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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박준 저
문학동네 | 2012년 12월

 

슬픔은 자랑이 될 수 있다.

철봉에 오래 메달리는 일은 

이제 자랑이 되지 않는다.

 

페가 아픈 일도

이제 자랑이 되지 않는다.

 

눈이 작은 일도

눈물이 많은 일도

자랑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작은 눈에서 

그 많은 눈물을 흘렸던

당신의 슬픔은 아직 자랑이 될 수 있다.

 

나는 좋지 않은 세상에서

당신의 슬픔을 생각하는 것은

 

땅이 집을 잃어가고

집이 사람을 잃어가는 일처럼

아득하다.

 

나는 이제

철봉에 메달리지 않아도

이를 악물어야 한다.

 

이를 악물고

당신을 오래 생각하면

 

비 마중 나오듯

서리서리 모여드는

 

당신의 눈동자의 맺음새가 

좋기도 하였다.

그냥 가만히 읽어 본다. 어떤 말도 덧붙이기 힘든 아름답고 슬픈 시.

누군가에게 이런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커다란 욕심이 뭉게 뭉게 피어올라도

정확하게 정의 할수 없는 마음들. 마음들...

아직은 자랑이 될 수 있는 슬픔과 그 슬품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어

아름 다운 저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굳이 아름답지 않아도 괜찮지 않은가?

시가 있고, 당신이 있고, 내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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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문학소녀

    동그란세상님^^

    어쩜 이렇게 제게 위로와 위안이 되는 시를
    올려주셨을까요~!

    늘 부모님께 잘하는 동생이라 그런지
    더욱 마음이 아팠던 것 같아요...
    동생은 힘든 중에도 꼬박꼬박 홀로 계신 울 엄마한테
    영상통화로 큰 조카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엄마 챙기는 일에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맘 착한 동생과 올케가 얼른 마음이 치유되고 회복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이 시를 읽으면서 제 동생의 슬픔을 생각해보면서
    이 시를 지은 시인과 같은 마음이 되어봅니다.

    이렇게 동그란세상님이 올려주신 공감가는 시 한편에
    제 이야기도 털어놓게 되네요.~
    좋은 시 한편에 제 마음이 따뜻해지고, 포근해지는 것 같습니다.~

    새론 한 주도 행복 가득하시고,
    편안한 밤 되세요~동그란세상님^~^

    2022.08.08 21:30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동그란세상

    문학소녀님~~^^
    마음은 전해 지는 모양입니다.ㅎㅎ
    소녀님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위로해 드리고 싶은 마음에 급하게 찾아서 올린 시인데
    알아봐 주시고 위로 받으셨다고 하니 진심 감사드립니다.
    제가 할수 있는 것은 사소하고 작은 것이지만 꼭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또 그런 남동생 분이시니 더 좋은 일들이 생길것을 믿습니다.
    크게 와 닿지 않더라도 저의 믿음입니다.

    남동생가족과 문학소녀님의 가족들이 더 친밀해지고 행복하시길
    기도합니다. 건강한 한 주 보내셔요~~^^

    2022.08.10 15:12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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