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선택한 이유
베스트셀러였던 '정의란 무엇인가'를 생각없이 산 적이 있었다. 그리고 아직까지 펼쳐보지 않고 있다는 부끄러운 이야기도 같이 적는다. 그러던 중에 또 다시 '~란 무엇인가'라는 책들을 보다가 이 책이 보였다. 단순히 말하면 '~란 무엇인가'라는 책 제목이니 적어도 믿을만한 이야기를 하겠거니 하고, 기회가 닿아서 읽게 되었다.
◎ 철학서는 두 종류라고 한다
철학서는 두 종류라고 한다. 여기서 '~라고 한다'라고 한 것은 내가 정의내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은연 중에 알리기 위해서다. 이 책에서 말한 내용이다. 어떠한 주제에 대하여 찬반 의견을 골고루 소개하고 책 자체는 중립을 지키는 유형, 어떤 주제에 대하여 찬반 의견을 설명하고 저자의 의견을 주장하는 유형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은 후자라고 했다. 전자인 책도 몇 개 읽어본 게 없는 나로서는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 말대로 책은 자신의 주장을 마음껏 이야기했다.
◎ 죽음, 영혼, 나
이 책이 죽음이다보니 소책자로 다루는 소재소재하나 쉬운 소재가 아니다. 죽음에 대한 정의를 이어가면서 육체적 죽음과 영혼적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책에서는 육체적 죽음의 관점을 따르고, 영혼의 존재를 부정한다. 가장 읽으며 머리 속이 하얗게 된 것은 '육체적 죽음이 정신적 죽음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라는 것이었다. 철학적 사고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문화 보편 혹은 내가 살아오는 과정 상에 얻은 일반적인 '견해와 믿음'으로만 넘어갔던 이야기들을 하였다. 이 중 몇 이야기는 '이성적으로 비판'하고자도 시도했고, 이 중 몇 이야기는 '감성적으로 무시'하고자도 했다. 책에서도 그런 반응을 예상했는지, 단순히 마음이 편하다고 자신의 관점을 선택하지 말라고 되어있다. 그렇지만 책을 읽은 아직까지도 나는 이성적 비판에는 성공하지 못 했으나, 영혼의 존재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도 듣고 싶어졌다.
그리고 '죽음'을 정의하기 위해서는 '나'가 죽어야한다. 그런 '나'의 정의까지 이어지고, 이런 정의로 인해 영생이 행복한가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거기에 또 다시 행복과 자살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지고.
◎ 읽는 데 시간이 많이 들었다.
이 책을 e-book으로 읽었기에 책 자체의 분량은 가늠이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나에게 체감적으로 이 책이 던지는 질문과 주장이 너무나도 무거웠고, 머리 속을 긁고 두드리는 이야기들이었다. 그 탓에 책을 읽는 동안 오랜 시간 걸렸지만, 이상하게 계속 책에 다시 눈을 돌렸다. 언젠가는 생각해봐야할, 죽음을 피할 방법이 전무한 상황에서, 한 번은 겪게될 '죽음'에 대한 이야기였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