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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사적인 초능력

[도서]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

장강명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3점

  솔직히, 저는 장강명 작가의 팬은 아닙니다. 아마 이전에 제가 읽은 장강명의 책은 『댓글부대』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고, 그 책마저도 ‘내돈내산’은 아니었거든요. 어쩌다가 『댓글부대』를 읽었던 것인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네요. 그럼에도 제가 이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을 사서 읽은 건, 우선 이 이야기의 바탕이 SF라는 것, 그리고 그 내용에 기존의 익숙한 SF물과는 다른 기발함이 있다는 거였습니다. 그 기발함은, 한계를 뛰어넘은 발전된 과학을 반영했다기보다는 우리에게 불편한 현상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만약 이렇게 된다면 당신의 선택은?’ 같은 기발함입니다. 사실, 저는 그런 불편함 때문에 장강명의 팬이 되기를 주저했던 것이기도 하고요.

  단편모음집이지만, 여기 담긴 이야기들에는 하나같이 특유의 불편함이 담겨져 있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입장을 바꿔 기억을 되새겨보는 「알래스카의 아이히만」의 경우, ‘화해’와 ‘용서’가 이루어지기에는 그 피해와 고통이 너무나 컸기에 사건의 진행 과정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아슬아슬했어요. 금방 큰일이 터지더라도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의 긴장감이 있었죠. 「당신은 뜨거운 별에」를 읽으면서는 효율성에 가중치를 지나치게 둠으로써 잔혹한 과정이 아무렇지 않게 실행되는 사회의 모습이 불편했구요. 치밀함과 반전이 통쾌함을 가져오기에는 상황 자체가 너무 엽기적이라 역시 제게는 불편한 이야기... 「정시에 복용하십시오」는 아마도 영화 『이터널 선샤인』에서 모티브를 따온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제가 SF소설로서 장강명 작가를 먼저 만났다면 그의 팬이 되었을까요? 글쎄요, 쥘 베른과 H.G.웰스에서 출발해 아서 C. 클라크와 브래드베리, 아시모프에게서 SF소설에 대한 사랑이 정점을 찍었던 제게 여전히 장강명의 이야기는 불편합니다. 하지만, 나이 먹어가며 세상은 편안함과 익숙함만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걸 깨달은 지금은 장강명의 팬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 이 책을 기점으로 장강명의 책을 좀더 찾아서 읽어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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