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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

[도서]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

천종호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1.

피해자에게 깊이 사죄해 용서를 받고 이로 인해 재판에서도 선처를 받게 되면 가해자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큰 고마움을 느끼는 동시에 더욱더 죄스러운 마음을 갖게 된다. 그렇게 되면 다시는 피해자를 괴롭히려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윤희에게 집단폭력을 행사한 소년들 역시 윤희와 그 가족들에 대한 사죄의 마음을 간직한 채 지금까지 다시 비행을 저지르지 않고 있다.

학교폭력, 특히 집단적 학교폭력사건의 해결에 있어서는이와 같은 관계회복을 도모하는 화해적 분쟁해결이 무엇보다 중시되어 한다.

- P.158~159

 

어느 것 하나 관계가 중시되지 않는 것은 없다. 특히, 청소년 시기에 있어서는. 청소년 시기에 일어나는 범죄도 그렇다. 잘못된 관계, 일방적인 관계들이 청소년들의 비행을 부추긴다. 그러므로, 비행청소년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 역시 관계의 측면에서 보아야 한다. 관계의 회복을 통해서 청소년은 얼마든지 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다. 그것이, 청소년을 "징역"이라는 일방적 처벌에 가두려  하지 않는 이유다. 그래서 청소년 시기엔 사람을 잘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청소년 시기에 어른을 잘 만난 청소년이 어른이 되어서 또 다시 청소년에게 좋은 어른이 되는 선순환은 반복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천종호 판사의 판결들은 지금을 사는 청소년에게 그리고 그 부모들에게 너무도 위대해 보인다.

 

 

 

2.

우리 사회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장애인의 인권을 다룬 영화에는 열광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주거지 근처에 장애인 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극구 반대한다. 또한 학벌주의가 문제라고 개탄을 하면서도 자기 아이는 과도한 사교육을 통해서라도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서열 높은 대학에 입학시키려 한다. 이런 이중성은 법감정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누군가 잘못을 저지르면 가차 없는 엄벌을 주장하지만 정작 자신이나 가족이 잘못을 저지른 경우에는 합리화하기 바쁘거나 가볍게 처벌받기만을 바란다.

- P.176

 

이러한 이중성에서 누구도 예외일 수는 없다. 나는 청소년문제에 관심이 많다. 나의 청소년시절이 별로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객관적 시선으로 볼 때, 집안이 가난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부모님들이 딱히 문제였다고 할 것도 없어서 아무 문제 없어 보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힘들었다. 나의 말 못할 고민들은 오히려 "고생한 거 없다"는 말에 묻혀버렸고, 그러므로 인해서 나의 심리적 압박은 극에 달했다. 소년원에 가지 않을 만큼만, 딱 그만큼만 엇나가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였다. 그러한 청소년 시절은 성인이 되어서 지속적 영향을 미쳤다. 정신적으로도 힘들었고, 그 정신은 육체에도 영향을 미쳤다. 행복하지 않은 시간은 꽤나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그것이 내가 청소년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다. 어렸을 때는 아무 문제가 없다가도 사춘기만 되면 변해버리는 아이들. 그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부모님과의 관계가 결정이 나 버리고, 또 앞으로 펼쳐질 인생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청소년 시기에 형성된 관계의 패턴은 어른이 되어서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꿈 많은 소녀의 소원이 겨우 가족이 모여 밥 한 끼 먹는 것이라는데, 그 작은 소원조차 들어주지 못하는 부모를 원망조차 할 줄 모르는 여린 너의 마음이 무슨 죄가 있느냐.

사과해야 할 사람은 네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 어른들이란다.

오히려 우리가 미안하다.

외로운 네가 방황할 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않은 우리가,

어린 네가 죽고 싶을 만큼 힘들어할 때 손 내밀어주지 못한 우리가,

너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한 우리가……

- pp.252~253

 

나의 청소년 시절에 이렇게 따뜻한 말 한마디, 위로의 말 한마디, 진심으로 대하는 어른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 후의 오랜 방황이, 그날을 기억하며 종지부를 찍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지금도 든다. 그래서인지, 나 역시 청소년에게 또 어린아이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못 건네는 어른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도 나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면, 왠지 모르는 셀렘까지...나는 따뜻한 말을 못 건넬 뿐이지, 아이들을 좋아한다. 청소년도! 그들에게 보다 따뜻한 마음, 따뜻한 미래를 선물하고 싶어서!

