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여전히 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아침저녁으론 '여름이 떠날 채비를 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뚜렷하네요. 물론, 떠나는 여름 잡을 생각 없고, 오는 가을 막을 생각도 없지만 말입니다...(잡거나 막을 능력은 되고...? ^^;)
며칠 전 『삼시세끼』를 봤는데, 득량도 바다에서 물놀이가 한창이더군요. 잠시 그 물놀이를 지켜보고 있자니, 왜 서해를 '황해(黃海)'라고 이름 붙였는지 알 수가 있었습니다.
정말 물 색깔이 누렇죠?
네이버에서 '황해'를 한 번 검색해보았습니다.
--- [네이버 지식백과] 황해 [Yellow Sea, 黃海] (두산백과)
동해 바다의 사진을 보면 확실히 물빛이 '코발트블루'라고 할만한 파란색인데, 득량도 그 바다는 황록색이라고 해야하나, 녹황색이라고 해야하나... 어쨌든 달력 사진에 흔히 나오는 열대바다처럼 풍덩 뛰어들고 싶은 생각은 별로 안 들었답니다. 그 바닷물빛을 보자니 얼마 전에 사이언스올에서 보내준 메일의 플랫헤드 호수가 생각나 사진을 몇 장 올려봅니다.(저는 얼마 전에 받았는데, 실은 2016년도 기사였다고 하는군요.)
플랫헤드 호수는 미국 몬태나 주에 위치한, 넓이 25㎞에 길이 30㎞인 천연 호수입니다.
플랫헤드 강이 빙하에 의해 막히면서 미션 산맥과 샐리쉬 산맥 사이에 생성된 호수죠. 어찌나 물이 맑은지 호수 안이 그대로 들여다보일 정도라네요.
'우리 동네 뒷산 개울도 손 담그면 저 정도인데...'라고 하실 분들을 위해 사진을 몇 장 더 보여드리자면...
너무 맑아서 바닥이 잘 보이다보니 이처럼 수초가 무성한 곳을 보트 타고 지나가기에는 좀 무서운 느낌도 드네요.(수초 사이에서 아나콘다나 거대악어 튀어 나오면 어떡해... T_T 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벼...)
호수 바닥에 생긴 배 그림자가 그대로 비쳐보이는 투명도... 그래서 '사진에서 보듯이 너무 맑아 물의 깊이를 가늠하지 못한 사람들이 호수에 뛰어들어 익사사고가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규모가 작은 호수냐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평균 수심이 50m, 최고 수심은 113m, 여의도 면적의 60배 정도...
제가 알기론, 열대 바다처럼 수온이 높으면 용존 산소량이 부족해서 플랑크톤의 양이 적기 때문에 물의 투명도가 높고, 고위도에 위치한 수온이 낮은 바다는 상대적으로 산소가 많이 녹아있기 때문에 플랑크톤이 풍부해서 투명도가 낮다더군요. 물론 그 외에도, 황해처럼 유입되는 현탁 물질의 양이 많다든지, 유속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것도 영향을 주지만, 대체적으로 플랑크톤 같은 부유물질의 양이 주요 변수라고 알고 있습니다.
저 맑은 호수가 저렇게 푸르스름한 색깔로 보일 정도면 수심이 장난 아니겠는데요...
배가 마치 허공에 떠 있는 것 같으네요.
자갈을 밟고 첨벙첨벙 들어가 물놀이를 하고 싶긴 한데, 과연 실제 깊이는 어떨지...
아마 벌목 작업하던 통나무가 떠내려와 가라앉은 듯 한데, 사진만 봐도 분명 어른 키높이는 넘을 것 같은 수심입니다.
'경치도 좋고, 공기도 너무 좋아서 최근에는 주변에 별장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어쩐지 여기도 깊이가 3m는 넘을 것 같다는...
이 물빛깔을 보니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요정의 나라 로스로리엔(Lothlórien)이 생각나네요...
(관련 영상을 직접 보실 분은, 주소창에 아래 주소를 복붙하시면 4분짜리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