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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각의 여왕

[도서] 소각의 여왕

이유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소각의 여왕

제2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이유 지음

문학동네

 

 어떻게 이 소설을 읽고싶은 책장에 담아놓고, 시립도서관에서 대출하기 위해 이리저리 찾았는지 그 기억조차 가물가물하지만 아무튼 그런 수고 끝에 읽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지난 2010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낯선 아내」가 당선되어 등단한 이유의 장편소설로, 무려 삼 년 만의 수상작이다. 고물상을 운영하는 지창씨와 유품정리사인 그의 딸 해미, 너무나도 낯설고 특이한 두 부녀의 이야기이다.
1톤 트럭을 몰고 고물상을 운영하는 아버지 지창씨를 돕다가 이미 호황기는 오래 전 이야기고 불황이 거득되면서 더욱더 기이하고 처참한 유품정리를 하게되는 해미의 이야기이다.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옥에서의 삶에 더욱 매달릴 수밖에 없는 이 모녀의 삶이 또는 하는 일이 현실에 실제로 존재할까? 하는 의문에서부터,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까지 허구가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접어든다. 누군가 쓸모없어 함부로 버린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생계를 잇는 소중한 수단이 되고 또 그렇게 모여진 것들은 분류작업을 거쳐 쓸모 있는 것들로 새롭게 태어난다. 삶이 나락으로 떨어질수록, 결코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은 꿈은 어째서 더욱 강력히 그 위력을 떨치는 것일까? 이 순환과정 안에는 비참한 세계에 기거하는 부녀의 일상, 그들이 꾸는 꿈의 다소 허황된 속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텅 빈 꿈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버텨갈 수밖에 없는 산다는 일의 슬픔이 비친다. 
해미는 유품정리 일을 하면서, 자살을 계획하고는 사후 자신의 방정리를 부탁하는 청년과 만삭의 몸으로 산달을 앞두고 남편이 남긴 혈흔과 시취를 지워달라는 여자, 죽은 사연과 방법이 알려지지 않은 미스터리한 호텔 투숙객 등 현실 세계의 슬픈 표정을 마주하게 된다. 섬뜩하고 착잡함에 빠져들게 된다. 이 소설을 통하여 작가는 마음이 무너질 것 같은 장면에서도 감정을 충분히 절제하여 이 비참한 세계를 꼼꼼히 직조해냈다고 설명하고 있다.

문학에 대해 문외한인 나로서는 새삼스러운 일이지만, 문학동네소설상은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 날카로운 통찰력과 섬세한 문장으로 사랑받는 은희경의 『새의 선물』, 에너지 넘치는 서사를 통해 ‘이야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내보인 천명관의 『고래』, 신선하고도 불온한 상상력을 뿜어냈던 김언수의 『캐비닛』, 그리고 ‘특촬물’이라는 생소한 제재를 통해 현 젊은 세대의 내면 풍경을 탁월하게 그려낸 이영훈의 『체인지킹의 후예』까지, 언제나 문학의 최전선에서 세계와 인간을 향한 날카롭고도 깊이 있는 시선을 보여주었던 전통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이어진다. 책은 많이 읽고 있지만, 미스터리 같은 장르소설에 국한되어 있는 나로서는 책날개의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리스트를 보면서, 이렇게 수준있는 작품들을 하나 씩 읽어내고 싶다는 꿈을 꾼다.

2016.8.28.(일)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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