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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 붉은 끝동 2

[도서] 옷소매 붉은 끝동 2

강미강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스포일러 포함*

 

 

드디어 세손이 왕으로 등극했다. 이제부터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나 싶을 정도로 남은 이야기가 한참인데 드라마는 고작 5회분이 남은 상황. 사극 시즌제를 들어본 적도 없고 이 드라마의 경우도 원래 16부작에서 1부가 추가되어 총 17부작이라고만 이야기를 들은 터라 앞으로 남은 이야기가 어디까지 진행될지 궁금하기 짝이없다. 한편으론 홍덕로의 여동생이 후궁으로 입궁했다가 금새 죽어버리면서 덕로도 쇠락의 길로 접어들고 새 후궁 이야기며 덕임이 후궁이 되는 이야기, 왕과 덕임 사이의 아기들이 태어났다가 죽는 이야기들까지..... 길이로보면 한참 남은 이야기가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정리될지 기대가 되기도 했다. 끝나는 날이 다가오는 것이 아쉬운 드라마 이야기는 살짝 접어두고 본방사수중인 드라마만큼 재미난 원작 소설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2부 왕과 궁녀

"날 연모하지 않는다 해도, 너는 내 것이다" p194

 

 

1권 끝에 덕임은 궁에서 내쳐졌다. 그래도 왕은 사랑하는 여인을 멀리 내치진 못했다. 자신의 이복형제인 현록대부(은언군)의 집으로 보내 여전히 궁녀인채로 살게 한다. 이곳에서 덕임은 몸도 마음도 가장 여유롭게 지내게 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곧 입궁통보를 받게 된다. 역사적으로보면 은언군과 완풍군 또한 훗날 정치적으로 휘말리게 되므로 왕족의 삶이란 왕의 목숨만큼이나 위태로와 그 삶이 마냥 부럽지만은 않다. 잠깐의 궁 밖 생활로 얻은 또다른 이익은 왕의 할미인 의열궁을 모셨던 늙은 궁녀 연애에게서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는 것. 슬프게도 다정했던 노상궁의 결말은 편하지 못했지만.

 

 

드라마에서는 츤데레의 매력이 넘치던 세손도 왕이 되면 원작 소설 속 왕처럼 못된 남자로 변해버릴까. 덕임이 다시 입궁하면서 배치된 곳은 대전인 아닌 새 후궁전이었다. 화빈으로 봉해진 경수궁 윤씨와 그녀가 사가에서 데려온 본방나인들은 하나같이 옹졸하고 경박스러워 딱 봐도 곧 사달이 날 판이었다. 방중술에, 무논리에 툭하면 궁궐규범을 어기기 일쑤였고 덕임이를 괴롭히기 위해 세상에 태어난 것마냥 모사를 꾸미느라 바빴다. 2권의 책 내용 중 개인적으로는 가장 고구마 구간이라 생각되는 시절이다.

 

 

그러다가 드디어 그날이 왔다. 계속 덕임이가 당하기만 하는 꼴을 보다가 이 대목에서 큰 웃음이 터져버렸다.

 

 

"싹 다 벗겨서 들여보내야 된다는군!"

"애를 알몸으로 들이라고요?"

"법도가 그렇다대." (p188)

 

 

클레오파트라도 아니고 상궁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상의하는 장면이 그려져 그만 웃고 말았다.

 

 

3부 왕과 후궁

"진실로 신첩을 아끼신다면, 다음 생에선 알아보시더라도 모른 척 옷깃만 스치고 지나가소서" p403

 

 

달콤하면서도 그 끝을 알기에 애달픈 구간인 3부에서 덕임이는 후궁이된다. 하지만 앞선 두 후궁과 달리 '빈'이 아닌 정5품 궁녀인 '상의'의 첩지를 받게 된다. 물론 나중에는 '의빈'으로 봉해지지만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대우가 참 박하다 싶다.

 

"복을 아낀다"는 그 말 아래 숨겨진 뜻도 잘 알겠으나 가난한 덕임의 가족들이 입에 풀칠할 방도조차 끊어버린 건 참 야박하다 왕이 슬쩍 미워졌다. 사랑한다면 좀 더 믿어줘도 되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꼬장꼬장하고 도덕적인 왕에게 그 일은 참 어려운 일이겠구나 또 이해가 되고 만다.

 

역사적 인물이지만 내뱉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는 작가의 머릿 속에서 나온 창작의 산물인데도 마치 눈 앞에 살아 숨쉬는 것처럼 주인공들의 마음이 잘 이해된다. 덕임의 죽음도 슬펐으나 그만큼이나 슬프고 놀라웠던 건 영희의 죽음이었다. 애초에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삶이 아닌 궁녀로 입궁하여 마지막 선택만큼은 목숨과 바꾸더라도 자신의 의지대로 한 영희를 대단하다고 여겨야할지 미련하다고 여겨야할지 몰라 해당 페이지에서 한참을 머물러 있었다.

 

 

등장인물간의 케미가 너무 좋아 한 명, 한 명에게 애정을 쏟게 만드는 소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역사적 인물, 역사적 사실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큰 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야기다. 의빈의 죽음은 바꿀 수 없지만 그녀가 마지막으로 왕에게 내뱉은 유언은 심장에 꽂힌 칼날처럼 절절하다. 의빈은 알았던 걸까. 그녀와 자식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풀고 사주한 자들을 처단할 기회가 온다고 해도 왕이 나서지 않을 것을. 너무 의외였다. 그렇게 사랑했음에도 불구하고 죽은 여인과 자식은 어쩔 수 없다니. 어차피 살아 돌아오지 않으므로 실속을 차리는 편이 낫다니. 게다가 삼년 상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죽은 의빈이 아직 궐 안에 있음에도 후궁 간택령이 떨어진 것은 또 어찌 이해해야하는 것일까.

 

 

궁녀의 삶도 후궁의 삶도 읽는 입장에선 하나같이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이 소설은 정조와 의빈 성씨가 주인공인 둘의 역사 로맨스 픽션이다. 그점을 잊고 또 속상해하고 말았다. 그만큼 이야기속 주인들에게 애정을 쏟고 만 것이다.

 

 

드라마의 후반 내용이 책과 내용면에서, 길이면에서 같을 지 알 수 없다. 다르면 다른대로, 같으면 같은대로 그 재미는 톡톡할 것이다. 2021년 읽은 그 어떤 소설보다 재미났던 옷소매 붉은 끝동은 드라마도 원작소설도 둘 다 10점 만점에 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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