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바늘과 가죽의 시

[도서] 바늘과 가죽의 시

구병모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옛날옛날에구두장이 부부에게 요정들이 찾아왔다밤마다 요정들은 구두장이가 주문받은 구두를 만들고 이에 부자가 된 부부는 요정들에게 보답하고자 입을 옷과 신발을 사 놓았다그 옷을 입은 요정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구두장이 요정이라는 동화의 내용이다요정들은 왜 사라졌을까만약 현재까지 살아있다면 어떤 모습으로 있을까불멸의 존재로 인간들 틈에서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을까완전한 인간도 아니면서완전한 정령도 아니면서인간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존재혹은 인간과 정령의 틈에 있는 존재가 느끼는 감정 혹은 생각들을 알 수 있는 내용이 구병모 작가의 이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동화  구두장이 요정을 모티프로 한 소설을 읽으며 지금과는 다른 세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한 달에 겨우 하나의 구두를 짓는 이가 있다그는 현재 이안이라는 이름으로 수제화만으로는 돈이 되지 않아 수강생들을 가르치며 구두를 짓는다블로그에 구두를 만드는 방법만든 구두의 사진을 몇 장 보였을 뿐인데 블로그를 보고 알았다며 한 사람이 찾아온다스스럼없이 얀이라는 이름을 부르며 남자와 함께 들어선 것은 미아였다. 같은 나라에 살면서 찾으려 하지 않다가 찾아와그 남자가 신을 수 있는 구두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불멸의 삶을 살 수 있는 존재인 그들은 겨우  8~90년을 사는 인간과 인연을 맺지 않았다결혼하겠다며 찾아온 미아가 이해되지 않는 이유다.

 

죽음과 삶을 가리킬 때. 죽음과 같은 삶. 삶이자 죽음. 생명이 거한 곳에 어김없이 절반의 지분을 차지한, 삶과 죽음. (12페이지

 

단 하나의 형제가 한 선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신들에 비하면 인간의 삶은 아주 찰나의 시간이다.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야 하고, 얀에게는 의심의 눈초리가 향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얀은 유진의 구두를 만들기 시작한다. 발레를 하며 틀어진 발을 부드럽게 감싸줄 구두를 말이다. 우선 그 남자가 일하는 것을 보아야 했다

 

얀은 오래전 한 여자와 함께 몇 달을 살았다. 그 여자와 영원히 함께 살 수 없었기에 이별을 통보했다. 사랑하는 여자에게서 도망친 자신과는 다르게 미아는 유진과 비록 찰나의 시간일지라도 함께하기로 했던 거다. 그제야 비로소 얀은 미아를 이해했다. 사랑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포기할 수도 있는 게 인간이고, 한 번쯤은 자신을 위해 살아보고 싶었던 것을 이해했다

 

 

 

사라질 거니까, 닳아 없어지고 죽어가는 것을 아니까 지금이 아니면 안돼. (149페이지)

 

바늘과 가죽과 시는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인 위저드 베이커리와 많은 부분 비슷하다. 동화적인 느낌이 강하면서도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구병모 작가의 이런 작품이 좋다. 읽으면서도 자꾸 반하게 된다. 현실의 삶보다는 이처럼 동화에 색을 입히는 능력이 뛰어난 작가인 것 같다.  

 

불멸의 존재는 길어야 8~90년을 사는 인간을 바라보며 어떤 것들을 느낄까. 때로는 이 생()이 다 했으면 싶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어야 하는 아픔이 크게 느껴질까. 드라마 <도깨비>를 비롯해 인간들 틈에서 살아가는 불멸의 존재를 그리곤 한다. 그저 우리의 상상력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이야기에 빠지게 되는 것 같다. 그들이 바라보는 우리의 시간. 우리가 바라보는 시간의 개념들. 영원한 시간이 무작정 좋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들도 때로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부럽지 않을까. 죽어갈 것을 알면서도 치열하게 사랑하고 살아가는 것을.

 

 

#바늘과가죽과시  #구병모  #현대문학  # #책추천  #책리뷰  #도서리뷰  #소설  #소설추천  #한국소설  #한국문학  #핀시리즈  #핀소설선  #현대문학핀시리즈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2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한 번도 접하지 않아 그 느낌 잘 모르나,
    이해하는 사람은 애정하는 독자가 되니까요.블루 님처럼.

    2021.07.28 22:53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블루

      아. 구병모 작가의 작품은 <위저드 베이커리>가 정말 좋았어요.
      약간 그 느낌나는 작품입니다. ^^

      2021.07.29 15:12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