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도 모르고 힐링하려고 덤볐다가 반은 힐링했지만 반은 읽느라 고생한 책.
막 수월하게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은 아니다. 한단어 한단어, 한문장 한문장 천천히 곱씹어가면서 읽어야 하는 책이다. 풍경묘사 하는 부분은 그림 보듯이 술술 읽히는데 작가의 사상과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늘어놓는 부분들은 속도가 더딜 수 밖에 없었다. 힘들긴 해도 어쩜 한문장 한문장 버릴 게 하나 없이 이렇게 정성들여 잘 썼는지 경이로운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쓰여진 시대와 지금은 시간적으로는 너무 다른데 작가를 통해서 사람 사는 이야기, 세상 돌아가는 원리는 그때나 지금이나 하나도 다름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작가의 생각들을 듣고 있자면 너무 공감되고, 속시원해지기도 하고...
특히 월든 호숫가의 풍경을 계절에 따라 디테일하게 묘사하는 부분은 정말 놀랍다. 간절하게 나도 그곳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가 묘사하는 빛, 색, 냄새까지 다 느껴지는 것 같았다. 어려운 부분은 어려워도 정말 풍경묘사 한번 시작되면 힐링 제대로 되는 책이다. 나중에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 그래도 꼼꼼히 읽었으니 다음번에는 좀 더 수월하게 읽히길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