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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크고지의 영웅들

[도서] 후크고지의 영웅들

케네스 켈드 등저/정광제,김용필 공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이 책은 6.25 참전용사인 영국 노병들의 수기를 엮은 것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전쟁의 참상이나 비극적 경험, 혹독한 전장에 대한 증언들을 상상하며 다소 비장한 마음이었는데, 의외로 영국 노병들의 기록은 유머러스하면서도 재미있었다. 그간 베트남전을 소재로 한 반전 영화들이 그려낸 PTSD나 우리나라의 6.25 관련 영화들이 그려낸 동족상잔의 비극성 때문에 그와 비슷한 무거운 이야기들이지 않을까 했는데, 반 세기가 넘는 동안 전투의 기억이 전우애의 추억담으로 채색된 것일까?

  17~19세의 어린 나이에 지구를 반 바퀴나 도는 여정 끝에 도착한, 아시아의 작고 초라하며 빈한한 나라 대한민국. 그 대한민국의 혹독한 추위와 무더위, 그리고 중공군과의 치열한 전투는 분명 고생스러운, 아니 고통스러운 경험이었을 텐데도 이 책의 수기들을 읽어보면 마치 수학여행, 혹은 세계일주 배낭여행을 떠난 청년들의 고생담을 읽는 것 같다. 죽음의 순간을 겪은 에피소드들이 없지는 않지만 극히 일부일 뿐, 어떻게 징집되어 부대 배치를 받았고 부대원들과 소소하고 흥미진진한 사건들을 겪어내고 헤쳐나갔는지가 주된 내용이다. 영국인답게 차(tea)와 주점(Pub)에 대한 에피소드가 빠지지 않는 것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참전 당사자와는 별개로, 도움받은 우리 입장에서는 그들의 경험담이 예사로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자신들과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던 이역만리 타국에 와서 싸워준 그들을 생각해보면, 어째서 후크고지가 있는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일대에 후크고지전투를 기리는 전적기념비 하나가 없는 것인지 민망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정작 강원도 고성군에는 셔우드 홀 선교사 건물에 '김일성 별장'이라는 경악스런 명칭을 붙여 관광지로 소개하고 있기까지 하면서 말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하지만, 그 잊지 말아야 할 역사는 오로지 일제 식민지 통치의 역사일 뿐 그보다 더 가까운 과거인 6.25 전쟁, 그리고 북한 공산당의 만행은 해당되지 않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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