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결산] 드디어 찾았다! 소녀들의 판타지 성장소설 <미카엘라>
초등학생 시절 가슴 두근거리는 모험이 가득한 [해리 포터]에 열광했던 소위 '해리 포터 세대'인 나.
[해리 포터]에도 물론 똑똑하고 용감한 여주인공 헤르미온느가 나오지만,
[해리 포터]의 주인공은 남자아이인 해리 포터라는 점이 항상 아쉬웠다.
여자아이가 크게 그려져있는 [미카엘라]의 표지에 첫눈에 반한 건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귀여운 표지그림에 친근감을 느껴서인지, 20대가 되고부터 손이 잘 가지 않던
틴에이저 소설을 참으로 오랜만에 읽어보게 되었다.
[미카엘라]의 부제인 '달빛 드레스 도난 사건'을 봤을 때
[해리 포터]같은 정의로운 주인공이 나오는 판타스틱 모험 이야기일 거라 예상할 수 있었고,
읽어보니 실제로 그런 내용이었다. 착한 주인공 미카엘라가 승리하는 이야기!
이렇게만 얘기하면 권선징악을 테마로 한 흔한 이야기들을 떠올릴 수 있지만,
[미카엘라]의 가치는 바로 승리보다 소중한 양심을 테마로 다룬 데에 있다.
두꺼비 잡기 대회에서 라이벌을 제치고 우승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올 때마다
매번 미카엘라는 양심을 시험당하고, 이타심과 이기심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물론 언제나 이타적인 게 옳다는 건 아니다. 자신을 버리고 타인만 위하는 삶만 옳다는 게 아니다.
그러나 두꺼비 잡기 대결에서 승리하는 건 어디까지나 목적이 아닌 과정일 뿐.
미카엘라는 '진정으로 용감한 소녀를 뽑는' 두꺼비 잡기 대결에서 승리하는 걸 목적으로 삼기보다
'진정으로 용감한 소녀라면 이렇게 했을 거야'라고 자신 나름대로 '생각'해서 답을 낸다.
승리는 어디까지나 남들이 만든 기준일 뿐이지만,
양심은 자신이 이런저런 고민을 통해 나름대로의 가장 선한 해답을 내려야만 지켜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소중한 것이고, 살아가면서 절대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가치이다.
양심을 찌르는 가시는 너무 여려서 쉽게 닳거든.
그 따끔거림을 회피하지 않는 사람만이 진정한 정의에 대해서 말할 수 있단다. - 17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