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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위안부

[도서] 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위안부’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 된 건, 내 기억으론 TV드라마에서였다. 학교에서는 일제 식민지 시대의 고통이야 가르쳤지만 그런 세세한 비극적 내용들까지는 가르치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역사를 알게 되는 것의 문제는, 화제성을 위해 팩트에 조금씩 과장을 섞거나 특수한 사례를 일반화시킨다는 거다. ‘위안부’를 다룬 드라마 가운데 기억나는 건, KBS의 『노다지』와 MBC의 『여명의 눈동자』였는데, 어린 나에게는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였다. 인간이 인간에게 저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는가라는 점에서 그야말로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이미 학교에서의 국사 공부만으로도 일본에 대한 감정은 좋지 않았건만, 그 드라마가 심어준 반일감정은 어마어마해서 그뒤로도 오랫동안 일본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였다.

  그 반일감정이 조금씩 흔들리게 된 건, 조국의 ‘죽창가’가 아마 시발점이었을 거다. 입으로는 반일을, 그러나 실생활에서는 친일인 이 나라 좌파 정치인들의 민낯을 보면서 차츰차츰 반일 감정에 대해 회의가 일어나던 상황을 결정적으로 끝장낸 건, 정의기억연대 논란이었다. 그런 일련의 사태들을 보면서, 그리고, 일본 못지 않게, 아니, 현재의 일본보다는 훨씬 더 뻔뻔스러운 중공의 태도를 목도하면서 『반일종족주의』를 읽었고, 그 연장선에서 『제국의 위안부』도 읽게 되었다. 처음 이 책에 대해 알았을 때엔, 제목만 보고 막연하게 이 책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비난한 책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제목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됨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다.

  원래 선동을 위해서는 프레임이 필요하고, 프레임화를 위해서는 단순한 구도가 필수이긴 하다. 그간 내가 막연하게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보았던 ‘위안부’의 모습은, 그런 까닭에, 화제성을 위해 진실에 약간의 과장을 섞을 수밖에 없었을 거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상대를 100% 가해자, 우리를 100% 순수한 피해자로 설정하고 무한의 책임 배상을 요구하는 것이 과연, 제대로 된 사과와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될까? 그리고 그런 식의 극단적 편가르기와 프레임화로부터 과연 대한민국은 자유로울 수 있을까? 미군기지촌 문제에 대해 여성단체들이 목소리를 높이는데, 그 경우에도 100% 미군이 잔인무도한 가해자이고 우리는 가여운 피해자였던 걸까? 월남에서는? 우리나라의 경제력이 높아지면서 동두천에서 조선족, 러시아인, 필리핀인, 페루인이 한국 여성을 대체하게 된 현상은 무얼 의미하는 걸까?

  이 책은 일본에 면죄부를 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당시 시대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는 양비론적 관점을 피력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상대의 잘못을 과하게 부각시키려다 보니 점점 과장과 왜곡이 진실의 자리를 잠식해가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당시의 상황을 보다 면밀하고도 정확하게 기술하려는 것일 뿐. 그런데, 고소를 통해 내용의 일부 삭제를 요구하는 것은, 나중에 무죄 판결이 나오든 기각이 되든, 우선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과연 책의 내용이 그렇게 위안부의 명예를 훼손하고 진실을 왜곡했을까? 책을 제대로 한 번 읽어보기라도 했을까 의심스럽기도 하고, 기초적 독해력이 의심스럽기도 하다. 물론, 정치뉴스 댓글들에서 흔히 보이는, 논리는 멀찌감치 밀어두고 물고뜯는 모양새를 보면 독해력을 요청하는 게 무리일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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