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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엔날레'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영문 철자는 보지도 않고 막연히 비엔나(Vienna)와 관련있는 무엇일 거라고 추측했었다. 비엔나에서 열린 미술 관련 축제행사에서 비롯된 유사 행사일 거라는 제멋대로의 상상이었지만,... 상상이 진실만큼 그럴듯했다는...^^;#

 진실은 Biennale에 있었다. 2를 뜻하는 'bi'-와 1년을 의미하는 '-ennale'의 합성어라 2년마다 열리는 전시행사가 정답. 참고로 3년마다 열리는 미술전시는 트리엔날레(triennale), 4년마다 열리는 경우엔 콰드리엔날레(quadriennale)라고 한단다.

 지난 봄에 '모네에서 피카소까지'라는 필라델피아 미술관전 이후 오랜만에 방문한 부산시립미술관.

 약속 시간보다 좀 이르게 도착한 덕분에 입구에 서서 기다리다보니 출입문 위쪽에 침팬지 조형물이 하나 얹혀있는 걸 발견했다. 

 부제가 '진화 속의 삶(Living in Evolution)'인 덕에 곤충, DNA, 유인원, 발생, 생식같은 소재가 많이 등장했고, 특히 금속판을 잘라 바닥에 세워 전시한 자독 벤 데이비드의 '진화와 이론'이란 작품은 그 섬세한 실루엣 너머로 이미지들이 겹쳐보이는 투명감의 효과가 인상적이었다.  

 2층에서 만난 코노이케 토모코의 '지구아기'란 작품은 어둠 가운데 놓인 반짝이는 거대한 아기의 머리가 다소 무섭게도 보인다. 어째서 한쪽 눈은 눈동자가 없이 흐릿하게 표현된 것인지 그 의도가 궁금하기도 하고 거대한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두상이 천천히 도는데 그런 빛의 잔상들이 현기증을 유발하여 어지럽기도 했다.  

 

 

 

 

 

 

 

 

 

 

 

 

 

 

 

 

 

 

 

 

'별 속에서 노는 사타'란 작품도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3분짜리 플래시 비디오 데이터로 이루어져 작은 반딧불이같은 별빛이 위아래로 오르내리는 장면은 환상적이기까지....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나를 가장 매료시킨 작품은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작가 디자인(Dzine)의 '무한한 마허리쉬'였다. 거울로 이루어진 그 작품 속에 고개를 들이밀고 가만히 전후좌우를 둘러보면 마치 심연을 들여다보는 것같은 느낌... 어떤 이들은 고소공포증 때문에 무섭다고 했지만, 제목 그대로인 그 무한한 공간을 응시하노라면 나 자신 쿠사나기 소령이 된 듯도 하다.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영화 '공각기동대'에서 여가시간이면 다시 떠오를 수 없을지도 모를 위험을 무릅쓰고 바다 속으로 잠수하던 그녀는 침잠의 이유가 '공포, 불안, 고독, 어둠, 그리고 약간의 희망'이라고 했었다. 

 진화속의 삶....

 우리 인류는 현재 어느 수준까지 진화한 것이며, 과연 우리가 도달하게 될 진화의 궁극점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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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오우케이

    너무 멋지네요.

    2010.10.26 01:36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consel

      1층부터 3층까지 아픈 다리 아프게 돌아다닌 보람을 느낀 전시회였어요...^^ 전시회 자주 다녀봐야겠단 생각도 들었고요.

      2010.10.27 22:44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