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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

[도서] 구운몽

김만중 저/송성욱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고전이란 누구나 알지만 누구도 읽지 않은 책을 일컫는 말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김만중의 구운몽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소설로써 학창시절 교과서에도 언급되고 시험에도 자주 출제되는 작품이기에 그 내용과 저자에 대해서는 다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원전을 만나본 사람은 많지 않는게 사실이다. 옛글이기도 하지만 그냥 읽어 넘기기에는 작품의 무게와 문체의 심오함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을 만나게 된 계기는 다른 책에 소개된 이유도 있지만, 위의 말처럼 가장 잘 알려진 고전이지만 원전을 접해본 적이 없어서이다. 그저 스토리를 알고 있는 것으로는 그 작품의 내면에 깃들어 있는 진정한 모습을 접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구운몽은 김만중이 평북 서천의 유배지에서 보내고 있을 때 젊어서 홀로된 어머니의 생신을 맞아 어머니를 위로하고 자신의 복잡한 심경을 토로하기 위해 썻다고 한다. 그러니 삶의 무상함이 글의 주제가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성진은 당나라 고승 육관대사의 제자 중 그 총명함이 월등하여 스승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다. 어느날 스승의 심부름으로 간 동정용왕의 수부에서 술을 얻어 마시고 어지러워 연화봉 아래에서 낯을 씻다가 육관대사에게 다녀오던 낭랑 위진의 팔선녀와 잠시 말로 수작을 나누게 된다. 이후 선방으로 돌아온 뒤에도 팔선녀의 미모가 불러온 속세의 욕망이 일어나 괴로워한다. 스승의 질타를 받고 염라대왕 앞에 끌려가니 팔선녀도 불려와 죄를 받고 그들은 세상에 다시 태어나게 된다. 양처사의 집에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뒤 과거에 급제하여 공을 세우고, 역시 죄를 받고 세상에 태어난 팔선녀와 인연을 맺어 두 정실부인과 6명의 첩실을 데리고, 5명의 아들과 3명의 딸을 두고 세상의 부귀를 누리며 살다가 문득 잠이 들었는데 깨어보니 선방이었더라는 것이 이 작품의 전체적인 줄거리이다. 어찌보면 장자의 호접몽을 닮았다. 호접몽에서 장자가 나비가 된 건지, 나비가 장자가 된 건지 모르겠다라고 한 것처럼 성진도 부귀영화를 누린 세상이 꿈인지, 산사에서 수도에 정진하고 있는 것이 꿈인지 모를 정도다. 이 작품을 읽다보면 그 시절 사대부 남성들이 꿈꾸는 최고의 삶이 어떤 것인지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성진의 세상 이름인 양소유는 남들은 전력투구하는 과거도 쉽게 장원급제 하고, 가는 곳마다 그의 잘 생긴 풍채를 사모하는 여인들이 나타나 그와 정분 맺기를 갈구한다. 어디 그것뿐인가. 찬하절색으로 이름난 여인들이 그를 흠모하고, 또한 그를 흠모하는 여인이 다른 천하절색의 여인을 소개해주기도 한다. 거기에다 나라에 위기가 있어 전쟁터에 나가면 때마다 공을 세우고, 돌아와서는 정승으로서 자신의 본분을 다한다. 공주를 비롯하여 2명의 정실과 6명의 첩실을 두었지만, 모든 부인들이 투기나 질투없이 서로 형제의 의를 맺고 일심동체로 양소유를 지극정성으로 섬긴다. 어디 그뿐인가. 모든 처가 고루 한사람의 자녀를 두었고, 5명의 아들과 3명의 여식 중 다섯의 아들은 관직에, 3명의 여식은 좋은 집안에 출가를 시켰다. 사람으로 세상에 태어나 누릴 수 있는 호사 중에 이런 삶이 어디에 있을까.

