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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도서] 일문일답

류랑도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일문일답'은 성과코칭 전문가인 저자가 일에 관한 문답을 주고 받은 것을 엮은 책이다. 가상의 회사인지 모르겠는데 중견기업의 어느 한 팀을 설정해서 팀장1명과 4명의 사원이 주인공이 되어서 일에 관한 질문을 하면 거기에 대한 답을 저자가 달아주는 식이다. 팀원 3명은 입사 2년차 병아리부터 11년차 워킹맘까지 골고루 구성되었으며 당연히 각자 입사 년수와 팀내 직책이 다른 만큼 고민도 질문도 제각각이다.   

 

목차를 보면 총10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직장 생활에서 일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일 잘한다고 평가받는지 일에 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단순하게 단어만 봐서는 그 정확한 뜻을 알기 어려운데 직장 생활에서 말하는 일이란 무엇인지, 성과나 전략은 또 어떤 의미로 쓰이는지 명쾌하게 정의를 내리고 있다. 당연히 사전상의 정의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 저자가 보는 일이란 고객으로부터 대가를 받고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대상이다. 프로는 자기가 한 일을 시장에서 돈을 받고 팔 수 있고 아마추어는 그럴 수 없는 사람이라고 잘라 말하고 있다.

 

 

 

이 책이 나온 배경은 이제 과거와 달리 직장인들의 대다수가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는 주52시간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주52시간은 추가근무까지 포함한 시간이므로 사실상 주5일 40시간 내에 맡은 일을 끝내고 원하는 성과를 내야 하는 급박한 시대에 살고 있다. 문제는 그 사무직 일이란 게 3~5명의 팀원이 나눠서 엄청난 분량을 해내야 하기 때문에 대개는 시간에 쫓기게 마련이고 일의 배분과 권한도 명확하지 않아서 이미 할당받은 내 일로 바빠죽겠는데 자꾸 추가적인 업무가 들어온다는 것이다. 직장 다녀본 사람이라면 야근, 철야를 전혀 하지 않고 딱 6시 칼퇴해도 맡은 일을 다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다. 심지어 이런 사람이 있다해도 오래 가지 않는다. 일을 빨리 끝내는 사람에게는 다른 늦는 동료의 몫까지 더 많은 일이 주어지고 결국 그 사람도 탈진하거나 요령이 생기게 된다.    

 

 

이 책에서도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한 문답이 나온다. 짧게 말하자면 팀장이 업무분장을 할 때 수행해야 할 목표와 전략을 구체화하고 팀원의 능력과 역량에 따라 역할과 책임을 나눠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먼저 일을 끝내고 누군가는 일을 마치지 못해서 도와줘야 할 상황이라면 나머지 팀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물어봐야지 자기 일 먼저 끝낸 팀원이 안 도와주고 일찍 간다고 불이익을 줘서는 안된다는 내용도 나와있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건데 저자의 조언은 너무나 당연하고 합리적이지만 실제 직장생활과는 상당한 괴리가 느껴져서 괴로웠다. 왜냐하면 이런 스마트한 팀장이나 상사가 현실에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자기 일 끝났다고 먼저 가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그렇게 배짱 좋은 직원이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있는지 몰라도 그 윗세대라면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업무분장 자체가 모호하거나 업무를 나눠가진 후에도 어디까지 내가 책임지고 관여해야 하는지 모호한 경우도 너무나 많다. '이건 내 일이 아닌데요'라고 말하면 팀분위기 해치는 이기주의자가 될 수 있고, 그렇다고 중간에 치고 들어오는 일을 다하자면 내 일이 너무 많아지는 불상사가 생긴다. 이성적으로 대화로 해결하라고 적혀있지만 상사가 그런 합리적인 사람이 아니고 군대식 규율이 남아있는 곳이라면 참 어려운 일이 아닌가. 

 

 예를 들어 위의 질문처럼 일잘한다고 평가받는 사람이 팀을 옮긴 이후에 다른 리더에게 그런 평가를 못 받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일 잘하는 기준은 결국 리더의 스타일에 맞추느냐 아니냐로 판가름나는 것인지 묻고 있다. 저자는 리더의 스타일에 맞춰 일하는 게 일 잘하는 본질은 아니라고 한다. '리더가 원하는 결과물인 성과를 잘 내는 사람을 일 잘한다고 할 수 있다. 또 일을 잘한다는 기준은 얼마나 상위 리더에게 잘 맞추어 행동하느냐보다는 얼마나 리더와 잘 소통하느랴의 문제'라고 설명한다. 읽어봐도 역시 조금은 모호한 답변이라는 생각이 든다. 리더가 원하는 성과를 내야 일을 잘한다, 리더에게 맞춰 행동하기보다는 지시한 사람이 원하는 결과물이 나왔는지 의사소통이 잘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통의 문제로 귀결되었지만 회사 내에서는 반드시 나와 잘 맞는 사람과 안 맞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그에게 맞춰주면 그 리더는 나를 일 잘하는 부하직원으로 인정할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말이 잘 통한다고 생각할 것이고 결국 자기 지시사항을 잘 받았들였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저자는 성과 중심의 이성적인 조언을 하고 있지만 직장생활을 해 본 내가 읽을 때는 일이나 성과조차도 감정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 없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부하가 의견이나 결과를 내놓으면 객관적으로는 좀 별로인데도 통과될 때가 있고 자기와 반목하거나 안 맞는 직원이 해놓은 일은 소비자에게 결과적으로 반응이 좋았을 때에도 출시 전에 팀내에서는 그닥 높은 평가를 못받기도 했다. 결국 일 잘하고 못하고 리더가 부하직원을 판단하는 기준은 너무나 인간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래서는 안되지만 불합리하게 돌아가는 곳이 회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책이 기계적인 대답만 반복하는 것은 아니다. 원하는 결과물과 예상 소요시간을 정해놓고 일할 것 등 한정된 시간 안에 성과를 내기 위한 팁을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또 팀장으로서 다양한 성향의 팀원을 다루는 고충, 어디까지 가르쳐야 하고 지시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또 말단 사원으로서도 자꾸 팀장이 시킨 일 외에 업무가 늘어날 때의 처리방법, 팀장의 업무 지시가 명확하지 않을 때의 해결방법, 타 부서와 협업해야 할 때 우선 순위를 두는 법 등 직장 생활 하면서 궁금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상황에 대한 Q&A가 나와 있어서 차분히 읽어보면 '아, 남들도 이런 고민을 하는구나', '이렇게 처리하면 정말 도움이 되겠다' 싶은 내용이 참 많다.  

 

애초에 이 책은 일을 잘하고 싶은 사람이 읽을 것이다. 지금보다 맡은 일을 더 잘하고 싶다, 더 높은 성과를 내고 싶은 사람들이 읽을 것이므로 자기가 가진 의문과 비슷한 케이스가 나온다면 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을 책이다. 일에 관한 질답이 250개나 되니 회사원이 궁금해 할 태반의 내용은 거의 다 다룬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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