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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 평전

[도서] 이육사 평전

김희곤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사람에게 선물한 책.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지금이 참 좋았다는 점을 빼고,

일제 강점기와 중국의 잦은 침탈. 세계 경찰국가라고 우기지만 사실은 자국 이익 챙기기가 우선인 미국, 소련이었던 러시아를 포함해서 다른 강대국들을 믿지 말아야 함을 되뇌이게 만드는 책.


  육사는 〈청포도〉를 가장 아끼는 작품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1943년 7월에 경주 남산의 옥룡암으로 요양차 들렀을 때, 먼저 와서 요양하고 있던 이식우李植雨에게 털어놓은 말이다. ...... “내 고장은 조선이고, 청포도는 우리 민족인데, 청포도가 익어가는 것처럼 우리 민족이 익어간다. 그리고 곧 일본도 끝장난다”고 이식우에게 말했다고 한다. 199쪽  
  사실일 겁니다. 그럼에도 '사실일까?'가 궁금합니다. 
우엣든 이 이야기가 기록으로 남겨진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시는 시를 읽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해석과 가치가 달라짐을 떠올려봅니다.



  며칠 지나 육사는 김원봉과 단 둘이 배 위에 올라섰다. 김원봉이 육사를 저울질하는 시간이었다. 이는 결코 우연한 기회가 아니라 김원봉의 계획으로 이루어진 자리였다. 넓은 호수 위에 유유히 노를 젓는 낭만적인 분위기와 다르게, 보트 위의 두 사람은 팽팽한 긴장으로 얽혀 있었을 것이다. 147쪽 
  시인이 테러리스트가 되어야 했던 나라. 그것이 자신의 삶과 가치관을 지킬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떠올립니다.
  1919년이나 1945년이 102년 전이고 76년 밖에 지나지 않았음을 우리는 머릿속에서 지워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같은 글귀를 읽어도 맘이 참으로 아픕니다. 누군가는 의기를 느꼈다고 하겠지만 나라를 지킬 군대가 없고 정치인들은 이미 다 사라졌으니 시인이라도 자기 손으로 무언가를 했어야 했겠지요.
  이 상황이 결코 멀리 있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2021년 5월 한국이 멍하니 가만히 있으면서 그냥 문화대국이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이육사 평전은 선조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대한민국을 문화대국으로 만들어라 그리고 나라를 다시 잃지 마라. 일본이든 중국이든 미국이든 그 어느 나라에게도 잃지 마라. 그렇게 말하고 있지 싶습니다
.


  ‘이육사’는 수인번호 264二六四에서 시작하여 세상에 대한 지독한 냉소가 담긴 肉瀉(고기를 먹고 설사하다)와 강렬한 혁명의지를 드러낸 戮史(역사를 죽이다)를 거치면서 이 모든 뜻을 품어 陸史로 자리 잡은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육사가 ‘육사’외의 필명으로도 활동했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육사는 시 못지않게 시사평론에도 힘을 기울여, 장제스 정책 비판과 중국 농촌의 몰락에서 국제무역주의에 이르기까지 세계정세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주는 비평을 다수 남긴 언론인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때 시사평론에는 대부분 육사가 아닌 '이활'이라는 필명을 사용했다.

264는 알았으나 고기를 먹고 설사하다와 역사를 죽이다 까지는 몰랐습니다.


보병전술에서 특수공작까지 군사훈련을 받은 군인이기도 했다. 단아한 시인으로만 알려진 통념과는 사뭇 다른 사실이다. 간부학교 동기이자 처남인 안병철 역시 육사가 권총명사수였다고 회고한다. 이러한 무인으로서의 기질을 바탕으로 육사는 ...
  문무를 겸비하기는 정말 어려운데 어디서 이런 천재가 나왔을까요?
어떤 피끓는 절절함이 이육사에게 이런 초인적인 일을 하게 만들었을까요?
가슴이 끓어오르는 느낌 후에 그가 테러(?) 또는 영웅적인 전투를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


