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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은 축복이었습니다

[도서] 시련은 축복이었습니다

현혜 박혜정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블로그 이웃인 작가의 출간 소식을 들은 것 한참 전이었다. 책을 준비하고 있다, 오늘은 프롤로그를 썼다, 표지 사진은 어떤 것이 좋겠느냐 등의 진행 상황을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되었다. 자세히 읽지 않았지만 책 출간을 기다렸고, 작가 서평단 모집 글을 보고 바로 신청해서 책을 받았다. 솔직히 내가 원한 표지 디자인이 아니어서 조금 실망하기도 했는데, 지금 보니 썩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대충 보았던 휠체어 여행가의 이야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친다.

 

작가는 희망과 용기 시련 극복을 돕는 멘토로 활동하고 있으며, 휠체어 타는 여행가이자 13년 차 교육 공무원이다. 17살 때 학교 등굣길에 사고를 당해 휠체어를 타게 되었다. 책에서는 그 사고에서부터 현재의 삶까지가 모두 5장에 걸쳐 이어지고 있다. 하루아침에 당한 사고의 막막함과 두려움을 시작으로 거기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그 시련을 통해 삶을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또 평소 여행을 좋아하시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늘 여행을 많이 했던 작가는 사고 이후에도 여행을 계속하면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고 쓰고 있다. 이후 여행을 통해 깨달은 것들과 시련이 자신의 삶의 진정한 축복이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의 시작 부분에는 작가가 여행을 다니면서 찍은 사진들이 칼라로 인쇄되어 있다. 그 사진을 보는 순간 마음이 약간 불편해진다. ‘휠체어를 타면서도 여행을 하고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았는데 나는 뭐지?’ 이런 생각을 억지로 밀치고 진주를 품고 있는 저자의 시련 속으로 들어가 본다.

 

그제야 좌절하고만 있는 나 자신이 보였다. 대소변 감각을 잃은 건 내 탓이 아니었다. 걸을 수 없는 것도 내 탓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나 자신만을 비하하고 숨어 지내는 건 내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33)

흔히 꽃다운 나이라고 표현하는 십 대 후반에, 여고생이 학교 등굣길에 떨어진 간판에 맞아 척추 손상을 입었다.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저자는 그 상황을 오래 끌고 가지 않는다. 그러고는 위 본문처럼 말하고 생각한다. 사고에 자신의 잘못은 어디에도 없지만, 그 상황에서 자신을 비하고 숨어 지내는 것은 자신의 잘못이라고 한다.

말하는 것은 쉽다. 생각을 바꾸는 것도 쉬울 수 있다. 하지만 바로 실행으로 옮기는 힘은 저자가 단연 최고인 것 같다. 처음 책장을 넘기며 불편했던 마음이 스르르 풀리는 것을 느낀다. ‘그래, 내 잘못이 아닌 거다!! 지금 내가 이렇게 암 투병을 하고 있는 것도, 체력이 바닥나서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것도 내 잘못은 아닌 거다.’ 대체로 암이라면 발병 원인이 있는데, 그중 내가 해당하는 것은 거의 없었다. 그로 인해 더 불안하고 힘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선택이었지만, 온몸의 힘을 모두 짜내던 직장 생활이 원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산 것뿐인데, 40대 후반에 이런 일을 겪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늘 내가 믿는 하나님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고, 계획하신 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말처럼 쉽게 단번에 해결되지는 않았다. 그것이 벌써 2년이 다 되어 간다. 저자는 걷지 못하는 것을 인정하고 휠체어를 타고도 살아내겠다는 다짐을 하는데 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거 뭐지? 저자의 단단한 내면이 느껴지면서 다음 이야기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상대적 비교를 하며 감사함을 느끼는 건 삶에 대한 진정한 감사가 아닌 것 같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온전히 나 자신이어서 감사한 삶을 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감사라 생각한다.

