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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쇼핑 카탈로그에서 자색 고구마 광고를 보곤 그 신기한 색깔에 호기심이 동해서 '저거나 한 번 주문해볼까' 하고 있었다.

 그런데, 행동 굼뜬 나랑은 다른 울 엄마 - 벌써 주문해서 간식으로 식탁에 올려놓으셨다. 그러면서 덧붙이시는 말씀 - "이거 안토시아닌이 많아서 몸에 좋단다." (^^;)

 음식을 맛있어서 먹는 것보다 영양 성분 따져서 먹는 것이 다소 우세하게 된 바탕에는 아마도 엄마의 잔소리들이 한몫하지 않았을까싶기도 하다. 밥상머리에서 '곧잘 이거 비타민이 많대', '섬유질이 많아서 변비 안 걸린대', '엽록소가 풍부하대'라고 하셨는데, 한창 공부해야할 나이라고 그렇게 챙겨먹이실 당시엔 그런 말씀들이 그야말로 참견이고 잔소리였지만 지나고보니 지금 내 식생활의 상당 부분이 그 영향권 안에 들어있다.

 어쨌거나 25개월 된 조카 - 고구마 껍질을 벗겨달라고 "까조(=까줘)!" 해놓고는 서투른 숟가락질로 파먹으면서 "마딘네(=맛있네)!"를 연발한다.(아직 말도 서투른 것이 "하머니, 최고에요. 올레!"도 잊지않는다. 어이구, 이 여시!)

 홈쇼핑 카탈로그에서 봤을 때는 독특한 색깔로 식욕을 살짝 자극하더니, 막상 실물을 봐서는 별로 식욕이 당기지 않는 것이, 보라색이 너무 진해서 껍질을 벗기면 거의 검푸른 잉크에 물든 수준으로 보인데다가 먹고나니 혀가 보라색으로 물들었다...--;

 아버지는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한 입 드시더니 "대체 이런 걸 왜 돈 주고 사먹누? 먹을거리는 고유색 원래대로가 최고다."라시며 놓아버리셨고... 그래도 남아서 냉장고에 넣어뒀다 저녁식사 대신 먹으려고 요구르트 끼얹은 키위랑 나란히 놓아보니 그 색감이 정말 음식같지 아니하다...

 

 원산지가 브라질이고(사실 보통 고구마의 원산지도 브라질임), 보통 고구마의 영양 성분인 비타민 C, E와 베타카로틴 뿐 아니라 안토시아닌 성분도 많아서 노화 예방과 인체 면역 기능을 높여준다고 하는데, 내가 요리에 천연 색소로 다양한 색감을 낼 것 아닌 다음에는 별로 다시 살 것같지는 않다...(이래 놓고 또 살 지도 모름. 사람 앞일은 모르는 것이니...^^)

 껍질 깎기 전에 보면 어느 쪽이 자색 고구마인지 다소 헷갈릴만 하다.

 

 껍질 깎고 나서 보면, 그야말로 표리부동이다.

 

 

 먹으면서 수고하는 걸 워낙 싫어하는 귀차니스트인 관계로, 엄마와 달리 나는 항상 찌기 전에 껍질부터 깎아놓는다.(참고로, 내가 내 돈 주고는 절대 사먹지 않는 식품은 메추리알 - 노력에 비해 입에 들어가는 게 워낙 적기 때문에. ^^) 아울러 빨리 골고루 익히기 위해 적당한 크기로 잘라놓는 수고까지!(먹기 전에는 아낌없이 노동력 제공함.)

 그리하여 완성된 두 종류의 찐고구마 - 역시 익숙한 색감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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