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엔 키위가 남아돌아 키위 쨈을 만들었는데, 올 겨울엔 대량의 가지치기의 여파로 키위가 한 박스 밖에 안 나왔다.(한 박스가 적으냐??? ^^;)
어쨌든, 키위는 그냥 먹기에도 약간 모자란 듯하므로, 올해는 쨈 만들기를 안 하려고 했는데(나는야 자연주의자~♬...일까?)... 문제는 제주도 귤이었다.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제주도 귤을 싸게 팔길래 그득 사가지고 왔는데, 아뿔사, 먹어보니 새콤한 걸 잘 먹는 내게도 너무너무 새콤(!)했다는 것...
냉장고에 처박아두고 혹시나 세월이 가면 당도가 올라가려나 아무리 기다려도, 하얀 곰팡이는 필지언정 결단코 달콤해지기는 거부하는 귤들...
머리가 굳어진 관계로 한참 지나서야, '맞다, 귤쨈!'이라는 생각을 겨우 떠올렸다는...--;
<재료>
귤, 설탕 (귀차니스트에게 많은 걸 바라지 마세요.)
<도구>
유리병(쨈 담을 용기), 냄비, 저울, 칼, 도마, 숟가락, 믹서기(저는 도깨비방망이를 애용)
( ← 작년 키위쨈 때와 전반적으로 같음... 역시나 귀차니스트.)
<조리법>
1) 귤의 겉껍질을 까고 조각조각 떼어둔다.(속껍질 까는 수고를 할 리가 없는 이유는 귀찮음이
아니라 영양학적인 데 있다고 우겨보는.... ^^ )
2) 씹히는 식감을 원하는 취향 때문에 올해도 귤의 1/3정도는 썰어둔다.
3) 나머지는 믹서기로 갈아 냄비에 쏟아붓고 귤과 설탕의 비율을 2:1로 맞춰 섞어둔다.(귤이
워낙 시었던 관계로 설탕을 키위쨈 때보다 많이 넣음)
4) 15~20분쯤 재어두었던 귤+설탕을 중불로 가열한다. 끓기 시작하면 썰어두었던 귤 슬라이
스를 넣고 계속 끓이는데, 거품이 많아지면 열심히 걷어내면서 불 세기를 약하게 낮춘다.
5) 눌어붙지 않게 주의하면서 한 시간쯤 졸인다. 귤쨈은 뜨거울 때와 식었을 때의 굳기 차이가
좀 많이 나는 편이므로 덜 졸여진 것같아도 한 시간쯤이면 충분하다. 키위쨈 때와 달리 색깔
변화도 거의 없다.
6) 병에 담고 식힌 후 보관...하다가 토스트에 (색깔 잘 보이게 하려고 평소보다 쨈을 두 배쯤)
발라 먹어봄.(토스트를 너무 태웠나...^^;)
조카에게는 나의 명작 키위쨈보다 더 매혹적인 맛이었다는 후문이...(키위쨈은 쳐다보지도 않던 조카녀석이, 귤쨈 안 주면 집에 안 가겠다고 버티는 바람에 한 병 뺏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