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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주문해서 받아본 신간 그림책들을 감상하다가 페이퍼 컷팅에 관련된 책들을 모아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페이퍼 컷팅 또는 페이터 커팅, Paper Cutting ( 또는 Cutting Paper ) 기법은 단순하게 설명하면 종이를 오려 내어 사물의 형태로 만든 것, 또 그것을 그림처럼 구성하는 기법을 말합니다. 일본에서는 키리에(きりえ [切(り)絵] ) 기법이라고도 하지요.

이를 응용하여 그림책의 일러스트 효과를 주는 그림책을 페이퍼 컷팅 그림책이라고 부릅니다. 

이 기법은 칼이 아니어도 여러 펀칭기들을 응용하여 아이들과 책놀이 하기에도 유용한 기법이기도 합니다. 밤톨군과는 「헨젤과 그레텔」을 참조하여 자르고, 오린 후 트레싱지를 붙여 활동해보기도 하고, 다른 오리기 기법을 흉내내어 밤톨군만의 책을 만들어보는 활동을 해보았답니다. 





국내 페이퍼컷팅 작가 중 한명인 한성민 작가의 원데이 클래스를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즉석에서 제 얼굴을 그려주셨고, 전 열심히 오렸습니다!. 이때 작가님이 말씀하시길 잘라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들이 잘 연결되고 떨어지지 않도록 도안을 그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시더만요. 





그림책에서의 페이퍼 컷팅을 살펴보기 전에 페이퍼 컷팅 기법 자체의 응용만으로 보면 여러가지 정보들이 검색됩니다. 
 
“‘페이퍼 커팅’의 정확한 기원은 알기 어려워요. 왜냐하면 다양한 곳에서 시작됐기 때문이에요. 오래 전에 부유하지 않은 사람들의 초상화를 그릴 때는 실루엣으로만 옆모습을 간단하게 그렸기 때문에, 거기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현재 구글에서 이미지 검색을 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작품은 중국 사람들이 만든 거예요. 중국에서는 신년을 맞아 붉은 종이로 ‘복(福)’이라는 글씨를 만들어서 선물하거나 집에 두기도 하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과정 자체를 즐기면서 작품을 만드는 것 같아요. 우리가 어렸을 때 많이 했던 눈꽃 종이를 오리는 작업도 ‘페이퍼 커팅’의 일종이죠. 스탠실 작업도 마찬가지이고요. 다만 스탠실의 경우에는 종이 자체가 작품은 아닌 건데,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해요. 생각보다 ‘페이퍼 커팅’이 그렇게 생소한 작업은 아닌 거죠.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도 ‘설위설경’이라는 게 있었어요. 무당이 굿을 할 때 걸어두는 장식인데, 한지를 잘라서 만들어요. 이 기능을 가지고 계신 분 중에 1990년대에 처음으로 무형문화재로 등록되신 분도 계시다고 해요.”
출처 : http://ch.yes24.com/Article/View/30522 , "피어나다" 작가 최향미 인터뷰

이전 애니메이션 『코코』에 보면 멕시코 민속 전통 예술 중의 하나인 파펠 피카도(Papel Picado) 가 나오는 장면이 있습니다. 결혼식, 장례식, 축제 등에 다양하게 쓰이는 파펠 피카도는 알록달록한 종이를 잘라 만드는 것으로, 이것도 일종의 페이퍼 컷팅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지요. 


마찬가지로 일본의 키리에(きりえ) 도 그 역사가 깊어서 그 자체만으로 많은 작가들이 활동한다고 합니다. 『레이스 키리에』등으로 유명한 아모야마 히나(Aoyama Hina) 는 작은 가위로 오려 예술작품을 만들어내고 있고, 모치모치 나무(モチモチの木) 의 그림작가인 타기다이라 지로(滝平 二郎) 는 판화 작가이기도 하지만 키리에 작품도 함께 하는 작가입니다. 

이런 또, 서론이 길었네요. 이제 그림책 소개로 들어가볼까요. 개인적으로 페이퍼컷팅 책을 좋아해서 야금야금.... 

페이퍼 컷팅기법 그림책이라는 분류 아래 모였지만, 모아놓고 보니 각 작가별로 조금씩 결이 다른 작품들입니다. 

앙투안 기요페(Antoine Guilloppe) 의 작품은 최근 동물에 관한 그림책이 나왔는데, 세밀하고 촘촘한 컷팅이 눈에 들어옵니다. 레이저 커팅을 사용하는 작가라고 하지요. 찾아보니 레이저 커터는 컴퓨터를 통해 제어되는 CNC (Computer Numerical Controlled) 기계의 일종으로 디자인 소프트웨어로 디자인 한 다음 레이저 커터로 보내어 자동으로 잘라냅니다. 예술가 외에도 엔지니어, 디자이너 등이 프로토타이핑 및 제품 제조에 많이 쓴다고 해요. 



