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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과학

[도서] 마음의 과학

스티븐 핑커 등저/존 브록만 편/이한음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내 안에 존재하면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게 마음이다. 마음은 어디에 존재하는 것일까? 과학자들이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마음은 가슴에 있는 것 일까? 아님 머릿속에 있는 것 일까? 개인적으론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그게 신체의 무슨 작용에 의해서 생성되는 것인지 하는 것은 신비한 부분으로 남겨두었으면 한다. 하지만 과학자들의 탐구의욕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과학자들은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서 그들 나름대로의 근거를 들어서 그 근본을 파헤쳐야 만이 직성이 풀리는 모양이다. 우리가 마음의 작용으로 생각하는 사랑의 감정이 그저 두뇌 속에서 일어나는 호르몬 작용에 의한 것이며, 그 호르몬의 약효는 100일 이라는 연구결과는 사랑에 생명을 걸었던 많은 사람들의 그 아름다운 애기를 한순간에 쓸모없는 호르몬에 의한 장난으로 격하시켜 버렸다. 이런 사랑에 대한 것은 그냥 우리가 통념에서 알고 있는 것으로 그냥 두었으면 좋았을 것을... 그래서 요즘 젊은이들이 연애를 시작하면 100일을 그리 정성껏 챙기는 모양이다. 그런데 그 사랑의 약효가 과연 100일 일까? 그 뒤에 일어나는 사랑의 관념은 그냥 습관적인 정에 의한다는 과학자들의 논리에 나는 동조할 수 없었다. 사랑은 그렇게 단순히 두뇌 속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작용이라고 해도 그 애틋함과 가슴 아픔, 그리고 그 절절함이 단순히 생리작용의 한 표현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사랑이 주는 기쁨과 슬픔, 그 애절함, 그리고 인구에 회자되는 그 수많은 사랑의 전설들이 그냥 그런 우스갯소리로 전략되는 것은 바라지 않으니 말이다.

 

  이 책 마음의 과학은 엣지 재단소속의 과학자들이 뇌, 기억, 성격, 그리고 행복의 비밀에 관해서 16명의 위대한 석학들의 생각을 모은 책이다. 엣지 재단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주소록을 지니고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이를 이용하는 지식의 전도사 존 브록만이 1996년 창립하였고, 세상을 움직이는 학자, 사업가, 예술가, 기술자들이 모여 학문적 성과를 나누고 지적 탐색을 펼치고 있는 조직이다. 이 책은 그러한 성과물을 집대성한 지식의 엣지시리즈로 존 브록만이 그동안 엣지의 지적 성과를 담은 인터뷰, 기고문, 강연문 등의 글들을 편집하여 마음, 문화, 생명, 우주, 생각의 다섯 분야로 집대성한 것으로 그 첫 번째인 마음에 관한 글들을 모은 책이다.

 

 마음의 과학은 마음이란 무엇이고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일까? 인간의 뇌는 어떻게 작동할까? 정말 태어난 순서가 성격을 결정할까? 알츠하이머병은 치료될 수 있을까? 행복도 유전될 수 있을까?라는 우리가 평소에 가진 의문에 대해 과학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정보처리 장치로서 마음을 규명한 스티븐 핑커, ‘거울뉴런을 뇌 진화의 결정적 요인으로 제시한 라마찬드란, 진화론과 성격 이론을 결합한 프랑크 설로웨이, 전쟁 포로 학대 사례에서 선량한 사람들을 망치는 상황적 요인을 밝혀낸 필립 짐바르도, 뇌를 조종하는 기생생물을 연구한 로버트 새폴스키, 언어 능력이 이성을 만족시키려는 구애를 위해 진화했다고 밝힌 제프리 밀러, 특정 생각과 행동을 관장하는 뇌의 부위들을 생화학 및 생화학 연구를 통해 밝혀내고 있는 스티븐 로즈와 스타니슬라스 드엔, 쌍둥이 4000쌍을 대상으로 유전과 환경이 인간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데이비드 리켄 등이 마음에 관한 사고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최신 연구결과들을 제시한다.

 

  인간의 마음은 어떻게 진화했을까? 노엄 촘스키 이후 가장 뛰어난 언어학자이자 하버드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스티븐 핑커는 인간의 마음을 절묘하게 가공된 복잡한 정보처리 장치에 비유한다. 진짜로 가공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이 식량을 채집하는 과정에서, 특히 동물과 식물,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정복하는 과정에서 직면했던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자연선택에 의해 설계된 연산 기관이라는 의미다. 결국 시기심, 복수심, 심취, 자긍심처럼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감정들도 모두 진화의 산물이다.

