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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

[도서]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

헤르만 헤세 저/두행숙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작가의 에세이를 읽는 것은 소설과는 또다른 느낌을 준다. 소설에나 시에도 작가의 생각들이 강하게 반영되었지만, 에세이에서는 작가의 본모습을 만날수 있다. 때로 작가의 내 감성과 공감하지 못하는 소설보다 에세이가 훨씬 마음에 와닿는 경우도 있다. 그럴때는 작가에 대한 미적지근한 애정이 샘솟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시인이나 소설가들의 에세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 아마도 작가의 개인적인 생각과 사상에 다가감일지도 모르겠다.

 

헤르만 헤세의 에세이는 문예춘추사의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로 처음 만나게 되었다. 그의 소설을 최근에 『수레바퀴 아래서』와 『데미안』을 읽으며, 작가의 작품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방황하고 고민하는 십대의 심정을 그대로 나타낸 작품이었고, 나는 두 작품의 리뷰를 썼을때, '주인공이 산책을 나갔을때 보는 풍경들을 책을 읽는 우리로 하여금 그가 안내하는 숲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고요한 아침의 숲에서 이끼 위에 드러누워 파란 하늘을 보는 풍경, 눈을 가느다랗게 뜨며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눈부신 햇볕을 바라보는 일이 그렇다.' 라고 했다.

 

 헤르만 헤세의 에세이를 읽어보니 독자가 느낄만큼 그는 자연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고, 자연의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에 깊이 매료된 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작품들 속에서도 헤세의 생각들이 배어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나 같은 경우는 나이가 들면서 숲에 대해,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연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봄이면 예쁘게 피는 꽃들이 너무 예쁘다 느꼈고, 새파랗게 새순이 돋는 그 모습의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었다. 꽃이 피면 왜 그렇게 엄마들이 꽃구경 다닌다고 돌아다녔는지 이해가 안된다 생각했지만, 요즘 내가 친구들과 그러고 있으니 할말 다 했다.

 

헤르만 헤세는 『수레바퀴 아래서』나 『데미안』과 같은 소설 뿐 아니라 수필, 시, 그림까지 남긴 다재다능한 예술가라고 한다. 스위스의 한적한 산골에서 말년을 보냈으며, 자연의 아름다움, 고향에 대한 향수, 인간의 위대함과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이 에세이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가 자연에 대한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에 대해 표현한 글들을 보자면 정말 아름답기 그지 없다. 마치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구름은 즐거움을 주면서 위로도 해 주는 존재이다. 그것은 신이 구름에게 부여한 축복이자 재능이며, 분노이면서 동시에 죽음의 위력을 지녔다.  (29~30페이지)

 

그처럼 나무는 저녁에 우리가 어린아이처럼 불안해할 때 솨솨 소리를 내며 위로의 말을 건넨다. 그들은 긴 생각을 지니고 있으며 우리들보다도 더 긴 삶을 살아 내어 길고 고요한 호흡을 한다. 우리가 나무들에게 귀를 기울이는 한 그들은 우리보다 현명하다. 나무들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는 법을 배우면서 생각이 짧고 어린아이 같이 서두르던 우리들은 더할나위 없는 즐거움을 느낀다.  (58페이지)

 

 

얼마전에 앨리스 먼로의 『디어 라이프』를 읽으면서도 느낀바지만, 나이가 들수록 우리가 나고 자랐던 고향에 대한 향수, 어린 날의 기억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 또한 유년시절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걸 보며, 그때 같이 놀았던 친구들이 그리워지는 걸 느꼈다.

 

헤르만 헤세도 예외는 아니었던지, 아름답고 소중한 유년의 세계로부터 멀어지고 싶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가 산책했던 숲길, 숲에서 만난 나무들, 이웃집 안나 아줌마에 대한 추억들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영상들이 아름다운 이유는, 고향이 다른 세계보다 더 아름다워서가 아니다. 다만 우리가 작은 것에도 감사해하는 어린아이의 선한 눈빛으로 그 영상들을 처음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167페이지)

 

난 그저 어린날의 추억때문에 유년 시절을 그리워한다고 생각했었는데, 헤르만 헤세의 위 문장에서 말하는 것 처럼 우리는 어린아이의 선한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보았기 때문에 그 시간들이 소중하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 같았다.

 

헤세는 자연과 유년시저의 향수 뿐만 아니라 예술에 대한 생각들, 인간에 대한 사랑과 존엄성, 아름다운 곳을 추구하고자 하는 일상의 여행에 대한 이야기까지 엿볼수 있는 글이었다. 현재의 언어처럼 헤세의 깊은 통찰력을 경험해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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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goodchung

    자연이 경이롭게 다가오면 나이가 들어가든지 영적 계시가 내리든지 두가지 중 하나랍니다^^

    2013.12.20 11:12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블루

      저는 영적 계시 보다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연이 경이롭게 다가오는듯 합니다. ^^

      2013.12.20 13:13
  • 파워블로그 뻑공

    제목이 너무 예쁜 책이네요... ^^
    가끔 지나간 시간이 생각나는 경우가 있긴 한데, 저에겐 그게 그리움이나 향수라고까지는 말하지 못할 듯해요. 내가 그 시간을 그리워한다는 확신이 없거든요. 그저 부분적으로 필요에 의해 떠올리는 정도에 가까울 듯해요.
    에세의 에세이... 소설과는 또 다른 맛이겠죠? ^^
    출간 소식 들은 게 얼마 전인데 '벌써' 여름에 나온 책이라니... 시간 빠르네요.

    2013.12.20 11:2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블루

      뻑공님은 나이가 덜 들어서 그런가봐요.
      몇년 지나면 달라질수도 있어요.
      헤세의 에세이,,, 음,, 좋았어요. 재출간이라네요. ^^

      2013.12.20 13:15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저도 그렇습니다.
    자연을 벗하는 삶이 자유로움이자 부러움으로 다가오기도 해요.
    자연을 대하는 사람이 순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2013.12.20 11:4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블루

      신랑이 자연이 좋다고 텃밭을 가꾸는 바람에 제가 농부의 아내가 되어버렸어요. ㅋㅋㅋ

      2013.12.20 13:16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