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을 가장 널리 알려준 작품이 '칼의 노래'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 만큼 김훈의 글솜씨도 잘 녹아들어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신문기자 생활을 했기 때문인지 독자들을 책속에 끌어들여서 몰입도 있는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묘한 힘도 가지고 있는 책입니다. 이순신 장군은 용감한 명장이요, 또 지혜로운 덕장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기에 엄청난 열세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의지와 지혜, 그리고 용기를 최대한 끄집어내어 마침내는 왜군이 조선을 떠나게 만드는데 가장 큰 일조를 하게 되었답니다.
이런 이순신 장군이 없었다면 풍전등화의 조선은 분명 그 종묘와 사직을 지켜낼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한번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내가 만약에 조선시대에 그것도 임진왜란 시대에 살고 있었다면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를 말입니다. 왜군을 피해서 부리나게 깊은 산으로 숨어들지는 않았을까, 아니면 농기구를 들고서라도 왜군에 끝까지 저항하고 있었을까 등등. 어느 나라이건간에 위기는 찾아들기 마련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어떻게 극복하고 또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진일보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칼의 노래'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도 상당하다고 봅니다. 시대만 달랐을 뿐이지 자신의 자리와 위치에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그나라의 미래는 밝은 법이고 또 위기상황이 닥칠수록 똘똘 뭉쳐서 흩어진 모래알이 아닌 하나의 결집된 힘을 보여줄 수 있다면 마지막에는 우리들이 원하는 것을 쟁취할 수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아직 김훈의 책을 한번도 읽지 않은 독자라면 '칼의 노래'를 가장 먼저 만나보세요. 아마도 그렇게 된다면 김훈의 매력에 빠져서 다음 그의 저작을 찾아 읽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