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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혁명

[도서] 식물 혁명

스테파노 만쿠소 저/김현주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식물 혁명               -스테파노 만쿠소<동아엠앤비>





 이 책이 나를 사로잡았던 이유는,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이 마치 뇌가 있는 동물처럼 모방도 하고 환경을 이용하기도 하고 빠르게 적응한다는 구절을 보고 나의 고정관념이 깨졌기 때문이다. 미모사는 외부로부터 어떤 자극을 받으면(예를 들어 사람이 건드릴 때) 매우 품위 있는 동작으로 섬세하게 잎을 닫는다. 그런데 미모사가 같은 특성의 자극을 반복적으로 받으면 어느 순간 이에 크게 반응하고 이후의 모든 자극은 완전히 무시했다. 미모사가 어떤 기억의 형태를 갖고 있지 않다면 어떻게 계속되는 충격에 적응할 수 있었을까?
 나의 고정관념이 와장창 깨지는 소리가 들리면서 과연 이 책 속에 나의 고정관념을 와장창 깨뜨려 줄 거 같은 식물의 색다른 모습들이 기대가 되었다. 내 머릿속의 새로운 시냅스가 무한정 늘어나게 하는 것들이 많이 있을 거 같은 기대감으로 이 책을 들었다.





 우리는 흔히 뇌사상태에 빠진 사람을 ‘식물인간’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식물을 이동할 수 없고 움직일 수 없지만 생명이 있는 상태라고 인식한다. 우리의 시각에서 식물은 두뇌가 없기에 생각을 할 수 없고 움직일 수 없기에 수동적이라고 생각한다. 그 수동성 때문에 우리는 식물을 우리보다 열성으로 인식한다. 단지 우리와 다른 시스템을 갖고 있는 것임에도 말이다.

 저자는 동물과 다른 시스템을 갖고 있는 식물들을 분석하고 연구하면서 우리가 결코 우월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다. 





“식물의 왕국도 우리가 따라 할 만한 이유가 충분한 것들이 무수히 많다. 식물은 에너지를 아주 조금 소모하면서 수동적으로 움직이고 표준율에 따라 ‘건설’되며 견고하고 분산적인 지능을 갖고 있고(동물의 중앙 집중적인 지능과 반대된다) 콜로니 같은 집단 서식 형태를 취한다. 견고하고 에너지 자급이 가능하고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설계하고 싶다면, 지구상에서 식물보다 더 큰 영감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본문 41쪽




 솔방울은 비가 오면 씨앗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솔방울의 잎을 천천히 닫고 화창한 날에는 자신의 씨를 멀리 보내기 위해서 솔방울 잎을 활짝 연다. 칠레의 온대 활엽수림에서 매우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칡과의 식물인 ‘보퀼라 트리폴리아타’는 놀라운 위장술을 갖고 있다. 보퀼라 트리폴리아타가 나무의 잎들을 자신이 자라는 모든 관목, 즉 각 ‘숙주’의 종에 맞춰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게 모방한다.
 왜 단풍나무들이 빨강, 노랑, 주황색의 독특한 가을 색을 보여주는지 아는가? 공작이 꼬리로 자신을 더 멋있게 보이려고 과시하는 것과 비슷하다. 나무 역시 가을 동안 서식지를 옮기는 진딧물에게 자신은 이 정도의 힘과 기운이 있으니 조금 더 살기 좋은 다른 곳을 찾아가라는 메시지인 것이다.




“현재까지도 미모사 같은 식물의 빠른 움직임을 처음 마주한 사람이 놀라움과 흥미를 느끼는 것 자체가 부동성을 식물과 동물을 구분하는 기본적인 특징이라 확신하는 증거다.”      -본문 91쪽




 움직일 수 없는 생명체로 늘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식물의 중요성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다. 인간의 주식의 70%는 식물에서 나온다. 밀, 쌀이 그 예이다. 만약 밀과 쌀을 생산할 수 없는 날이 온다면? 동물의 주식 또한 식물이다. 먹이사슬의 가장 하위 단계인 식물이 없다면 그 어떤 동물도 생존할 수가 없다. 인간과 동물보다도 가장 오랫동안 지구상에 존재했던 것 또한 식물이다. 그것만으로도 식물은 어떤 환경에도 적응하여 살아갈 수 있는 유전자가 내제되어 있는 것이다. 식물은 분산형 시스템이다. 뇌나 심장이 있지 않다. 어느 한 잎이 제거된다 하더라도 생존의 위협이 되지 않는다. 그런 시스템은 에너지를 적게 소모할 수 있으며 어떤 환경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다.





 식물의 모양을 본떠서 건축에 응용한 경우도 있다. 식물은 모듈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무의 나이테처럼 똑같은 모양이 계속해서 만들어져서 식물을 구성한다. 건축가 살레 마소미는 잎차례 방식을 모방하여 마소미 타워를 건축했고 정원사 조셉 팩스턴은 연꽃의 아랫면 구조를 보고 만국박람회장을 모듈구조로 가장 크고 빠르게 만들었다. 와카 워터는 에티오피아 토종 거대 무화과에서 영감을 얻었다.




 영화 <마션>에서 맷 데이먼은 화성에서 감자를 재배하여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다.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 식물을 성공적으로 재배하는 일은 우리가 그곳에서 삶의 터전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 상당한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아주 중요하다. 왜냐하면 식물은 우리 식량의 공급원으로서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식물에 대한 아주 흥미로운 사실들과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식물의 대단한 능력을 보여준다. 우리가 흔히 보는 것에 새로운 생각과 관점을 가지는 것은 정말 재미있고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식물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가짐으로써 내가 가지고 있던 식물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고 인간과 동물의 우월적인 시각에서 바라보았던 나의 어리석은 생각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모든 사물과 생명체를 볼 때 무의식적으로 인간의 관점으로 파악하고 인지함이 얼마나 몽매하고 무지한 생각인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지루하지 않게 컬러 사진들과 사례들을 제시하였고 종이 질 또한 잡지처럼 매끈하고 좋았다. 또한 이탈리아 피렌체 대학의 교수인 저자는 다소 학술적이고 전문적일 수 있는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저자 특유의 유머와 유쾌함으로 잘 풀어내었다. 호기심 가득하고 다소 익살스러운 저자의 성격이 글에도 잘 나타난 거 같다. 마치 옆집의 개구쟁이 아저씨같은 이미지가 나에게는 남아있었는데 끝부분에 저자가 유럽항공우주국에서 기획한 파라볼리 비행에서 무중력을 경험하는 사진을 게재했는데 내가 상상했던 이미지와 딱 들어맞았다.




 새로운 것에 목마르거나 자신이 고정관념에 너무 억매여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보기를 권한다. 


"선영아, 사랑해"

https://blog.naver.com/imanagei/221481449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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