 

  캘리포니아대학 교수 V. S. 라마찬드란은 흥미로운 의문을 제기한다. 현생 인류의 뇌는 약 20만 년 전에 현재의 크기, 현재의 지적 능력에 이르렀다. 하지만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속성, 즉 언어의 발명, 도구의 사용, 불의 이용, 예술, 신앙 등은 약 4만 년 전에 갑자기 출현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급격한 문명의 발달에 대한 비밀의 열쇠로 제시한 것이 거울뉴런이다. 거울뉴런은 다른 사람의 경험이나 감정을 관찰자가 곧바로 이해하고 수용하도록 도와주는 신경세포로서 모방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거울뉴런은 자코모 리졸라티, 비토리오 갈라세(Vitorio Gallase), 마르코 이아코보니(Marco Iaccoboni)가 자발적인 행동을 수행하는 원숭이의 뇌영상을 촬영하다가 발견했다. 인간의 뇌가 거울뉴런을 이용하여 모방학습을 하고 마음을 읽는 경이로운 능력을 지닌다는 점을 생각할 때, 도구의 이용, 미술, 수학, 나아가 언어와 같은 것들은 한 곳에서 우연히 발명되어 빠르게 퍼져나갔을 수도 있다. 따라서 언어, 도구의 사용, 미술과 수학 등은 우연히 발명되었다가 거울뉴런으로 인한 모방 학습 덕분에 집단 전체로 빠르게 퍼져나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윈의 성선택 이론을 현대적으로 부활시키는 데 기여한 제프리 밀러는 인간의 마음은 생존 기계가 아니라 구애 기계로서 진화했다고 주장한다. 가령 인간은 왜 그렇게 많은 어휘를 가지고 있을까? 어른은 평균 약 10만 단어를 알고 있는데, 실상 일상 대화에서 쓰는 어휘는 약 5천 개 정도로 제한되어 있다. 어휘의 규모는 지능의 강력한 지표로서 배우자 선택에 활용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는 자주 쓰지 않는 95천 개의 장식용 단어는 구애에 유용하기 때문에 자신이 얼마나 명석한지, 학습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과시하기 위해 사용한다는 것이다.

 

  《마음의 과학에서는 이처럼 진화의 산물로서 마음의 작동 원리를 규명하는 한편, 누구나 궁금해 하는 성격과 재능의 비밀, ‘유전인가 환경인가하는 오래된 논쟁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들을 제시한다. 프랭크 설로웨이가 주장한 태어난 순서가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비롯하여 실제 감옥을 흉내 낸 이른바 스탠퍼드 감옥 실험으로 명성을 떨친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는 2004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의 수감자 학대 사건을 배경으로, 환경이 성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했다. 또한 데이비드 리켄은 쌍둥이 4000쌍을 연구하여 유전이 개인의 적성과 성품, 사회적 태도의 30~70%까지 결정한다는 것을 보여주며 인종차별주의, 생물학적 결정론, 사회진화론을 반대하는 정치적 신념 때문에 과학적 연구 결과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최신 뇌과학의 성과들 역시 마음의 비밀에 근접하게 해준다. 인간의 뇌는 우주에 존재하는 가장 신비로운 사물 중 하나다. 뇌는 어떻게 그토록 많은 것을 학습할 수 있을까? 뇌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뇌를 탐구하면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보다 심오한 의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신경과학자 스타니슬라스 드엔은 인간이 진화의 과정에서 동물보다 훨씬 더 정교한 수 메커니즘을 갖게 되었으며 언어와 기호가 이러한 메커니즘 발달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밝혀내었다. 이 책마음의 과학에서는 그 외에도 인간의 뇌를 조종하는 톡소플라즈마라는 기생생물을 다룬 로버트 새폴스키,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을 규명한 스티븐 로즈, 맹시현상(자극 처리에 대한 의식적 경험은 없지만, 무의식적으로 자극을 처리하는 현상)을 처음으로 규명한 니컬러스 험프리, 신앙과 도덕성의 상관관계를 탐구한 조너선 헤이트 등 각 분야 대가들의 연구 성과가 알기 쉽게 소개되어 있다.

