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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난민

[도서] 어느 날 난민

표명희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어느 날 난민>

저자 : 표명희

창비 청소년문학 83번째.

 

창작과비평에서 나온, 얇지도 두껍지도 않은 책.

창비에서 나온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책.

표지는 암담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희망차지도 않았다.


 


하늘과 바다는 같은 빛깔을 품었다.

하늘은 빨강 노랑 파랑의 삼색 무지개를 선물로 건넸고,

바다는 검은 어둠이 얼룩처럼 흘렀는데,

주인공이었던 강해나와 강민은 무지개빛 검을 들었고,

무지개는 바다를 뚫고 들어가면서 굴절된 것처럼 더 커졌다.

 

누나로 시작하지만, 엄마일지도 모를 강해나는 빨간 머플러를 매고 검을 내리고 있지만, 남동생으로 시작하지만, 아들일지도 모르는 강민은 검을 세워 들고 있다.

 

누나는 이제 뜻을 정하려 하고, 동생은 뜻을 세우려 했다.

작가인 표명희와 장편소설이라는 글자를 합친 일곱 글자는 무지개색깔과 같이 빨간색으로 시작해 보라색으로 채색되어 있다.

 

하늘부터 바다의 바닥까지, 시작부터 끝까지,

이 책은 세계 각지에서 자기 나라를 떠나고, 가족을 떠나고, 자기 자신을 떠나고, 그렇게 한국으로 와 한국에서 난민의 지위를 얻으려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한국인이면서도 한국에서 살 곳을 구하지 못한 강해나와 강민도 또 다른 난민의 일원이 되어 외딴 신도시, 섬도시의 난민지원센터, 난민 신청을 하고 난민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 잠시(그 잠시가 1년이 될지 3년이 될지 모르는) 머무는 공동체 공간의 구성원이 된다.

 

이질적이고, 난해하며, 서로의 문화가 충돌하고, 서로의 감정이 충돌하며, 서로의 자아가 갈등을 빚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은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자기를 해체하며, 타인을 받아들이며, 하늘의 무지개가 바다의 무지개로 더 깊게 나아간 것처럼, 그렇게 화해와 용서와 희망의 눈빛을 나눈다.

 

물론 모든 구성원이 그렇게 행복하게 되진 않지만, 소설은 결국 무지개로 나아간다.

강해나와 강민은 무지개꿈을 꾼다. 세상은 더 이상 끝이 아니니까.

난민의 삶이 소설보다 더 격렬하게 힘들고 무자비하다는 것을 안다. 한국에서의 난민 결정이 무척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난민으로 인정을 받더라도, 또 한국에서 살아가는 것이 쉽지가 않음을 알고 있다.

 

이 책은 작가가 직접 난민센터를 잠입? 취재하며 써내려간 소설이라고 알고 있다. 한국에 온 난민들이여, 용기를 가지고 희망을 가지라. 검은 바다에도 무지개는 뜨리니. 그리고 난민을 보는 한국인이여. 땅값, 집값만 생각하지 말고, 상처 투성이로 동방에 다다른 그들을 따뜻한 가슴으로 안아주자. 보듬어 주자. 우리 모두는 이 땅의 난민이 아니던가.

 

이 화가(샤갈을 말한다)도 우리처럼 난민이었대. 태어나 자란 고향을 떠나 파리에 가서 그림을 그렸지. 하지만 거기에서도 그림은 온통 자기네 고향 마을 사람들과 고향 마을 풍경들로 가득 차 있었어. 그러니까 난민은 가슴 속에 고향이라는 커다란 보물단지를 하나 품고 있는 셈이야. (어느 날 난민,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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