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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영휴

[도서] 달의 영휴

사토 쇼고 저/서혜영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짧은 인간의 삶 속에서 사랑이 이토록 큰 것이던가. 자신의 모든 생을 바쳐 사랑을 하고, 그 짧은 생이 너무 안타까워 마치 달이 차고 기울듯 그렇게 다시 태어나고 싶었던가. 오로지 그 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소설 속에서는 가능하지만, 실제 삶 속에서는 일어날 것 같은 상황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도 종종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다시 태어나는 경우가 생기긴 하지만 우리의 상상일 뿐이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처럼 소설에서 나타나는 걸 보면 우리 주변 누구에겐가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걸, 조금쯤은 느끼겠다.

 

소설의 큰 얼개는 오래 전에 딸을 잃은 한 나이 든 남자와 일곱 살의 소녀, 그리고 소녀의 엄마가 호텔에서 만나 이야기는 하는 것이 첫 번째고, 그 이면에 한 남자를 사랑했던 한 여자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두 번째다. 먼저 소설의 처음에 등장하는 이야기. 오사나이 쓰요시에게는 고향의 고등학교 후배인 아내 후지미야 고즈에가 있고 둘 사이엔 루리라는 딸이 있다. 어느 날 루리가 일주일쯤 고열에 시달리다가 말끔히 나았던 이후로 이상한 행동들을 한다. 20여년 전의 노래를 하는 가 하면 일곱 살의 나이로는 알지 못할 한자들을 써보였다.

 

루리도 하리도 빛을 비추면 빛난다

 

이 소설의 중요한 모티프가 되는 문장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문장을 말하면 루리의 정체를 알아챘다. 왜 그토록 중요한 문장인가. 다른 이야기로 스무살의 미스미 아키히코는 어느 건물의 지하에 위치한 영화비디오 대여점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었다. 비오는 어느 날, 비디오대여점 앞에 젖어있는 한 여성을 발견했다. 비를 피하고 있었다는 그녀에게 수건이 없어 티셔츠를 건네주었고,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그렇게 헤어졌다. 그녀의 모습이 궁금해 그녀가 자주 다닌다는 영화관을 순례하다가 우연히 만난 날 둘은 하염없이 거리를 거닐었다. 단 하룻밤을 함께 보냈다. 그 여자의 이름은 루리. 루리는 자신의 이름을 '루리도 하리도 빛을 비추면 빛난다'라는 속담에서 따왔다며 아키히코에게 말했다.

 

루리는 달처럼 죽었다가 몇 번이나 다시 태어나는 전설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달이 차고 기울 듯이 몇번이고 다시 죽고 태어나겠다고 말이다. 그렇게 루리는 환생을 거듭한다. 짧은 삶을 살다가 다시 태어나 아키히코에게 향한다. 삼십 대의 아키히코에게, 사십 대의 아키히코에게, 오십 대의 아키히코에게 향하는 것이다. 어떻게든 루리라는 이름으로 태어나고, 아키히코를 찾는다. 그가 근무했던 비디오 대여점으로, 그가 근무하고 있는 건설회사 빌딩으로.

 

 

 

예전에 드라마 <도깨비>에서 나타났 듯 과거의 기억을 안고 있는 건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삶이 고통스러웠던 기억과 행복했던 기억이 공존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루리는 아키히코만을 사랑했고, 아키히코를 만나기 위해 짧은 삶을 반복하게 되었다. 마사키 루리가 죽고 난 뒤 첫 번째였던 오사나이 루리와 고누마 노조미(루리), 미도리자카 루리에게 환생이 반복되었다.

 

아이를 임신한 사람이나 임신한 이의 가까운 사람은 종종 태몽을 꾸게 된다. 태몽으로 인해 누군가의 임신을 알아채고 자신에게 다가온 새생명을 끌어안는다. 만약 임신한 상태에서 딸이 나타나 자신의 이름을 루리라는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했을때 아이 엄마는 대부분 그 이름으로 딸을 부를 것이다. 아이의 전생을 알게 된 엄마들은 대부분 그 이야기를 믿어주었다. 어떻게든 미스미 아키히코에게 데려다 주려고 했으나 운명이 막았던 것일까. 그들의 생은 짧았다. 마치 마사키 루리의 짧은 생을 따라가듯 쉽게 아키히코에게 닿지 못했다.

 

인간은 세 번쯤 환생을 한다고 어디에선가 들었다. 한번 뿐인 생이지만 생과 사를 반복한다면 어쩌면 이런 환생을 꿈꿀수도 있겠다 싶다. 다른 한편으로 얼마나 사랑하면 이렇게나 생을 반복하는 것일까 의문스럽기도 하다. 그 생이 너무 짧아서, 제대로 사랑을 못해 이렇게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환생했던 것일까. 마치 운명의 굴레 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치명적인 사랑을 말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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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목원숭이

    세번 환생... 그럼 전 몇번째 환생일까요? 궁금해집니다.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2017.12.18 11:55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저는 개인적으로 환생하지 않는걸로. ㅋㅋㅋㅋ
    지금 최선을 다해 살고 다시는 환생하고 싶지 않은데..
    어쩜 저라는 인생도 몇번의 환생을 해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건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는 동안 진짜 치명적인 사랑을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네요. ㅋㅋㅋ

    2017.12.18 16:36 댓글쓰기
  • 자스민

    환생 이야기로군요?^^로맨틱한 멋진 사랑 이야기라..12월 추운 겨울 환상적인 사랑 속에 빠질 수 있겠어요.

    2017.12.19 10:44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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