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검은 꽃

[도서] 검은 꽃

김영하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그들은 아주 멀리에서 왔다

김영하 작가님 스스로 '만약 내 소설 중 단 한 권만 읽어야 한다면 바로 <검은 꽃>을 읽으라'고 밝힐 정도로 명실상부 작가 김영하의 대표작인 장편소설인 <검은 꽃>을 읽었다.

이 소설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로 1905년 멕시코 에네켄 농장으로 간 1033명의 한인 이주노동자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려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준비해본 사람이라면 멕시코 애니깽을 시험 문제에서 만난적이 있을 것이다. 애니깽의 실제 이름은 에네켄으로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있는 특산물이고 선인장과에 속하는 식물인데 잎줄기에서 뽑아낸 섬유질을 밧줄의 원료로 사용했다.

넉넉한 임금을 보장해주겠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제물포 항에서 출발해 한달넘게 배를 타고 다시 기차를 갈아타고 또 다시 배를 타고 도착한 한인 이주민들은 (가는 길에 3명이 목숨을 잃고 1명의 생명이 새로 탄생해 총 1031명이 되었다) 농장에 갇혀서 노예처럼 선인장을 하루종일 자르고 다듬어야 했다.

선인장의 가시에 베이고 찔리는 건 다반사요, 할당량을 못채우면 날아오는 채찍질도 피할길이 없어 늘 피투성이가 되어야만 했던 한인 이주민들. 계약한 4년이 지나면 큰 돈을 가지고 고향으로 가리라는 희망이 무색하게 그들은 아주 적은 일당을 받았고 그나마 그 일당도 거의 식비로 지출해야만 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1910년 경술국치로 돌아갈 나라가 없어져 '난민'이 된 이주민들. 먹을 것이 부족해 수박 껍질까지 김치로 담가 먹은 그들이지만 조국에 독립자금을 보내고 독립군을 양성하며 먼 타국에서 조국을 그리워했다.

이 소설에서 멕시코행 배에 오른 사람들은 농민들, 양반, 왕족, 내시, 제대군인, 신부, 무당 등 다양한 계층의 인물들이다. 조선 땅에서는 엄격한 위계 질서 내에서 형성되었던 이들의 관계가 고국 영토를 벗어남과 동시에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왕족여인과 고아청년이 사랑을 나누고, 신부는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되며 제대 군인은 이발사가 된다. 또 어떤 이들은 멕시코 혁명에 휩쓸려 생을 마감한다.

우리는 멕시코로 떠난 이들이 실제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자세히 알지 못한다. 그저 기록으로 남아있는 일부만을 접할 뿐이다. 이 책 역시 <한국인 멕시코 이민사>등 여러가지 기록을 바탕으로 작가가 상상력을 발휘하여 쓴 소설이다.

하지만 어찌됐던 실제 있었던 역사기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소설이기에 김이정과 이연수, 박정훈과 바오로 신부 등 등장 인물들이 더 입체적으로 느껴졌고 그들의 험난한 타국생활에 더없는 연민이 느껴졌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