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관둘 수 있어?” 모든 것은 남편의 짧은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그럼,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관둘 수 있지” 별생각 없이 대답했는데, 며칠 뒤 남편은 덜컥 주재원 발령을 받아 버렸다. 그렇게 내 나이 35살. 어리다고 하기에는 애매한 나이에 갑자기 백수가 되어 ‘베이징’이라는 낯선 도시에서 살게 됐다. ‘졸업-취업-결혼-육아-워킹맘’이라는 안정적인 굴레 속에서 무난하고 평범하게 생활해 오던 내게는 너무나 크고 무서운 변화의 소용돌이였다. 그것도 한자 ‘7(七)’과 ‘9(九)’가 헷갈려서 스스로를 ‘한자 바보’라고 칭해오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