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제나 할러웨이의 사진을 봤을 때, 그 몽환적이고도 고요하며 우아한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어서 달려가서 전시회를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 땐 서울까지 가야만 볼 수 있는 상황이라 그냥 안타까운 마음만 곱씹었더랬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최 측에다 혹시 지방에는 전시 계획이 없는지 문의도 했는데, 그런 문의가 많아서 그랬는지 메일 보낸 주소가 문의 메일 받는 설정이 안 되어있어서인지 답신은 못 받았고요. 그런데, 드디어 지방 순회 전시가 시작되어 마침내 저도 전시회에 직접 가서 작품을 만나게 되었네요. 사람이 너무 없어서 아쉽기도 했고, 또 그래서 방해없이 마음껏 편안한 분위기에서 감상할 수 있어서 좋기도 했습니다. 한 시간 동안 저 역시 물 속에 잠긴 듯 조용히 작품 속의 마법같은 분위기에 빠져있다가, 출구의 검은 커튼을 열고 나오니 아쉬움에 발이 떨어지질 않아서 '브로셔같은 거 없나?'하고 두리번거리다 발견한 판매데스크(그야말로 탁자 하나 갖다놓은 판매대...--;)에서 결국 도록을 사고야 말았죠. 엽서와 도록 두 종류를 파는데, 어차피 엽서야 부치지도 못 할 게 뻔해서, 2만원이나 주고 도록을 질러버렸다는... 많은 분들이 이 아름다운 사진 전시회를 보시면 좋을 것같은데, 너무 한산하니 제가 괜시리 안타깝네요. 지인들 꾀어서 한두 번 더 갈까 생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