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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발전의 훼방꾼들

[도서] 경제발전의 훼방꾼들

최승노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이 책은 「백년동안」출판사에서 펴낸 『대한민국 정체성 총서』시리즈 31권 가운데 6번째 책이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은 초판 1쇄로, 출판일인 2015년 1월 10일 즈음에는 아직 시리즈가 꾸준히 제작 중이어서였는지 책 표지 안쪽에 14권까지만 안내되어 있다. 2015년이면 7년이나 되었으니 요즘 같은 세상에는 비교적 옛날 얘기가 아닐까 하며 책을 읽었는데, 내가 예상했던 경부고속도로, 포항제철, 경부고속철도(KTX) 반대 정도에 그치지 않고 정말 다양한 사례가 정리되어 있었다. 특히 다른 사례와 달리 삼성전자의 전자산업 진출에 대한 한국전자공업협회의 반대성명(1969)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할 정도...(읽다 보니 문득 제주 해군기지 건설 문제는 왜 빠진 것일까 싶었지만, 아마도 경제와 관련된 것만 다루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사실 ‘한강의 기적’과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 성장은 이미 이루어진 역사이기 때문에, 과거 국가 경제발전의 방향에 대해 오판하고 방해했던 세력들에 대한 이야기는 지나간 역사 속의 실수담이나 에피소드 정도로 넘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고 당시에는 그들 나름의 타당한 근거가 있었을 터이니...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최근 MBC의 ‘바이든’ 자막 조작 사건을 보니, 그 ‘훼방꾼들’의 행태는 국정 운영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에서 오는 타당한 이견(異見)으로 넘길 일이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가 발전을 위해서 서로 다른 의견을 갖고 격론, 혹은 격돌할 수는 있겠다. 하지만 그 반대와 이견에는 항상 진정성과 진실이 담겨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번 MBC의 자막 조작 사건은 일단 ‘진실’이지도 않았고, ‘언론의 자유’라고 떠들어댈 근거도 없으며, 심지어 국가를 위한 것도 아니었다.

1) 미국이 상원과 하원으로 구성되는 ‘의회’ 시스템인 것은, 고등학교 때 정치 과목 극혐했던 나도 아는 지식인데, 서울대 법대를 나온 대한민국 대통령이 ‘(미국) 국회’라고 표현했다는 걸 믿으라고?

2) 현재 미국은 민주당이 의석 과반을 넘긴 여당이기에 바이든의 예산 승인 요청을 거부할 리가 만무한데 그걸 왜 우리나라 대통령이 우려했겠나?

3) 그 말 직후에 나온 박진 외교부장관의 말은 왜 잘라버리고 들려주지 않았을까? 주변 소음들 때문에 불명확한 내용일 경우 전체적인 맥락을 보고 판단해야할 것을, 맥락 파악에 필요한 전후 얘기들을 제거(!)한 것은 대통령 말을 왜곡하기 위한 의도로 의심받을 수밖에 없지 않나!

4) 마지막으로, 공식 발언이지도 않았던 그 불분명한 내용을 두고 제멋대로 자막을 붙인 다음 굳이 그걸 미 백악관과 국무부에 질의한 저의가 무엇일까? 과연 진실을 추구하기 위해서?

 

  대한민국 물류 이동의 대동맥이 될 경부고속도로 건설 현장에 드러누워 ’국가재정이 파탄날 것‘이라느니 ’부자들이 기생 태우고 놀러 다니는 꼴이나 보란 말이냐‘고 했던 과거 정치인들도 편가르기식 여론몰이를 했지만, 요즘 돌아가는 정치판을 보면 그래도 그 시절 그들은 저열하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그 당시 내가 잘못 판단한 것 같다.”고 인정하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 정치판의 반대세력을 보면, 결코 자신들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의 행태를 보면, 자신들이 권력을 쥐지 못할 바에는 ’부숴버리겠다‘는 각오로 임하는 것 같다. 국가 발전이나 국익은 안중에도 없으며, 오로지 비판을 위한 비판, 어제 했던 말이 자신에게 불리한 순간 오늘은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내로남불로 일관된 치졸함과 악랄함으로 혀를 차게 만든다.

  ‘예전에 산업의 미래에 대해 판단 미스를 해서 경제발전의 훼방꾼으로 나섰던 정치세력도 있었지’라는 여유로운 회고담으로 맺어지길 바랬던 이 책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주목해야할 자료라는 것은 슬픈 일이다. 문명이 발달하고 지식이 쌓인다고 하여도, 지혜로운 시민이 된다는 것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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