온라인 서점에 앙투완느 귈로페 라고 한글 이름을 적어두어 같은 작가인가 늘 헷갈렸던 『리틀 맨』의 경우 자유를 찾아 뉴욕에 온 아이의 이야기가 뉴욕의 배경과 멋지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진분홍색, 주황색, 노랑색 위로 실루엣 중심의 흑백 일러스트레이션이 페이퍼 컷팅으로 펼쳐진답니다. 페이퍼 커팅된 페이지는 앞면과 뒷면이 달라지고 앞장과 다음 장이 연결되므로, 그 변화를 살펴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리틀 맨』은 그림책이 이야기하는 주제도 좋지만 뉴욕 곳곳의 모습을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래에 소개할 『파리에서 보낸 하루』가 파리의 랜드마크들을 멋지게 소개하고 있는 것 처럼 말이죠. 이 도시들은 그림책 속에서 3차원으로 다시 살아나는 듯 하다죠. 



이번에 구매한 『태양은 가득히』는 컷팅된 페이지의 흑백 조화에 금빛의 태양이 방점을 찍어주는 그림책입니다. 



컷팅된 겉표지의 안을 들여다보면 이렇게 금빛이 반짝반짝.  





섬세하게 컷팅된 여러 멋진 아프리카의 동물 뒤로 간혹 보이는 금빛 태양. 






『눈세계』는 흑백으로 흰 눈으로 뒤 덮인 자연의 모습을 멋지게 보여줍니다. 독수리 한마리가 새끼들에게 줄 먹이를 찾아 하늘을 날고 있는 모습. 





검은색으로 컷팅된 앞 페이지를 넘기면 이렇게 흰색의 뒷면이 나타납니다. 페이지를 넘기는 동안 눈이 쌓인 듯 하죠. 




뒷 면의 배경과 어우러져도 멋지고, 따로 펼쳐 보아도 멋진 페이지. 다만 컷팅이 섬세한 만큼 넘기는 손길도 섬세해야한다는 슬픔이.. 습기 등으로 페이지가 붙기라도 하면 큰일인지라 새 책을 샀더니 페이지 사이 사이 트레싱지가 곱게 끼어져 왔더만요. ( 그간 오랜 기다림 끝에 중고책을 사서 몰랐더랬습니다. )  





이번에는 설화( 또는 민담) 에서 음악으로, 그리고 페이퍼 컷팅 그림책으로 탄생한 불새와 백조의 호수를 소개합니다. 샤를로트 가스토의 작품이지요. 화려한 색감의 불새와 푸른색과 무광(?)의 금색 기조의 백조의 호수. 




책장을 넘기다 보면 그림인 것처럼 숨어 있다가 입체적으로 올라오는 그림들. 이 점이 페이퍼컷팅 그림책의 매력인 듯 싶습니다. 2차원이 3차원으로 확장되고, 같은 컷팅이 앞면과 뒷면의 변화를 통해 시간의 흐름까지도 표현해주기도 합니다. 알려진 이야기로 이끌어가는 그림책이라 컷팅 되어 있지 않은 배경의 그림도 꽉 차있습니다. 등장인물의 옷과 건물의 문양, 불새의 깃털 등의 표현에 사용된 컷팅이 섬세하고 아름답습니다. 






선명한 색의 불새와는 달리 백조의 호수는 밤을 연상시키는 푸른색과 빛나는 금색, 그리고 흰색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출판사 소개를 보니 별색 2색 인쇄 방식으로 제작되었다고 하는군요. 역시 백조의 깃털, 인물의 의상 등은 레이저로 섬세하게 오려 내져 종이로 된 레이스처럼 느껴집니다. 





어두운 곳에서 빛을 비추면 오려진 종이의 빛과 그림자 효과가 어우러져 움직이는 작품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림자 극 처럼요. ( 물론 섬세하게 넘겨주세요. 그림자 극용 컷팅과는 다른 그림책이니까요. 조심조심 )  




페이퍼 컷팅 그림책도 아무래도 제작의 특수성 때문에 가격이 좀 높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 분야를 다루고 있는 출판사도 그리 많지 않아보여요. 그러다보니 특정 출판사의 책으로 편중되는 경향이 있네요.

위에서 언급한 『파리에서 보낸 하루』는 파리의 곳곳을 멋지게 보여주고 있는 그림책입니다. 




표지를 살짝 들어보면 컷팅된 에펠탑의 모습 뒤로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듯 합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파리에 있는 에펠탑이랍니다. 발 밑에 파리 시내가 있는데 꼼짝도 하지 못한 에펠탑은 심심했지요. 그래서 오늘 하루 날아오르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에펠탑과 함께 낭만적인 도시 파리의 이곳저곳을 여행하게 되지요. 오페라 극장의 웅장한 디테일에서부터 가로수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새의 눈, 지나가는 여인의 원피스의 물방울무늬에 이르기까지 섬세한 컷들을 보고 있으면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조명을 받아 비춰지는 그림자도 황홀하지요. 흑백의 그림자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어요.




파리도.. 뉴욕도 있는데 우리나라의 도시도 이렇게 멋지게 작업해주실 작가님~~!!!! 을 애타게 기다려보면서..

