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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의 뒷면은 이런 그림으로 시작한다. 고요하고 한가로운 듯 보이는 작은 마을에 어둠이 드리운다. 날이 저물어 어둑해지는가 싶더니 곧 하늘이 인상을 찌푸리듯 구긴다. 이어지는 장면은 폭풍우. 그러나 영원하진 않다. 비는 그치기 마련이고 바람도 이내 멈추는 법이다. 다시 시야는 맑아지고, 마을에는 평화처럼 맑고 화창한 날씨가 찾아온다.

  

  

가지치기하는 사람의 손길에 나무는 조금씩 흔들리고 떨린다. 그러나 뿌리가 견고하기에 그 떨림에도 중심을 잡고 서 있다. 뿌리째 뽑혀 나가지 않기 위해, 흔들리지 않기 위해 나무는 기꺼이 몸의 흔들림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흔들림의 역설이다.

  

  

흔들리는 나무 그림을 보며, 거센 풍랑 속에서 버텨내는 사람을 떠올려 본다.

  

  

바다에서 세찬 비바람을 만난다면 배는 엉망진창이 될 것이다. 오래된 배는 소금기에 삭고 녹이 슬 테다. 한편 배에 탄 사람은 어떨까. 가만히 있으면 죽는다. 거침없이 요동치는 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파도의 움직임에 맞추어 분주히 오르내리지 않으면 안된다. 흔들림에 맞서서 더욱 흔들려야 하는 것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내 삶을 살아내려는 자세다.

  

  

흔들림 속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것은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기쁨이다. 인생을 엮는 씨줄과 날줄은 결국 크고 작은 고난과 역경임을. 하지만 그 고통 속에서 지혜로워지고 강인해지며 견고해지는 순간, 생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동명의 시 한 편에 일러스트가 곁들여진 독특한 콘셉트의 시그림책이다. 그림이 글에 충실하기만 했다면 그저 동화책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동안 동화를 많이 그려온 일러스트 작가가 그린 것이기에 그렇게 짐작했다.) 하지만 문장 행간의 숨은 의미를 찾아내듯 그림 속 여백에서 숨은 의미를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 시어들을 곱씹으며 그림을 눈으로 읽다보면 결코 페이지가 훌훌 넘겨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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