 

  이러한 많은 연구 결과물중 특히나 흥미를 유발하는 것은 거울뉴런의 존재를 밝힌 라마찬트라의 거울 뉴런에 관계된 연구와 인간의 뇌를 조종할 수도 있는 톡소플라즈마라는 기생생물에 관한 연구이다. 거울뉴런의 연구는 인류의 문명의 발달과정에 대한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연구였으며, 또한 전혀 이질적인지역에서의 각기 발달한 각 문명이 공통적인 요소들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한 의문점을 해결해줄 수 있으며, 또한 모방이 곧 발명이라는 논쟁의 당위성을 설명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톡소플라즈마라는 기생생물에 관한 연구는 얼마전 상영한 연가시라는 영화를 떠올리게 했다. 인간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없어 고양이를 통해 행해진 이 연구에 의하면 고양이를 그렇게 두려워하는 쥐가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되면 고양이의 체취를 맡은 쥐는 성적 흥분회로가 발동되어 쥐에 대한 공포심이 사라지고 오히려 친근감을 느끼게 된단다. 더군다나 톡소플라주마에 감염된 인간의 경우, 강한 폭력성과 위험에 대한 인지도가 약화되어, 과속등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가능성이 증대된단다. 그러고 보면 아직 인류가 과학적으로 해결해야할 난제들이 많이 산적해 있는 것 같다.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뉴런등으로 구성된 우리 뇌의 각 부위가 정확히 어떤 일을 수행하는지 아직 제대로 연구되지 않은 시점에서 한낱 미생물인 톡소 플라즈마는 그 신경회로를 지배하여 매개체를 자신의 종족 번식을 위해 원하는 대로 신경을 조정할 수 있다니 말이다.

 

  이렇듯 이 책 마음의 과학은 대가들의 어깨 위에서 마음의 연구와 관련된 학문들을 총체적으로 조망하려는 심리학, 뇌과학, 생물학, 언어학 등의 전공자는 물론, 마음의 실체를 궁금해 하는 모든 인문서 독자에게 친절한 지식의 지도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러한 세부적인 연구결과가 인간의 마음에 대한 확실한 해답을 준다고 해도 그저 과학적인 논리를 들이대지 않은 그저 스스로 통제 불가능한 마음상태를 가지는 것이 더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상의 모든 것을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해결하려고 하는 과학자들의 노고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의 모든 진리가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해결된다고 해도 그 순수한 영역만은 남겨두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렇듯 뇌와 기억, 성격에 관한 연구가 진행된다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약물도 뭐지 않아 출시되는건 아닌가 하는 걱정에 사로잡힌다. 그냥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감과 약물을 통해서 느끼는 행복감이 과연 동일한 것일까? 마약을 통해 느끼는 행복감이 그 약물의 효과가 떨어졌을 때 그에 대한 후유증이 더 큰 것처럼 우리가 일상을 생활하면서 그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우리 자신의 뇌와 마음의 여정을 그대로 인정하고 그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것이 더 인간다운 삶의 모습은 아닐까. 스스로의 삶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자신의 최대 강점이 무엇인지를 알고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자신보다 더 크다고 믿는 무언가를 위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 그리고 그런 길을 충실이 따라가는 것, 그 속에서 삶이 무엇인가에 관한 것을 아는 것, 그것이 모든 과학적인 사고의 접근을 떠나서 우리가 아는 우리마음의 실체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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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우시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없어 애태우고 내 마음을 나도 몰라 답답할때가 많은데 이 리뷰를 읽어보니 마음이라는 것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고, 실체도 없는 것 같습니다. 진화의 산물이며 생화학적 작용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니 신비가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월E라는 만화영화에서처럼 기억도 감정도 조작되어 행복한 뚱보가 되고마는 사람들이 생각나네요.

    2012.12.12 07:41 댓글쓰기
  • Dean

    생각에 관한 생각이라는 책이 생각나네요.. 방향은 약간 다르지만..^^ 뇌과학 관련된 책은 참 흥미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인간이 접근하지 말아야 할 영역에 접근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을 화학물질 적인 것이나 과학적으로 분석하려는 시도는 그리 달갑지 않네요.. 뭐... 어차피..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변화무쌍한 마음을 어찌 하나의 논리로 풀어낼 수 있을까 싶어서요..^^

    2012.12.12 18:11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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