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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실이는 복도 많지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개봉일 : 2020년 03월

김초희

한국 / 드라마 / 전체관람가

2019제작 / 20200305 개봉

출연 : 강말금,윤여정,김영민,윤승아,배유람

내용 평점 4점

  이 영화는 작년 11월에 SCREEN채널에서 하는 방영 예고 영상을 보고는 호기심이 생겨 챙겨 봤더랬습니다. 그리고 그 호기심은 실상 주인공이랄 수 있는 찬실이가 아닌, 장국영 흉내를 내는 웬 또라이(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는...)때문이었구요. 겨울 날씨인 듯한 분위기에 갑자기 흰색의 속옷바람으로 등장해 자신을 장국영이라고 주장하니 그럴 수밖에요. '대체 저게 뭥미?'하다가 결국 그 또라이의 정체를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영화 한 편을 봤으니 주인공 찬실 씨에게는 조금 미안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장면 아니었으면 안 봤을 것 같기도 해요.

 

  찬실(강말금)은 영화 프로듀서입니다. 존경하는 감독과 영화를 찍는 것에만 몰두하느라 삶의 다른 방식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도 해보지 않고 살았죠. 하지만 새 영화 제작 준비와 함께 가진 술자리에서 그 감독(서상원)이 과음으로 인해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일이 발생합니다. 감독의 급사로 인해, 찬실은 존경하던 감독도 잃고, 새 영화 일자리도 잃게 되는 기구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막막해진 찬실은 일단 달동네로 이사를 하고, 친한 배우 소피(윤승아)의 가사도우미로 취직해 입에 풀칠부터 하기로 하는데요, 그러면서 영화 일을 계속할 것인지 고민하게 되죠. 소피의 불어 선생님 영(배유람)에게 설레는 감정을 느끼기도 하고, 스스로를 '장국영'이라고 소개하는 흰색 속옷 차림의 귀신(김영민)도 보게 되고, 주민센터를 다니며 한글을 배우는 셋집 주인 할머니(윤여정)와도 친해지면서 찬실은 영화 하나만 바라보며 살아왔던 자신의 시간을 되돌아 보게 됩니다. 장국영 귀신은 그녀에게 영화 일을 관둬도 후회하지 않겠냐고 묻는데요, 찬실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이 영화의 초반부에서 저는 대체 제목이 무슨 뜻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딜 봐서 찬실이라는 이 주인공이 복이 많다는 것인지, 이룬 것도, 가진 것도 없이 모든 상황이 막막하기만 한 저 처자에게 어떤 복을 찾을 수 있다는 걸까 싶었던 거죠. '그 나이 먹도록 결혼도 안 하고 뭐했대?'라며 타박하는 할머니와 가까워지면서 할머니가 쓴 시 '사라도 꼬처러 다시 도라오며능 어마나 조케씀미까(사람도 꽃처럼 다시 돌아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라는 구절에 눈물흘리는 걸 보니 정말 외로워 보이는 그녀의 모습이 안쓰럽기만 했거든요.

  그러나, 연기 혹평 댓글로 괴로워하는 소피를 다독이고, 자신의 설레는 감정을 용감하게 고백했다가 민망해하는 그녀의 진솔한 모습을 통해 하나둘 그녀의 매력을 발견해가면서 제목이 점점 이해가 되더군요. 영화에 대한 그녀의 열정을 이해해주는 장국영 귀신으로부터 격려를 받고, 집으로 찾아온 영화판 후배들과 소피, 영과 어울리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서야 그녀가 정말 복이 많을 수밖에 없는 다정한 사람인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처럼 진실되게, 변명하거나 도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산다면, 타고난 복은 아닐지라도 복이 찾아오게 되겠죠?

  SCREEN채널에서는 '나만 알고 싶은 좋은 영화'라는 태그를 달았던데, 저는 '외로운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따뜻한 영화'라는 태그를 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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