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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같은 5일의 추석연휴도 이젠 중반을 넘겼네요.

 엊저녁에 한창 시청률 높다는 '주군의 태양' 13회 에피소드를 봤습니다. 처음에 그 드라마를 봤을 때 참 웃긴다는 생각을 했는데(제목부터가 웃겼죠. '주군의 태양'이라니... 무슨 일본의 '쇼군'과 '사무라이'도 아니고...) 어느 새 저도 궁금해하며 13회 에피소드를 챙겨보고 있으니 한드의 중독성도 만만찮은 모양입니다...^^ 조카가 보고 있어서 애 보느라 어쩔 수 없이 봤던 6회 에피소드를 케이블 채널 여기저기서 재방송을 해주는 통에 보고나서는 그 뒷 얘기가 궁금해서 안 볼 수가 없네요. 우리나라 드라마의 고질적인 한계인 캔디 콤플렉스 - 돈 많고 잘 생기고 가진 것 많지만 뭔가 마음에 결핍의 그늘이 있는 부자 청년과, 가진 건 없어도 구김살 없는 낙천적인 여자애의 연애 이야기에서 결국 맴돌고 있는데도 말이죠. 깜찍하고 귀엽고 발랄한 공효진의 그럴듯한 연기와 싸가지없지만 나름 쿨한데다 궁극적으로는 그녀의 믿음직한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주는 소지섭의 매력, 그리고 더위 쫓기 안성맞춤인 귀신 이야기가 적절한 믹싱을 거치니 전형적인 캔디 스토리에 불과했던 소재가 독특한 판타지멜로로 다시 태어나 눈길을 사로잡는 듯합니다. 수시로 귀신을 보느라 다크써클 그득한 공효진의 다채로운 연기도 흥미롭지만 소지섭의 매력은 이 드라마를 통해 처음 보게 된 것같습니다.(제가 그간 한드 공백기가 워낙 길어서요...^^) 처음엔 '최고의 사랑'에서 차승원이 보여줬던 독고진의 연기 패턴과 너무 비슷한 것같아 식상한 면이 없잖았지만 갈수록 나름의 분위기를 잡아가는군요.

 제 기억에 소지섭을 처음 본 게 (검색해보니 무려 16년이나 된 드라마네요!) 김남주 주연의 '모델'이었거든요. 그 땐 그냥 '잘 생긴 모델 캐릭터구나' 했고, 스타덤에 오르게 한 '발리에서 생긴 일'은 당시 제가 드라마 볼 시간 여유가 없던 때 드라마라 못 봤고, '로드 넘버 원'은 어머니가 보시던 드라마이긴 한데 저는 당시 '프린지'에 푹 빠져 있을 때라...^^ 뭐, 그래도 강지환과 함께 나왔던 '영화는 영화다'라는 영화를 보고 나름 나쁜 남자의 매력을 제대로 발산했다는 느낌은 받았었죠.

 어쨌거나 그간 '주군의 태양'을 보면서 미드 '고스트 위스퍼러(Ghost Whisperer)'의 우리버전인가 했는데, 지금까지 전개된 줄거리를 보면 기본 소재는 '고스트 위스퍼러'지만 내용은 거의 동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실 13회의 내용만 놓고보더라도 왕자님의 목숨을 구해주지만 왕자님은 알아보지 못하는 인어공주 이야기 절반에, 가짜 오데트 공주가 등장해서 왕자의 판단력을 흐리는 백조의 호수 이야기 절반이죠. 게다가 (저는 애니메이션 DVD로 갖고 있지만) 동화 '폭풍우 치는 밤에'까지 등장해서 동화로 버무려진 신데렐라 콤플렉스 판타지멜로 덩어리의 정수를 제대로 보여주는 것같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 '판타지멜로'라는 정의의 핵심은, 바로 신데렐라 or 캔디 콤플렉스에 맞닿아있습니다. 귀신이 등장해서 판타지멜로가 아니라 (현실감각을 적용해서 보면) 기실 재벌2세와 고시텔 은둔형 외톨이의 연애라는 게 판타지 아닌가요? 그러니 요새 이 드라마를 나름 열심히 보면서도 진지하게 보지는 않고 그냥 패스트푸드 간식 즐기듯 키득거리고 말 수 밖에 없는 건, 현실을 돌아보는 순간 확 깨기 때문이죠. 재벌가 등장하는 드라마를 보면서 열광하는 시청자분들, 그 남자 주인공으로 삼성 그룹 이건희 회장 일가의 누구(예를 들어 이재용씨 정도?), LG 그룹 구본무 회장 일가, SK 그룹 최태원 회장 일가의 누군가를 대입해서 본다면 그렇게 로맨틱 가이로서의 주군 앓이같은 열광을 하지는 않을 거란 생각이 들거든요.(제가 너무 확 깨게 해버린 건 아닌지 갑자기 두려운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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