나는 그냥 나답게 나대로 살면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내 삶이 될 것이다.(p86)

똑똑하고 예쁘장하던 저자가 사고로 휠체어를 타게 되었다. 이후 우연히 자신의 친구들을 만나면 의사, 교사, 대기업 직원 등 소위 잘나가는 사람이 되어있었다고 한다. 그럴 때 자신의 모습이 한없이 못나 보이고, 주눅이 들기도 했다고 고백처럼 말한다. 하지만 그 고백을 뛰어넘을 수 있었던 것은 저자의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는 마음이었다. 또 자신보다 더 심한 장애인을 보고 자신은 그나마 어깨 위로는 감각이 살아있다며 감사하는 것이 진정한 감사인지를 묻고 있다. 나도 가끔 상황이 나쁜 사람들을 보며 위로하듯이 감사하는 말을 할 때가 있었다. 나는 그 정도는 아니니 감사하지라고 했던 그 감사는 저자의 말처럼 뭔가 찝찝했다. 나는 찝찝함을 감수하고도 현재의 나 자신의 삶에 터무니없게도 만족하고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그것을 허용하지 않고, 자신만의 감사한 삶을 발견하고 살려고 노력했다. 이것이 현재의 저자의 밝은 표정과 뛰어난 실행력과 예쁜 두 딸과 남편이라는 축복의 열매를 맺은 것이리라.

나도 이제 찝찝한 감사 대신에 남과 비교하지 않는 온전히 나 자신이어서 감사한 일들을 찾아야겠다. 그래서 저자처럼 죽기 전에 ‘온전히 나 자신이어서, 나답게, 나대로 살아서 감사하고 행복했다는 말을 나도 꼭 하고 싶다.

 

이게 좋으면 좋은 대로, 안 좋으면 안 좋은 대로 그냥 그대로 즐기면 된다. 그리고 안 좋으면 다른 것을 찾아서 좋은 걸로 하면 된다. (p189)

휠체어를 타고 해외여행을 한 이야기들이 이어지는 내용 중에서 도미니카 공화국에서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하는 말이다. 모든 조건들이나 시설들이 좋지 않았음에도 아이들과 함께 행복했다고 말한다. 어린아이들과 함께 이름도 생소한 나라에서 왜 불편하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저자 특유의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이 불편하고 힘들어도 좋은 여행을 만드는 것을 본다. 이런 생각이라면 즐겁지 않은 여행이 있을까? 나는 너무 편안하고 편리한 여행만을 생각해서 정작 더 중요한 것, 여행을 떠나지도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어리고, 휠체어를 타고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떠나는데, 나는 저자보다 더 건강하다고 말하지 못하겠다. 어쩌면 마음은 내가 더 장애인인 지도 모르겠다. 너무 많이 재고 따지느라 여행뿐 아니라 인생의 많은 행복들을 시도도 하지 못하고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퍼뜩 정신이 들었다.

 

난 가족한테는 제일 못 해주고, 남들한테 잘하는 사람을 아주 싫어한다. 그런데 가족은 매일 보는 사람이고, 너무 편해서일까 가장 날 이해해 줄 것만 같은 기분일까. 그렇다고 해도 화내고 못되게 하고 짜증을 내면 안 되는 거다! 그걸 알면서 잘 안되는 나도 똑같은 사람인가 보다.(p245)

책에서는 단 몇 줄로 남았지만 저자는 육아 우울증을 심하게 알았다고 한다. 그러니 위의 본문처럼 생각을 해도 잘 안되는 날이 많았다고 한다. 책을 꼼꼼히 보지 않고, 대충 광고를 보고 책의 내용을 짐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저자는 휠체어만 빼면 행복한 사람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저자도 아이를 낳고(그것도 더 힘겨운 여건에서) 기르면서 보통의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들을 겪어 왔다. 아니 더 힘들게 겪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는 책에서 반복적으로 이야기한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리고 힘들 뿐 하지 못하는 것은 거의 없다고. 그런 마음이었으니 육아 과정에서 어머니와 남편과 부딪치는 일도 많았고, 예민한 첫째와도 힘들었다고 한다. 자기 가족에게 함부로 하고 마음 편한 사람이 있을까?

저자도 자신의 육아 우울증으로 인해 가족들에게 화를 쏟아내는 자신을 못 견뎌 했다고 한다.

