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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rothers Karamazov: A Novel in Four Parts and an Epilogue

[직수입양서] The Brothers Karamazov: A Novel in Four Parts and an Epilogue

Fyodor Dostoyevsky, David McDuff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죄와 벌>과는 난이도 차이가 있다. 죄와 벌은 현대소설과 크게 차이를 못느낄 정도라면 이 책은 찐고전다운 난이도를 가지고 있다. 문장 호흡이 꽤 길고 한없이 꼬이고 꼬인 문체. 집중하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하지만 캐릭터들이 워낙 강렬하고 내용이 재미있긴 하다. 

 

무교인 내 입장에서는 종교 파트를 읽는 것은 고역이었고, 엄청난 끈기가 필요했다. 그 중 궤변으로 들리는 부분들이 많아서 반감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문학작품으로서 읽고 있기는 하지만 끝도없는 설교를 듣고 있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읽다보면 감동적이고 교훈적인 부분들도 많아서 (인간의 삶의 자세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종교파트만 놓고 보더라도 읽어볼 가치는 있었다. 하지만 교훈적이라는 것도 종교적보다는 도덕적 측면에서 그렇다고 봐야 할 듯 하다. 순전히 종교적 설교만 놓고 본다면 나한텐 궤변으로 들리는 부분이 더 많은 게 사실. 종교와 윤리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해도, 도덕심이란 게 신을 믿는 자에게만 있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또한 죄지은 자가 있다면 그로 인해 고통 받은 자가 있기 마련인데, 종교는 너무 죄지은 자의 참회와 용서, 갱생에만 초점을 맞춰 설교를 한다. 죄지은 자가 참회하고 양심의 가책으로 고통받으면 모든 게 다 해소되는 것인양 무슨 우화처럼 훈훈한 마무리의 전개가 되는데... 이런 걸 볼 때마다 <밀양>이 생각난다. 죄지은 자를 내가 용서하지 않았는데 감히 누가 용서한단 말인가. 죄지은 자와 신과 그 매개자의 잔치도 아니고 이건 뭐 자기들끼리 죄짓고 용서하고, 자비 주고받고 다 하는 시츄에이션. 무엇보다 전체적으로 신을 믿는 자는 무신론자보다 영적으로 우월하다는 듯한 관점은 참 헛웃음 나오게 만든다. 

 

드미트리든, 카테리나든 누구든... 속은 그렇게 떳떳하지 않으면서 온갖 궤변(I am a scoundrel, but not a thief.)을 늘어놓으며 자기들은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굳게 믿는 상류층 인간들의 특성을 잘 표현했다. 인간 내면의 모순과 어두운 면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리얼하게 묘사하는 필력은 정말 도스...가 최고인 듯.  이 작품을 예찬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인생이 이 책에 모두 담겨있다'라고 하는데 그걸 알기 위해 견뎌야하는 온갖 장광설과 군더더기와 호흡곤란 유발하는 만연체가 너무도 어마어마했다. 지금까지 읽은 고전 중 장광설은 이게 최고인 듯. '뭐 하나 얘기해줄게' 하더니 그 앞에 쓸데없는 군더더기를 반페이지나 늘어놓는데 정말 미쳐버림. ㅋ 

고전들의 특징인 만연체 장광설 그리고 과장법 이 모든 요소들이 극대화된 총체라고 보면 될 듯. 연극조, 신파의 극치를 보여준다. 내 스타일 진짜 아님. 근데 이런 맛에 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 듯. 나는 한 문장도 빼놓지 않고 반드시 정독을 하는 사람이고 그 지긋지긋한 <전쟁과 평화>도 기어이 꾸역꾸역 정독을 한 사람이지만, 이 책은 장광설을 정독을 했다가는 성격 버릴 듯 싶어 몇페이지 정도는 속독으로 해치워버릴 수 밖에 없었다. 죄와 벌을 먼저 읽길 천만다행. 카라마조프를 먼저 읽었으면 죄와 벌은 그냥 포기했을 듯. 

 

얘기해놓고 보니 리뷰가 너무 부정적으로 가버린 것 같은데 이럴 의도는 아니었음. 작품성은 나같은 사람이 감히 논할 수 없을만큼 훌륭한 건 당연 인정! 견딜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면 좋을 훌륭한 명작이라는 말로 마무리하겠다. 

 

그건 그렇고 표도르 파블로비치 카라마조프는 정말 개**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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