 

   하지만 이렇듯 누구나 바라는 호사스러운 삶도 성진이 법당에서 잠깐 졸다 만 꿈이었다. 그런데 꿈이었던 아니었던 간에 양소유의 이승에서의 삶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것이 바로 애정문제였다. 과거를 보러가는 길에 하룻밤 정분을 맺은 처자들이 죽기를 각오하고 오로지 양소유 만을 기다린다. 어디 그뿐인가. 8명의 여인 중 어느 누구하나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는 다른 여인들과의 관계에 더 집중한다. 그리고 모두가 다 천하절색이다. 어쩔 수 없이 김만중도 남자인 듯하다. 하지만 꿈에서 깨고 난 이후 모두가 도를 닦기를 게을리 하지 않고 큰 덕을 이루어 하늘로 승천하여 신선이 된다. 이 또한 그 시절의 사회 종교적 배경을 엿볼수 있다. 세상에서 벗어나 신선의 도를 닦으며 무병장수 하는 것, 또한 많은 여인을 거느리고 사는 것, 나라에 큰 공을 세우고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이 그 시절 사대부들의 희망사항이었다. 그건 어쩌면 모든 남성들의 꿈인지도 모른다. 거기에 규방에서만 지내는 여성들이 그들의 미모와 행실로 인해 천하에 이름을 드높인다. 이 또한 규방에서만 지낸 어머님을 위로하기 위한 김만중의 효심의 발로이리라.

 

   예나 지금이나 세상에 인간으로 살면서 누리고 싶은 삶은 똑같다. 하지만 그런 모든 부귀영화가 한바탕 꿈이니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자신이 가진 것이 소중한 줄을 알고 스스로를 정진하여 신선이 되는 삶이라고 김만중은 이야기한다. 시간이 지나고 세상은 바뀌지만 인간의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한 추구하는 바나 원하는 바는 같다. 하지만 한세상 살아가면서 그저 부귀영화만 추구하고 살기에는 삶이 너무 허망하지 않은가. 작품 속의 성진처럼 꿈을 통해서나마 세상의 부귀영화를 맛보았으니, 또한 그 부귀영화의 허망함을 알았으니 도에 정진하여 스스로를 갈고닦음이 마땅하지 않은가.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내가 사는 삶이 어쩌면 한바탕 꿈이 아닌가 하는. 비록 꿈일지라도 성진과 같은 구운몽을 한번 꿔봤으면 좋겠다. ^^ 그럼 나도 세상의 부귀영화를 맛봤으니 오로지 스스로를 갈고 닦는데 정진하지 않겠는가? 그러고 보면 불교에서 최고의 경지가 윤회하는게 아니라 멸()하는 것이라 한다. 즉 세상에서 내 존재자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어떤 모습으로 살던 삶이란 것은 고뇌의 다른 이름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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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초보

    이주의 리뷰... 축하드립니다..
    왕관이 예뼈 보이네요...^^

    2016.06.30 07:0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후안

      감사합니다. 근데 이 왕관 참 낯섭니다. 이 리뷰를 작성하고 나서 글이 너무 형편없는 것 같아 올릴까 말까하고 올렸는데 턱하고 왕관을 쓰게 되네요. 아마도 제가 작심하고 글을 쓰면 글이 무거워져서리 외면을 받고, 가벼운 마음으로 쓰면 이렇듯 선택되는듯 합니다.
      리뷰를 어떻게 써야될지 고민입니다. ^^

      2016.06.30 14:43
  • 파워블로그 샨티샨티

    후안 님 왕관을 쓰셨네요. 잘 니개고 계시나요? 인생의 덧없음을 절감하면서도 영원할 것처럼 여기며 지내는 것은 아닌지 반성합니다. 후안 님 축하합니다. 짝짝짝!!!!!

    2016.06.30 08:20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후안

      감사합니다. 샨티님. 잘 지내고 계시죠. 무엇때문에 그리 바쁜지는 모르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활동이 뜸했습니다. 삶의 연륜이 쌓여갈수록 무상함이 더 크게 와닿는 것은 나이때문인지, 책 때문인지 요즘은 헷갈립니다. ^^

      2016.06.30 14:45
  • 파워블로그 게스

    이주의 리뷰 축하드려요. 저도 썼는데 몰래 썼어요 ㅎㅎ

    2016.06.30 14:50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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