 

3.

따금하게 처벌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절도의 상습성이 고착될 경우에는 영배가 성인이 되어서도 범햄을 그치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결국 그 부담은 사회로 돌아올 것이 분명하였다. 관심과 배려로 영배의 정신심리상태를 회복시켜줄 필요도 절실했다. 영배의 시계는 지금 멈춰 있다. 소년법의 용서와 관용의 정신이 묵직하게 마음을 눌렀다. 나는 영배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기로 마음먹었다.

- p.308

 

청소년들에게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다. 학창시절, 성적이 나쁘다고 매를 때리는 것을 나는 이해하지 못했고 할 수만 있다면 그에 대해 반항하고 싶었다. 마찬가지로, 내가 특별히 혼나야 하는 이유가 아닌데도 기합을 받게 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고, 지금도 그것에 대해 억울해한다. 범죄를 저지른 게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학교 다닐 때에 용서와 관용을 베푸는 선생님이 있었다면, 나의 삶은 분명 많이 달라져 있었을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물론, 그것이 내 선택이었다고, 나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었다고 비난한다면, 거기에 대해 반박할 생각은 없다.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니까. 그러나 나는 이것만은 말하고 싶다. 청소년, 특히 사춘기는 민감한 시기이며, 그 시기는 아주 사소한 하나의 계기가 사람을 망치기도 하고, 사람을 완전히 바꾸어놓기도 한다는 사실을. 그 사소한 하나의 계기는 사소한 말 한마디일 수도 있고, 용서와 관용이라는 특별한 행동일 수도 있다. 사소한 하나의 행동 때문에 아이는 평생 마음의 짐을 얻게 될 수도 있으며, 그 짐은 아이가 죽을 때까지 짊어지고 가야 할 멍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를 읽고 싶었고, 추천하고 싶었다.

 

4.

 이야기하다 보니까, 책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하지 않을 거다. 이 책은 위에 내가 구구절절 적어놓은 하소연을 구체적 사례를 들어서 풀어놓은 책으로 봐도 무방할 듯 하니까. 나의 청소년 시절을 생각하면, 나는 지금도 아프다. 천종호 판사는 비행청소년만을 전문적으로 상대하지만, 꼭 그들만의 이야기라도 단정짓기엔, 이 책은 우리 삶에 너무가 가까이 와 있는 느낌이 든다. 청소년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들이 아픈 이유는 너무도 다양하다. 그 다양성을 존중해 줘야겠다. 그들의 자율성, 그들의 인격, 그들의 개성을 존중할 때, 비로소 한국의 미래는 밝다고 할 것이다. 그들을 마냥 억압하려 해서도, 그들을 찍어누르려고 해서도, 그렇다고 방종해서도 안 되는 어른들. 그 어른들의 삶에 나도 있다는 것이. 언젠가 나도 그들에게 말할지 모르겠다. 아니야, 나도 미안하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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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나난

    소년범들에 관한 이야기는 소설속에서 자주 다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소설속에서는 더욱 자주 보이는 것 같아요. 주로 용서해서는 안된다 식의 표현이 많긴 합니다만... 어디까지 봐줘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2019.01.05 19:0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신통한다이어리

      그렇군요. 일본소설에서. 용서해서는 안된다는 표현... 의 경우에는... 잘못에 대해 반성할 줄 모르기에. 괘씸해서 그렇게 되는 것 같구요...실제로는 지도를 잘 하면 잘못을 꺠닫는 아이들이 많아서..그런 경우는 용서를 해줘야 된다는 게 소년재판의 취지...ㅎㅎ... 저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잘 몰랐는데..책을 읽으니...어디까지가 용서의 범위인지 조금이나마 알것 같았어요...

      2019.01.05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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