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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맥베스

[도서]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맥베스

윌리엄 셰익스피어 저/최영열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문학을 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적어도 일 년에 한 번씩은 셰익스피어를 읽어야 한다던 괴테. 굳이 괴테의 말이 아니더라도 셰익스피어는 읽어야만 하는 작가이다. 그의 4대 비극 중 가장 나중에 쓰였다고 하는 멕베스를 이제야 읽는 부끄러움을 감수한다. 그 부끄러움은 잠깐이므로.

 

세계문학 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최고의 극작가 셰익스피어. 평생 37편의 희곡과 154편의 소네트, 2편의 이야기를 집필했다. 그의 작품 말고 사생활은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옮긴이 공민희는 영국에서 미술관과 박물관 문화유산 관리를 공부했고, 현재는 번역 에이전시에서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책은 시작 부분에 인물 관계도 및 등장인물이 나오고, 5막의 구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완전한 희곡체의 글을 읽는 즐거움과 낯섦을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 황량한 들판에서 천둥 가운데 마녀들로부터 시작되는 내용은 맥베스보다 마녀들의 비중을 더 두는 느낌도 든다. 천둥이 치고 마녀들이 모이는 황량한 들을 지켜보는 관객의 자리에 앉으며 책 속 역할로 들어가 본다.


 


 

별들이여 그 빛을 가려라

내 음흉하고 깊은 욕망이 드러나지 못하도록.

손이 하는 일을 눈이 보지 않아야 해.

그러면 나중엔 보고도 두려워 모른 척하겠지.(p28)

노르웨이 반역 군과의 전투에서 큰 승리를 거두고 돌아오는 멕베스에게 3명의 마녀가 나타난다. 그녀들은 맥베스가 영주가 될 것이며, 왕이 된다고 말한다. 또한 같이 있던 뱅쿼에게는 아들이 왕이 된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맥베스는 혼란스러워진다. 그 혼란은 욕망의 옷을 입기 시작하고, 이어 전령으로부터 자신이 영주가 되었음을 듣자 그 욕망은 맥베스를 집어삼킨다. 충성스럽고 용맹했으며 신의 있던 장군 맥베스는 왕을 죽이고 자신이 왕이 될 것을 결심한다. 그 결심들은 위의 대사처럼 감추고 태연하게 왕을 맞이한다. 그러나 별들이 빛을 가린다고 하더라도 맥베스 자신은 알지 않은가? 자신의 음흉하고 깊은 욕망을. 그 깊은 욕망은 앞으로 맥베스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흥미가 생기고, 긴장감이 몰려온다.

 

밤이면 끔찍한 악몽에 뒤척이겠지. 그럴 바엔 차라리 죽음과 함께 하는 쪽이 나아. 적어도 안식과 평화를 얻을 테니까. 끝없는 무아지경 속에서 거짓말을 해야 하는 마음속 고문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이야. (p79)

욕망은 있으나 왕을 차마 죽이지 못하겠다는 맥베스를 그의 아내가 부추긴다. 아내는 자신의 성을 방문한 왕의 시종들에게 술에 수면제를 타서 먹인다.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맥베스를 부추겨 결국 왕을 살해한다. 왕의 죽음을 본 맥베스는 뒤처리를 깔끔하게 하지 못하고, 돌아서 나온다. 그의 아내는 살해 현장으로 들어가 피 묻은 단검을 수면제에 취해 잠든 시종들의 손에 쥐어 놓고 나온다. 이후 사건은 맥베스와 아내의 계획대로 진행되고, 맥베스는 빠르게 왕의 자리에 앉게 된다. 하지만 맥베스는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면서, 죽음이 차라리 나을 것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마음속에 전갈들이 살고 있는 것 같다고 하면서.

거짓말은 마음속에 고문이 될 수 있을까? 거짓말의 정도와 크기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맥베스처럼 왕을 죽인 것이라면 엄청난 고문이 될 수도 있다. 명예와 신의를 저버릴 정도의 욕망이었다면 맥베스는 왕위에 앉았을 때 기뻐해야 하지 않을까? 자신이 가진 왕위보다 자신의 행위와 잘못 앞에 더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어쩌면 맥베스는 그 정도로 왕위를 원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면서도 왕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는 없었을까? 옳지 않은 방법으로 권력을 잡았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것처럼. 그렇게 보면 맥베스는 심성이 여리고 착한 사람일 수도 있지 않을까 터무니없는 생각을 해본다.

 

이후 맥베스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의 아내는? 정확한 것은 책을 통해 하나하나 따라가보면 좋겠다. 그의 마음속 전갈들도 느껴보고, 마녀들의 예언이 이후에 어떻게 펼쳐지는지도.

부당한 방법으로 욕망을 채운 사람의 심적 갈등과 아픔이 주된 내용인 걸까? 가족들을 남겨두고 떠났던 맥더프의 선택이 옳았던 것일까? 문득 살아가는 이야기에는 옳고 그른 것이 명확하게 몇 개나 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맥베스의 선택은 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선택이지만 이후에도 그는 그런 선택들을 연속적으로 하면서 괴로워한다. 어느 순간, 어느 자리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는 것은 생각보다 큰 용기가 필요한 모양이다.

4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현재까지 읽히는 셰익스피어의 희곡은 이런 생명력 때문이지 않을까? 그 인물들 속에 내가 있고, 주위의 사람들이 있는 그런 관계와 일들이 생소하지도 낯설지도 않다. 누구나 맥베스가 될 수 있으며, 그의 아내도 될 수 있고, 억울하게 죽어간 덩컨 왕이 될 수 있다. 맥베스의 고뇌가 서늘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인간으로서 좀 더 나은 선택으로 자신의 삶에 전갈을 제거하길 바라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이런 선택과 일들로 자신의 삶을 망친 맥베스라는 사람도 있었다고 경계하면서 오늘을 좀 더 사람답게 살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권한다. 자신의 욕망을 여과 없이 바라보며 그 욕망에 먹이를 주지 않는 용기를 갖게 될 테니. 맥베스 장군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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