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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기다려 줘!

[도서] 잠깐만 기다려 줘!

브리타 테켄트럽 글그림/김서정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혹시 밤 산책을 해본 적이 있나요?

전 밤 산책은 혼자보다는 둘이 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저처럼 그런 밤 산책의 묘미를 알고 있는 것 같은 고슴도치 두 마리가 산책을 나온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이 산책을 마다할 이유가 전혀 아니 오히려 반가워할 수 밖에 없겠지요.

자, 이제부터 큰 고슴도치와 작은 고슴도치의 밤 산책을 방해하지 않게 조심하면서 따라가 보려고 해요.


 

해가 하늘 나지막이 걸려 있고, 저무는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비쳐 드는 늦은 오후.

집으로 가던 작은 고슴도치가 큰 고슴도치를 불러 세웁니다.

"잠깐만 기다려 줘, 큰 고슴도치야!"

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같이 기다려 달라는 작은 고슴도치의 부탁대로 둘은 오래오래 앉아 기다리지요.

그리고 해가 하나도 보이지 않게 되자 큰 고슴도치가 말합니다.

"이제 갈까, 작은 고슴도치야? 늦었어."


 

둘은 다시 걷기 시작하는데요.

얼마 되지도 않아 작은 고슴도치는 큰 고슴도치를 불러 세우네요.

이번에는 달이 떠오를 때까지 기다리자고 말이에요.

이번에도 큰 고슴도치는 작은 고슴도치와 함께 달이 떠올라 하늘 여행을 시작할 때까지 기다려 줍니다.


 

이러다 어느 세월에 집에 가는 걸까요? ^^;;

그 뒤로도 큰 고슴도치와 작은 고슴도치는 들판의 달콤한 풀꽃 향기를 맡고, 부엉이 소리에 이끌려 부엉이를 보러 가기도 하지요.

또 구름이 덮은 달이 다시 환히 비칠 때까지 기다리고, 물고기들이랑 개구리한테 일일이 잘 자라는 인사를 하고, 개구리들의 노랫소리를 한참 듣고도 서두르는 기색이라곤 하나도 보이지 않네요.

어느 순간 작은 고슴도치는 예쁘게 반짝이는 반딧불이와 술래잡기 하는 데 온통 마음을 빼앗겨 큰 고슴도치를 내버려둔 채 정신없이 뛰어가 버립니다.

지금까지 '잠깐 기다려'라는 문장이 작은 고슴도치의 것이었다면 드디어 상황이 역전되어 큰 고슴도치의 문장이 되는 장면에서 저는 마음이 뭉클했어요.

멀어져가는 작은 고슴도치를 보는 큰 고슴도치의 모습에서 아이의 성장과 독립을 보는 양육자의 마음이 느껴졌거든요.



 

 

밤마다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깨어서 세상을 보고 싶고 놀고 싶어 갖은 핑계를 대며 최대한 잠을 미루는 아이들 그 자체인 작은 고슴도치.

그래서인지 아이들도 금세 작은 고슴도치에게 홀딱 빠져들더군요.

그렇게 아이들은 작은 고슴도치가 되어 아름답고 신비로운 밤 산책을 시작합니다.

작은 고슴도치가 처음으로 큰 고슴도치에게 '잠깐만 기다려 줘!'라고 말한 처음을 제외하고는 둘은 언제나 같은 페이지에 있거나 작은 고슴도치가 큰 고슴도치 앞에 자리하는데요.

아이 앞에 앞장서서 마음대로 아이를 끌고 다니는 게 아니라 아이 곁에서 때로는 아이 뒤에서 기다리고 따라가는 큰 고슴도치를 보며 참 많은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더군요.

산책 코스를, 삶의 방향을 작은 고슴도치 스스로 주도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앞이 아닌 옆이나 뒤에서 함께 걸어주고 쉼이 필요한 순간에는 품어주는 그 마음이 참 소중하고 고마웠거든요.

작은 고슴도치를 대하는 큰 고슴도치의 다정한 존중과 배려가, 자연을 대하는 작은 고슴도치의 호기심 가득한 설렘과 감동이 함께 올려다본 밤하늘 별처럼 아름답게 반짝이는 그림책 <잠깐만 기다려 줘!>

아름다운 기다림과 함께 나누는 환상적인 밤의 풍경 그리고 달콤하고 포근한 잠이 우리를 불러세웁니다.

"잠깐만 기다려 줘!"라고 말이에요.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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