끝의 느낌만큼이나 가슴으로 느껴지는 이야기가 있으니.


살아가는 일을 포기하지 마, 행복해지는 것도,
앞으로 나아가는 일을 포기하면 인간은 그 자리에서 썩어버릴 뿐이야.”


- 시골 마을의 작은 서점과 도시의 오래된 서점,
책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전하는 치유와 감동의 이야기

 
도시의 긴가도 서점, 잇세이는 그곳의 10년지기 서점원이다. 어릴 때 가족을 잃어 대인관계가 서툰 그는 으로 위안을 얻고 서점원이 된다. 그는 자신의 일을 사금을 캐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눈에 띄지 못한 채 사라질 숨은 작품을 찾아 소개하는 일에 큰 보람을 느끼는 것이다. 그는 숨은 명작을 찾아내는 재능 때문에 서점원들 사이에서 보물찾기 대마왕으로 불린다. 그리고 운명처럼 인생의 전환점이 될 보물(베스트셀러)을 발견한다.
 
출판사 영원사원은 판매가 보증된 인기작가의 작품을 권한다. 하지만 잇세이는 단 시케히코의 작품을 마케팅 할 것을 주장한다. 단 시게히코는 저명한 드라마 작가였으나, 병으로 일선에서 물러난 퇴물이다. 하지만 잇세이는 그의 신작 <4월의 물고기>는 틀림없이 보물이 될 거라 확신한다. 그리고 그 보물을 어떻게 소개할지 열의에 가득 찬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소년이 책을 훔치는 것을 발견한다. 겁에 질린 채 울먹이며 도망가는 소년, 잡으러 뛰쳐나가는 잇세이. 그리고 돌연 사고가 난다.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소년은 승용차에 치이고 만 것이다. 그 사건은 연일 화제가 되고, 서점에는 항의전화가 빗발친다. 잇세이는 동료들에게 자신이 담당했던 <4월의 물고기>를 부탁하며 서점을 그만둔다
     
몸도 마음도 상처를 입은 잇세이, 문득 그는 벚꽃마을 사쿠라노마치로 떠나기로 결정한다. 그곳은 온라인상의 친구인 오후도 서점 주인이 있는 곳이다. 둘은 책에 관한 이야기로 마음이 잘 맞았고, 온라인상이라 대인관계가 서툰 잇세이도 별다른 부담이 없었다. 그런 그의 블로그에 포스팅이 멈췄고, 혹여 무슨 일이라도 생긴게 아닌지 걱정되는 마음과 예전부터 그곳의 아름다운 경치를 들었던 터라 가고싶은 마음에서 결정한 일이다.  

깊은 산골짜기 푸른 하늘과 연분홍 벚꽃이 가득한 신비한 곳, 그곳의 낡고 작은 서점. 마을에 도착하자, 나이 지긋한 오후도주인이 자신을 대신해 서점을 부탁한다. 주인의 사정을 들은 잇세이는 어쩔 수 없이 서점을 맡기로 한다. 한편 도시의 긴가도 서점 직원들은 잇세이의 부탁을 기억하고, <4월의 물고기>를 접해 그 진가를 알아챈다. 이 숨은 책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작은 '기적'을 꿈꾸는데...
 

 
- 막연한 환상이 아니라, 노력과 열정이 가득한 현실이 만들어내는 기적
책을 구원하려다 책으로 치유 받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등장인물들은 <4월의 물고기>라는 책을 팔기 위해 노력한다. 각자 POP를 만들고, 띠지를 제작하고, 포스터를 그리고, SNS를 통해 책을 홍보하고 판매한다. 요즘 서점에서 일어나는 서점원들의 일상이다. 떄문에 판타지적이거나 영웅적인 요소는 없다. 하지만 그들의 '현실'은 '기적'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단 한권의 책을 위해 사람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마음을 나눈다. 각각의 열정과 간절함이 모여 끈끈한 유대속에 '베스트셀러'라는 작은 기적이 탄생하는 모습은 작가가 독자에게 준 또 하나의 기적이다. 


