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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의 오키나와

[도서] 한 달의 오키나와

김민주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나는 일본여행을 여러번 다녀왔는데 그 중에도 오키나와는 다른 일본지역을 여행할 때와는 전혀 다른 인상을 주는 아름다운 섬이었다.

 

 

일본 자체가 섬나라인데 이런 말을 하는 게 조금 우습지만 도쿄나 오사카를 다닐 때는 바다라는 것을 느끼기 힘들기 때문에 오키나와에 와서야 비로소 '섬여행이란 이런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세나북스의 "한 달의 오키나와"는 일본에서 한 달 살기 시리즈 중 세번 째 책이다. 오키나와에서 며칠 여행한 정도가 아니라 번역가 김민주 님이 2019년 3월 13일~4월 11일까지 직접 한달을 살아보고 쓴 거라 좀 더 다양한 지역을 다니고, 일본 현지인과의 교류도 적혀있어서 훨씬 흥미롭게 읽었다.

 

그저 어디 어디에 맛집이 있고 어디 가면 유명 관광지가가 있고 등의 여행 정보책이었다면 이미 오키나와에 다녀온 나로서는 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다녀온 사람에게는 그리움과 안 가본 곳에 대한 로망을, 안 가본 사람에게는 오키나와 여행의 낭만을 전해주기 충분한 책이었다.

 

작가가 간 곳 중 내가 간 곳과 겹치는 장소는 국제거리의 스타벅스와 해양 엑스포 공원의 츄라우미 수족관, 비세 후쿠기 가로수길, 만좌모 정도 밖에 없었다. 4박 5일간 짧은 여행을 한 일반 여행객과 한 달동안 오키나와에서 산 사람은 이렇게 다를 수밖에 없다.

 

 

일본에서도 오키나와는 지리적인 특징도 독특하지만(일본사람도 오키나와 여행하려면 비행기 타고 이 섬까지 와야 한다) 역사적으로도 한국과 닮은 점이 있다. 오키나와는 원래 일본이 아니라 류큐라는 독립된 국가였는데 19세기 말 일본 제국에 의해 편입되었다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임시통치를 받다가 일본에 반환된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소수의 주민들은 아직도 독립을 꿈꾸는 듯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독특한 문화와 기질이 느껴진다. 역사적으로도 미군기지가 오키나와에 주둔하면서 문제를 많이 일으켰기 때문에 국가적 이익을 위해 피해를 입은 곳이기도 하다.

 

또 하나 작가가 여행 초반에 겪은 한국인 차별이랄까 불쾌감을 느낀 일화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일본 사람들이 다 그런 것은 절대 아니지만 여행하다보면 '이런 게 한국인 차별일까' 라는 암묵적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숙박업소 측에서는 다양한 진상 고객을 만나다보니 예전에 겪었던 한국 여행객 중 안 좋은 기억이 떠올라 그런 뒷담화 혹은 태도를 취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예전 그 진상과 같은 사람도 아니고 그런 대접을 받으면 여행 시작부터 기분을 망치는 일임이 분명하다.

 

이후에는 작가가 안좋은 일을 겪지 않아 천만다행이라고 느꼈고 나 역시 일본여행 중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주로 식당이나 숙박업소 등에서 근무하는 상업적인 만남이었지만) 우리나라를 여행하는 외국인에게 더욱 친절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편견없이 그저 일회성 친절이라고도 해도 친절은 친절이다. 겉으로 보이는 친절도 중요하다고 느낀 건 어차피 여행객이란 상대의 속마음까지 알기에는 시간상 쉽지 않고 그저 자기가 있는 그 자리에서 간단한 친절을 베푸는 것만으로도 그 여행객의 하루는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국가적인 이미지도 좋아짐은 물론이다.

 

작가가 소개한 음식 중에서는 오키나와 소바와 아래 사진에 나온 바다포도를 먹어봤기에 책에서 사진까지 나왔을 때는 무척 반가웠다. 바다포도는 이름처럼 포도처럼 생긴 해조류인데 낭만적인 이름과 달리 비릿한 바다맛이 나서 그닥 많이 먹지는 않았지만 사진으로 마주하는 느낌은 새롭다.

 

 


 

 

오키나와 소바도 내가 공항 근처에서 먹었을 때는 진짜 맛이 없어서 오키나와는 오사카나 도쿄와 달리 음식을 못하는 지역이 분명하구나 느꼈는데 작가도 초반에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현지인 친구들이 맛집에 연속적으로 데려가면서 진짜 맛있는 오키나와 현지 음식을 많이 먹게된 후 생각이 바뀐 듯하다.

 

이런 걸 보면 역시나 외국에 갈 때는 그곳 현지 친구를 사귀는 게 얼마나 여행의 질이 달라지는지 느낄 수 있다.

 


 

지금도 일본여행하면 오키나와가 떠오를 정도로 아름다운 여행지로 기억에 남아있다. 코로나가 풀리고 한국과 일본의 경색된 사이가 조금 나아지면 다시 한번 생각해볼까 아직은 시간이 좀 더 걸릴 듯하지만 그 사이 섬여행이 가고 싶어지면 이 "한 달의 오키나와"를 꺼내 술술 넘겨보려고 한다.

 

누군가는 꿈만 꿀 뿐 떠나지 못하지만 저자는 무려 한 달이라는 긴 시간을 할애해 로망을 현실로 만들었으니 그 용기가 멋지다. 오키나와의 엄청나게 강렬한 햇살, 눈이 부시게 푸른 바다, 고야 찬푸루, 쥬시(소바 국물로 볶은 밥으로 톳과 당근 등 아채가 들어간다고 함) 등의 전통음식까지 참 많은 멋과 맛이 담겨있어 재밌게 읽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직접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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