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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얼티프리

[도서] 크루얼티프리

린다 뉴베리 저/송은주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영어 ‘Cruelty’는 ‘잔인함, 학대 / 잔학 행위 / 불공평한 일’ 이라는 의미를 가진 명사이다. ‘크루얼티-프리’(Cruelty Free)는 ‘Cruelty’에 자유롭고 풀어준다는 의미의 ‘Free’를 붙여 ‘비인간 동물과 지구에 대한 착취를 피하는 삶’을 말한다. 지구상 생태계의 모든 존재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다. 그들을 친절하고 책임감 있게 대하는 것이다. 즉, 크루얼티프리는 전반적인 생활방식이고, 인식 그 자체이다.

 

비건(Vegan)이 먹는 것에 초점이 있다면 크루얼티프리는 그것보단 좀 더 넓은 개념이라 볼 수 있겠다. 먹고 입고 쓰는 모든 것에서 나타날 수 있고, 사소한 삶의 모습에서 실천할 수 있다. 가령, 고기를 적게 먹거나 동물 복지 고기를 구매하는 것, 비싸더라도 '자연 방사’나 ‘유기농’ 달걀을 선택하고,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은 화장품 등을 고르는 등 동물에게 친절하기로 선택하는 것도 넓은 의미의 크루얼티프리이다. 너무 많은 양의 쓰레기가 생기지 않도록 가급적 물건을 덜 산다거나, 패스트 패션을 멀리하고 불필요한 포장을 거부하는 것, 자원을 재활용 하는 등 지구를 책임감 있게 대하는 것도 포함이다. 집에 정원이 딸려 있다면 야생동물이 언제라도 머물다 갈 수 있는 곳으로 정원을 꾸미는 게 좋다는 저자의 제안은, 좀 놀라웠다. 잔디를 깎고 잡초를 뽑아 깔끔하게 예쁘게 정리된 정원이 야생동물에게는 그다지 좋은 환경이 아니라고는, 나는 전혀 생각해 보지 못했었다.

 

이 책은 소비를 장려하고 부추기는 자본주의에서 대안적인 삶의 방식을 찾도록 도전하기에, 반-자본주의적이기도 하다. 또 동물과 지구를 존중하고 그들에게 친절한 방식으로 사는 것은, 궁극적으로 인간을 존중하고 인간에게 친절한 것과 같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타자에게 학대,착취,잔혹하게 고통을 주는 행위는 결국 인간인 우리를 학대하고 착취하고 잔혹하게 고통을 주는 것과 다름이 없다. 크루얼티적인 행동이 불러오는 기후 재앙은 가장 취약한 이들을 희생자로 삼고, 인간의 탐욕 때문에 타자를 희생 시키는 게 결국 인간을 떠받친 세상의 토대까지 뜯어먹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나에게는 상당히 도전적이고, 인식에 균열을 가져오는 부담스러운 책인 것만은 분명했다. 그래서 책을 배송 받은 이후에도 한동안 펼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렇게 살아내지 못할 나 스스로를 또 얼마나 질책할지 두려웠기 때문에.. 그러나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크루얼티프리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구나, 사소한 관심과 실천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구나, 를 느껴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동시에 타인의 실천과 의지가 불완전할지라도 비난하지 않을 것을, 응원하고 격려해 줄 것을 다짐했다. 저자의 말대로, 완벽하게 해내지 못할 것 같아서 애초에 시작조차 않는 것보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조금씩 행동하는 편이 더 나으니 말이다.

 

#크루얼티프리 #사계절출판사 #린다뉴베리 #송은주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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