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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인문독서의 기적

[도서] 초등 인문독서의 기적

임성미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어렸을 때만 해도 오락거리가 흔치 않았다. 기껏해야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게 전부였다. 혼자 있을 땐 주로 책을 읽었다. 책이라고 하지만 책조차도 귀하던 시절이었다. 생각해보면 책도 책 나름인지라 지금처럼 재미있는 그림책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작은 글자들이 빽빽한 위인전이거나 그냥 '책'이라고 할만한 책 들이었다. 그마저도 좋다고 읽었던 시절이었다. 동화책은 하도 귀해서 내 차례까지 오면 헤질 대로 헤져 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얼마나 재미있게 읽었었는지 모른다.

 

사실 우리가 어렸을 때만 해도 독서의 중요성을 따지며 책을 읽었던 것 같지는 않다. 부모들조차 지금처럼 독서에 대한 지식이 아주 풍부해서 책을 들인 건 아니었다. 그나마 책이라도 있어서 심심하지 않을 수 있어 감사했던 것 같기도 하다. 옆에서 누가 소리 내어 책을 읽어주었던 적은 없지만 어릴 때 책을 가까이했던 경험 탓인지 성인이 된 지금도 책 읽기를 즐거움으로 삼고 있다. 어릴 적 읽었던 책들을 마주칠 땐 어릴 적 아랫목에 누워 이불 뒤집어쓰고 몰래 읽었던 기억도 나고 나름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뭐든 풍족하지 않아서 책 한 권만으로도 즐거울 수 있었던 때였다. 지금도 마음이 힘들면 책을 펴고 감정을 다스리는 자신을 발견할 땐 어릴 적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곤 한다. 세월이 많이 흘러 지금은 어떨까, 하고 의문을 던지는 것 자체가 현실과 동떨어진 질문 같긴 하지만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자녀들의 독서지도와 관련한 책들이 참 많다. 이 책도 초등 자녀를 둔 부모를 위한 독서코칭을 다룬 책이다. 독서코칭을 하기 전에 과연 우리 아이들에게 독서할 시간이나 있는지 묻고 싶다. 즐거움으로서의 독서는커녕 학습 진도와 관련한 독서가 대부분이고, 대부분의 시간을 학원에서 보내고 있는 현실에서 독서다운 독서를 하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그런 분위기이다 보니 학원에 가지 않고 책을 읽는 아이들이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고 쉬는 시간에 책을 읽는 친구를 '책따'라 놀리기도 한다. 학원에 집중하는 시간이 더 많다 보니 책은 늘 뒷전이고 이젠 학원이나 방과후수업에서 책 읽는 법, 독후 활동하는 법을 따로 배우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이들과 부모가 책 읽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많이 갖도록 한다면 이런 불필요한 낭비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말이다.

 

책장을 펼치고 제일 먼저 들어온 문장이 있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책이다."라는 말을 여러 번 되뇌어 보았다. 활자화된 책만을 책이라고 생각했던 좁은 인식에서 벗어나 일상의 경험도 책이 될 수 있고, 좋은 사람이 좋은 책이 될 수 있다는 건강한 인식을 하게 되었다. 세상에 우리가 찾고 바라는 모든 즐거움이 있다는 말이겠다. 이 즐거움으로 아이들이 세상의 가치 있는 것들을 만나고 사유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된다. 어린 시절 행복한 경험, 좋은 사람을 통해 느꼈던 감정, 재미있는 책을 통해 새로운 세상과 만났던 특별한 시간이 평생의 삶을 좌우한다. 그 행복감을 어릴 때부터 느끼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갈 때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것이 곧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좋은 사람, 좋은 이야기들을 만나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공부를 잘 하는 것보다도 책을 먼저 접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아이 때부터 이야기의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마 저자가 바라는 인문 독서의 기적도 이 바탕 위에서 이루어지지 않을까 한다.

 

독서의 중요성과 즐거움에 대해 공감했다면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어야겠는데 처음 하는 독서코칭이 서툴 수밖에 없다. 이에 독서코칭 전문가인 저자의 연령별 단계별 독서 코칭법은 꽤 유용할 것이다. 시작하기 쉽고, 짜임새 있는 구성이 이해를 돕는다. 슬로 리딩의 중요성에 대해 익히 듣고 있었지만 방법을 몰라 주저하곤 했었는데 저자가 소개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이 참 유용했다. 책을 완독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책을 읽기 전, 책을 읽으면서, 읽고 난 후 이야기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해봄으로써 나의 생각들을 구축해나가는 방법들을 배우게 된다. 그 외에도 학년별 독서코칭법, 독후 활동 방법, 질문의 유형 등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초등학생들에게 추천하는 도서 목록은 보너스다.

 

책은 언제나 옳다. 책이 귀하던 예전에도 옳았고, 개인주의가 만연한 현대사회에도 책은 언제나 옳다. 독서는 나 혼자만의 즐거움을 위해 읽는 것이 아니다. 결국은 나를 변화시키고 관계를 변화시키고 사회를 변화시킨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도 독서는 필수다. 존재의 이유에 대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답을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초등 인문 독서의 기적이 일어나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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