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만에 끝냈다. 잘 읽었다. 글쎄, <전쟁과 평화>를 마치고 멘탈이 거의 나가있었고 토하기 직전 상태였던지라 또 다른 러시아 대문호의 책을 바로 시작하는 게 미친짓은 아닌지 고민을 많이 했지만 '죄와 벌'은 오래전부터 궁금해오던 책이라 그냥 바로 시작해버렸다. 와우 기대 이상이었다. 번역가 스타일 덕분인건가? 마치 현대 범죄심리 스릴러 읽듯이 술술 읽혔고, <전쟁과 평화>로 지친 멘탈을 이 책으로 힐링하는 기분이었다. ㅋ 도스토... 이 분의 작품은 이 책이 처음이다. 톨스토이만큼이나 러시아의 대문호인지라 어찌나 겁을 먹었던지, 이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읽을 줄은... 이 책과 함께 주문한 <카라마조프 형제들>은 어떨지 감이 안잡히지만(<죄와 벌>과는 난이도의 차원이 다르려나?) 같은 번역가의 책이니 가독성을 기대해본다.
난 가장 흥미로웠던 캐릭터가 루쥔과 스비드리가일로프였다. 특히 루쥔은 진짜 세상 뭐 이런 찌질하고, 비열하고, 치졸하고, 응큼한 넘이 다 있는지 ㅋ 특히 소냐에게 도둑 누명을 뒤집어씌우며 한바탕 연극을 하며 입담좋게 주저리 늘어놓는 대사들을 읽고있자면 진짜 기가차고 한심해서 읽다가 피식 웃음이 나온다. 암튼 모든 인물들이 성격이 참 다양하고 분명해서 캐릭터만으로도 흥미로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