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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호소의 말들

[도서] 어떤 호소의 말들

최은숙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어떤 호소의 말들>의 저자인 최은숙은 2002년부터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으로 일하고 있다. 인권위원회 조사관으로 일하면서 보고 듣고, 겪은 일들을 <어떤 호소의 말들>에 담았다. <어떤 호소의 말들>1어떤 호소의 말들’, 2고작 이만큼의 다정으로 나누어져 있다.

 

인권위원회에는 인권 침해에 관련된 사건들을 다룬다. 피해 당사자가 아니라도 명백한 인권 침해가 일어나고 있다고 판단되면 누구나 진정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내심 바란 것은 억울한 이들이 인권위원회를 통해 결백을 밝히는 해피엔딩이었지만 모든 사건이 그렇게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인권위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권고일 뿐이기에 우리가 바라는 그런 통쾌함은 안타깝게도 책에 별로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더 많다고 여겨진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고, 인권의 사각지대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그러한 관심이 여론이 되고, 세상을 바꿔나가는 힘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조사관들이 일 년에 한 사람당 200건 넘는 사건을 배당받으며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그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힘은, 그렇게 해서 누군가의 억울한 일이 알려지고, 세상이 조금씩 바뀌어 나가기 때문일 것이다. 접수되는 모든 일을 다 해피엔딩으로 종결할 수 없을지라도 그들의 노력이 의미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59) 불행한 일이지만 인권은 언제나 피해자들을 밟고 앞으로 나아간다. 큰 사건이 터진 후에 뒤늦게 여기저기서 대책들이 줄줄이 발표된다. 대부분의 대책들은 헛발질로 끝나지만 개중에 어떤 대책은 그 나름의 힘을 발휘하여 시간과 함께 그 분야의 인권을 개선하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이런 작은 변화가 사람들을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의 원천이 된다.

 

사람마다 느끼는 차별의 정도는 아마도 다를 것이다. 여성과 남성이 다를 것이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배운 자와 못 배운 자, 권력이 있는 자와 없는 자,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느끼는 차별의 정도가 절대로 같을 수 없다. 살면서 나는 차별같은 걸 별로 느껴본 적이 없다면 운이 좋은 편에 속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세상에 차별이 없다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며, 차별을 없애려는 노력에 소홀해서도 안 될 것이다. 그 누군가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차별을 느끼지 않는 세상이 올 때까지 말이다.

 

(50-51) 잔인한 고문을 행하거나 진실을 조작해 무고한 유학생을 간첩으로 만드는 것 같은 고의와 악의가 있는 인권침해 사건들도 많지만, 그런 고의나 악의만이 인권침해 피해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사실 갈수록 무관심과 관행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인권침해가 더 늘어나고 있다.

 

책을 읽으며 뉴스에서 봤던 많은 사건들이 뇌리를 스쳐갔다. 뉴스를 볼 때는 저러면 안 되는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뉴스를 끄고 나면 더 이상 그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우리들 모두가 억울한 피해자들을 만드는 데 일조한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우리들 모두는 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는 걸 늘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33)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하면 매시간 속보가 뜨고,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며 떠들썩한 말잔치가 벌어지고,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지만 피해자들은 덩그러니 홀로 남겨졌다. 연극이 끝난 무대 위 소품처럼. 관객들은 집으로 돌아갔고, 무대는 어둠에 잠겼다.

 

억울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일, 그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어떤 호소의 말들>을 통해 인권위원회 조사관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었고, 국가인권위원회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되었다. 이 책이 우리 주변의 약자들을 돌아보고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어떤호소의말들 #최은숙 #창비 #차별 #인권 #국가인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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