그리고 그 과정속에 인물들은 각자의 시선에서 숨겨왔던 과거와 상처를 돌아본다. 스치는 것도 인연이듯, 인물들이 털어놓는 이야기는 서로 얽히고 엮어있다. 인물들이 사람이기에 만드는 관계와 인연의 힘은 기적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사람들간의 인연은 위대하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에게 치유받을 수 있다.' '기적은 신의 '우연'이 아니라 인간의 '노력'이 만든다.' 아마 이 세문장이 이 책을 통해 작가가 전하고픈 메세지가 아닐까?

일본특유의 서정적이고 섬세한, 훈훈하고 뭉클한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추천한다. 또한 이미 책을 사랑하고 함께 하루를 보내는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당신이 '애독가' 일지라도 책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고, 태도가 바뀔 것이니. 아마, 책을 더 사랑하게 될지도 모른다.


+@일본 특유의 힐링문학이다. 소소하고 편안한 분위기, 일상이 만들어내는 가슴따뜻한 기적이 있다.

잇세이와 두 인물간의 로맨스, 잇세이와 인기작가와의 어릴적, 할아버지와 손자의 사정, 시케히코의 교훈,

삼색고양이의 과거 등 떄론 따뜻하고, 애틋하고, 아픈, 벅찬 비밀들이 하나씩 풀어지면서 깊이를 더해간다.

벚꽃마을과 오후도서점을 묘사하는 목가적인 풍경, 삼샘고양이의 시선과 앵무새의 말투에서 느껴지는 동화같은 환상은 몽환적이나, 서점원들의 일과 직업정신은 매우 세세하고 생동감있어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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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책읽는엄마곰

    책좋아하는 사람들이면 누구나 서점이나 북카페같은 걸 한번쯤 꿈꾸는 것 같아요.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아주 많구요. 최근 서점에 관한 책들은 현실적인게 많았는데, 이 이야기는 따뜻하고 꿈같은 이야기인가봅니다. 너무 궁금하네요 ^^ 덕분에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우수리뷰 축하드립니다!ㅎㅎㅎ


    2018.12.14 14:45 댓글쓰기
    • heenajh

      ㅎㅎ 저도 북카페를 꿈꾸곤 했어요! 아 그리고 이 책 참 현실적이면서도 동화적이에요 정말 간만에 추천하고 싶은책이랍니다. 우수리뷰 축하 감사합니다 저도 첨이라 얼떨떨하네요.ㅋㅋ

      2018.12.17 19:50
  • 스타블로거 안또니우스

    일본엔 유난히 서점 관련 책들이 많네요. 전에 [비블리아 고서당] 시리즈도 있었고 최근엔 [있으려나 서점]이란 창의적인 책까지 나왔죠. 이 책은 서점에서 힐링 받는다는 내용이라니 무척 기대가 큽니다. heenajh 님의 정선된 리뷰를 읽으니 더욱 읽고 싶습니다. 추천합니다.

    2018.12.14 16:09 댓글쓰기
    • heenajh

      ㅎㅎ 추천 넘넘 감사합니다! 버블리아 고서당! 꼭 읽어봐야 겠네요! 추천 고마워요!!

      2018.12.17 19:50
  • 달그락

    이 작품 소개로 나왔을 때부터 추천이 많아서 보고 싶었는데 역시나 일본 특유의 힐링 문학이었네요. 최근에 앙:단팥이야기 영화를 보고 좋았는데 그 비슷한 감동이 전해질 것 같네요 ^^

    2018.12.14 21:11 댓글쓰기
    • heenajh

      ㅎㅎ 추천 많죠! 이책 그만큼 일본문학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많이 어필되는 것 같아요 일본 특유의 섬세함과 힐링이 가득했답니다.ㅎㅎ

      2018.12.1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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