참. 안데르센이 페이퍼 컷팅도 했다는 것을 아시나요? 안데르센은 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고대 그리스의 실루엣 기법이 아닌, 흰 종이에 밑그림 없이 가위 하나로 자유롭고 환상적인 종이 오리기 작품을 선보이며 전통 실루엣 화가들과 차별화된 예술 세계를 펼쳤다고 합니다. 이런 모습으로요. 책 속에서는 안데르센의 종이 오리기 작품 가운데 연필이나 펜 자국이 남아 있는 것은 단 한 점도 없다고 말하네요. ( 정말로? 지운거 아니고..? ) 







그림책 작가는 아니지만 마티스도 말년에 종이오리기 작품을 보여주었었죠. 마티스의 Paper cut-outs 라고 부르더만요. 마티스는 1947년 발행된 자신의 '종이 오리기' 콜라주 작품의 도판 모음집인 Jazz 에서 이 작업의 성격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종이 오리기(Paper Cut-outs) 작업은 가위를 가지고 그림을 그리는 행위다. 또한 종이를 잘라 직접 색으로 전환하는 작업은 조각가가 직접 대상을 조각하는 작업을 상기시킨다. 




자신의 기존 작품들의 일러스트를 모아 한 편의 연극작품처럼 구성한 그림책도 있습니다. 레베카 도트르메르의 『레베카의 작은 극장』인데요. 여러 그림책 속들의 주인공들이 서로 다른 작품 위에 등장합니다. 책의 정교한 컷팅을 보는 것도 눈이 즐겁지만, 이 책은 사실 레베카 도트르메르의 그림책 팬일때 더욱 재미있게 느껴지는 책입니다. 이 작은 상상 극장의 무대에는 90명에 가까운 인물들이 등장하거든요. 어떤 작품인지 맞추기 놀이를...해도... 쿨럭.




음... 출판사 책 소개를 그대로 옮겨와볼께요. ( 밀푀유에 꽃혀서.. )

프랑스에 밀푀유(Mille-Feuille)라는 디저트가 있습니다. ‘천 겹의 잎사귀’라는 뜻으로, 겹겹이 쌓인 파이 반죽 때문에 이런 이름을 얻었습니다. 하나의 달콤한 건축인 셈이지요. 《레베카의 작은 극장》 역시 작은 건축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에서는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새로운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1㎜ 정도의 가는 선까지 구현한, 지극히 섬세한 페이퍼 커팅으로 만들어진 주인공들은 그 자체로 굉장한 볼거리입니다. 그런데 이 페이퍼 커팅들이 200여 페이지에 서로 겹쳐지며 하나의 무대를 완성합니다. 《레베카의 작은 극장》은 치밀하게 계산된 페이퍼 커팅을 겹겹이 쌓아 올려 만든 하나의 완벽한 오브제라 할 수 있습니다. - 출판사 책 소개 중








집에 있는 그녀의 다른 그림책을 뒤져가며 주인공을 찾아보는 중... ( 응? 레이터 컷팅 소개는 어쩌고? ) 






그림책이 아니더라도 힐링을 위한 취미로 컬러링북이 한참 유행하다가 스크래치 북도 보이고, 잠깐 이 페이퍼 컷팅으로 옮겨가는 듯한 시기도 있었습니다. (페이퍼 컷팅 아트라고 부르더만요.) 그러나 아무래도 도안지 외에 매트와 컷팅칼이 있어야 하다보니 일반에게 널리 퍼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전 사놓고 아직도..... 보관만.... 비닐을 안 뜯었으므로 속 모습은 패스 하겠습니다. (크하하) 




독자가 직접 넘기는 책은 컷팅되어 있는 책은 아니지만 일러스트 원본이 페이퍼컷팅 기법으로 되어 있는 책들도 많은데요.
국내작가인 한성민 작가의 책들이 그러하죠. 『행복한 초록섬』의 한 장면을 가져와 봅니다. 




원화가 페이퍼컷팅 기법으로 되어있는 작품들~ 찾아보아도 재미있을 듯 합니다. 생각나는 그림책 있으면 알려주시길!

** 글에서 언급된 그림책들


리틀 맨

앙투안 기요페 글/이세진 역
보림 | 2015년 10월

 

태양은 가득히

앙투안 기요페 글그림/이세진 역
보림 | 2018년 06월

 

눈세계

앙투안 기요페 글그림/박대진 역
보림 | 2018년 06월

 

불새

이고리 스트라빈스키 원작/샤를로트 가스토 저/이정주 역
보림 | 2015년 09월

 

백조의 호수

차이콥스키 원저/샤를로트 가스토 글/최정수 역
보림 | 2014년 09월

 

종이 오리는 이야기꾼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베스 와그너 브러스트 글/햇살과나무꾼 역
시공주니어 | 2016년 05월

 

파리에서 보낸 하루

엘렌 드뤼베르 저/안수연 역
보림 | 2015년 08월

 

레베카의 작은 극장

레베카 도트르메르 저/최정수 역
보림 | 2015년 10월

 

행복한 초록섬

한성민 글그림
파란자전거 | 2014년 05월

 

피어나다

최향미 저
클 | 2015년 12월

 

레이스 키리에

아오야마 히나 저/김소영 역
니들북 | 2016년 12월

 

키리에(Kirie)

궁성혜 저
42미디어콘텐츠 | 2016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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