저자는 이육사가 넓은 범위에서 의열단의 범주에 속할 수는 있지만 의열단원으로 활동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코민테른의) 일국일당주의一國一黨主義에 위반하고 중국에서 조선인 자신이 조선의 혁명사업을 한다는 것은 그의 혁명적 정조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이육사가 김원봉을 비판하며

저자는 육사가 장진홍의거에 직접 개입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근거가 희박함을 지적한다. 육사가 장진홍의거에 대한 혐의로 수감된 것은 사실이나 이는 일제 경찰의 마구잡이식 수사로 육사뿐 아니라 대구에서 활동하던 상당수의 지식인들이 함께 받았던 고통이었다. 당시 육사는 폭탄상자에 적힌 필체가 동생인 이원일의 필체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검거되었다.

  가끔 사실을 얘기하고도 사실이 아닌 자신이 믿는 것을 믿고 싶은 사람들에게 매도 당하는 사람을 볼 때가 있잖아요.
  김원봉과 이육사의 얽히고 설킨 인연이나 김원봉이 했던 일에 대해 새로운 평가와 함께, 정확한 사실 파악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제는 훌륭한 삶을 살았던 선조가 어떤 생각으로 무슨 행동을 했는지 정도는 알아야 하는 2021년의 대한민국이니까요. 픽션이 가미된 영화나 연국이 아니라 제대로 사료에 근거해서 사실을 전달하는 평전을 만난 것 같아, 기쁩니다
.


이번 개정판에서는 육사가 순국한 베이징의 동창후뚱 1호에 일제의 문화특무기관인 동방문화사업위원회가 위치했음을 새롭게 밝힘으로써 육사의 죽음과 일제 기관의 연관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다.
  잘 모르겠고 다른 의견을 듣고 싶은 부분입니다.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종합하고 마지막 판단은 자신의 가치관에 의거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을 떠올립니다.
  우엣든 2021년 4월30일부터 5월2일에 걸쳐, 저는 이육사에 관한 이야기 한 자락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런 시간을 가짐을 기쁘고 마음 아프게 생각합니다.


2010년 푸른역사 풀판사에서 인쇄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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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흙속에저바람속에

    와, 264에 담긴 일차원(?)적인 뜻은 알고 있었으나, 고기를 먹고 설사하다와 역사를 죽이다 라는 어마무시한 의미는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이육사 시인과 그의 시, 그리고 생애까지, 많은 걸 알게 해주셔서 부자의우주님께 감사드립니다! 디데이가 다가오는데 준비 잘 하셔서 첫날부터 소기의 목표를 이루시길 다시 한 번 바라겠습니다. 우엣든, 아자아자.^^

    2021.05.02 10:56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부자의우주

      우엣든 아자아자! 준비와 연습이 좋은 결과를 만든다를 기억하고 도전하겠습니다.
      흙속에저바람속에님 응원 감사합니다. ^^

      2021.05.07 11:10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다재다능하다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나, 그렇게 다가오네요.
    육사라는 뜻이 비장하게 여겨졌는데...

    2021.05.02 20:49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부자의우주

      육사가 여러 갈래를 거쳐 지금의 육사가 되었으니, 바장감이 덜 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다재다능하지만 그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한 한 사람으로도 보입니다.

      2021.05.07 11:11
  • 파워블로그 책찾사

    '테러리스트가 되어야 하는 시인'이라는 문구가 참 인상적입니다. 저도 아직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이육사에 대해서 그다지 많은 것을 알지 못하지만, 최근 의열단 관련 서적들을 읽으면서 언제 기회가 되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더라구요.
    이런 분들이 있기에 오늘의 한국이 있음을 우리는 항시 잊지 않아야 한다는 말 역시 공감이 되네요. ^^

    2021.05.05 10:47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부자의우주

      책찾사님을 통해 다시 만날 이육사를 기대해봅니다.
      이런 분들을 잊지 말자. 참 단순하지만 잊으면 안 될 말씀이지 싶네요.

      2021.05.07 11:13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