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는 왜 옴진리교의 사린가스 테러를 소설로 쓰기에 앞서 다큐멘터리 풍의 리포트로 썼을까? <언더그라운드>나<약속된 장소에서>를 읽어보면 해답이 슬쩍 드러난다. 그가 취재한 숱한 ‘개인’들은 이미 소설이란 형식으로도 묶을 수 없는 엄청난 세부를 지니고 있었다. 하루키는 그들 모두를 소품처럼 모으고 엮어 연합된 소설을 쓸 수 있었겠지만, 굳이 그러진 않았다. 하루키와 개인들이 맺은 숱한 관계는 그것 하나하나가 고유하고 온전했기 때문에.
‘안녕 달빛요정’은 글쓴이 스크루지와 달빛요정역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