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와 체리 씨 by 베라 B. 윌리엄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생각이나 바람을 그림으로 표현하기를 좋아하지요.
우연히 바라본 스케치북 위에 그려진 비행기를 보며 아이가 날고 싶은가 하고 생각하게 되고,
맛있는 빵을 그린 것을 보고 지금 빵이 먹고 싶구나,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무언가 머릿속에 떠오를 때면 기억해두려고 하는지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한답니다.
그런 여섯 살 아이가 있어서인지 <체리와 체리 씨>를 읽으며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습니다.
비데미라는 여자 아이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 그림에 맞춰 이야기 하기를 좋아하지요.
아이의 생각으로 그림을 표현하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재주에 감탄하게 됩니다.
체리를 담고 있는 봉투를 들고 있는 아저씨,
체리를 가방에 담고 온 할머니,
체리를 손에 들고 있는 오빠,
수많은 이야기들이 비데미의 그림을 통해 생겨납니다.
"이 안에 뭐가 들었게?"하고 외출하고 다녀 온 아빠가 묻는 이 질문은
행복 그 자체입니다. 그 안에 뭐가 있든 그런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집니다.
비데미의 소박한 소망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요.
다 먹은 체리는 꼭꼭 씨를 뱉고 땅에 묻어요. 그러면 가지가 땅에 닿을 만큼 많은 체리가 열립니다.
온 세상 모든 친구들이 다 먹어도 모라자지 않을 만큼 많은 체리가 열리는 나무지요.
누군가는 체리 씨를 뱉고 거기서 또 나무가 자라겠지요.
먹고 뱉고 먹고 뱉고, 상상만으로 하던 이야기가 어느새 현실이 돼 있지 않을까요?
아이들의 마음을 잘 표현한 그림책인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뭐든 상상하면 다 이루어지는 세상 속에서 생각과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길 바라봅니다.
체리와 체리 씨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