평소에 저자처럼 가족에게 잘하는 사람이 최고라고 늘 딸들에게 말한다. 하지만 경상도 남자인 남편은 밖에서는 세상 좋은 사람이지만 집에서는 가족들을 통제하려고 한다. 부딪치고 큰 소리 나고 하던 시간들이 이어졌지만 우리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하지만 저자는 짧은 기간 내에 이 부분들을 해결했다고 하니 부럽기도 하고, 내 속에 비교 본능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 사람은 이러 이러한데 우리와 달랐어라든가 남편이 성격이 좋네 같은 이유들을 찾는 나를 발견하고는 왜 해결이 안 되는지 깨닫는다. 이유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족에게 좋은 말을 하고 사랑으로 안아줄 것!! 저자에게 배운 대로 오늘부터 실천해 보리라 주먹에 힘을 주어 본다.

 

책 읽기가 이어지면서 불편한 마음들이 제 감정을 찾는 것을 본다. 부러움, 도전, 용기, 불안, 두려움. 이런 감정들은 잘못이 아니다. 저자의 삶을 읽으면서 말의 힘을 느낀다. 자신이 해 보지 않고 지식적으로만 알고 말하는 것이 아닌 실천의 힘을.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이렇게 도전해 봤고, 이렇게 실패해 봤으며, 그것들을 통해서 무얼 배웠다는 것까지. 모두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들이라 더 무게를 갖고 다가온다. 특히 휠체어를 탔기 때문에 조금만 더 친절하면 사람들이 좋은 인상을 가진다는 것. 늘 먼저 인사하는 습관 등은 사소하지만 저자의 인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되었다. 지쳤다는 말로 뒤로 미루고 숨고 싶었던 나에게 도전과 용기를 주는 책이었다. 암 투병으로 마음까지 온전하지 못한 나에게 저자는 괜찮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별거 아니니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그 속에서도 축복을 찾아보라는 따뜻한 격려의 말처럼 들렸다. 우리는 상대적인 것에 너무 노출되어 있다. 내가 괜찮은 경제 상태라고 해도 아는 사람이 잘 살면 힘들어진다. 그 상대적 비교로 인해 만족감이나 행복감은 바람 빠진 풍선 마냥 작아진다. 온전히 나 자신이어서 감사한 삶을 살라고 말한다. 그리고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모든 일이 막상 해보면 사실 아무것도 아닌 일이 대부분이고 막상 하면 누구든 할 수 있다고. 세상의 모든 응원을 다 받은 것처럼 마음이 빵빵해진다. 누군가에게 위로가 필요하다면 많은 말보다는 따뜻한 손길로 슬며시 건네 주고 싶은 책이다. 책을 읽고 나처럼 자신이 괜찮아지는 마법을 체험하게 해줄 것이다. 그 마법으로 가는 주문을 힘차게 일러 준다.

한 번 넘어졌는가? 그러면 일어나야지! 두 번 넘어졌는가? 그래도 일어나야지! 세 번 넘어졌다고? 그럼에도 일어나면, 길이 보인다! 더 넘어지고 일어나면 더 좋은 방법과 희망찬 길이 당신 앞에 열릴 것이다.

 

**작가님께 책을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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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문학소녀

    동그란세상님~

    이웃 블로거님이 집필하신 책이라서 더욱 관심을 갖고
    책을 읽고 리뷰를 쓰셨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진심을 담아 쓰신 리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춘기 시절 불의의 사고를 당해 평생 장애를 갖고 살아가는
    작가님의 긍정적 삶의 자세가 무엇보다 마음에 깊이 다가오네요.

    동그란세상님도 그동안 얼마나 힘드셨을지, 이렇게 글로써
    힘들었던 마음들을 토로해내는 것이 너무 중요할듯 싶습니다.
    항상 밝은 에너지로 살아가시는
    동그란세상님의 건강한 삶을 더욱 응원합니다.~!!!

    정성스런 리뷰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벌써 금요일 밤 이네요..
    편안한 밤 되시고,
    행복한 주말과 함께하시길 바랍니다,~동그란세상님^^

    2022.08.05 23:21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동그란세상

    문학소녀님 ~~^^
    마음이 힘드실텐데 이렇게 따뜻한 댓글을 정성스럽게 남겨 주셔서
    진심 감사해요^^
    지금은 통과 하는 중이라고 생각하고 김동호 목사님의 말씀처럼
    뷰디풀 랜딩을 위해 현재를 잘 살려고 하는 중입니다.
    동정이 아닌 사랑의 마음으로 보아주시는 시선이 느껴져
    힘이 납니다!!!
    감사해요♡♡
    좋은 오늘 보내시길~~~^^

    2022.08.07 11:37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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