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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란 무엇인가

[도서] 공부란 무엇인가

김영민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다른 사람에게 가치관을 전하고 싶다면 스스로가 먼저 정확히 아는 것은 당연지사이고

 이 밖에도 어떤 가치관을 전하고 싶은지 고민해볼 수도 있다.

<심리학이 이렇게 나를 변화시킬 줄이야> 中- 류쉬안


<공부란 무엇인가>라는 다소 거만해 보이는 이 제목은 그만큼 독자의 관심을 끈다. <중앙SUNDAY>에 연재한 동명의 칼럼 일부와 추가적인 내용으로 쓴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매력적인 글쓰기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현재 한국어로 통용되는 글 다수에 '깊은 빡침'이 있고, 그 분노가 다른 글을 쓰게 만드는 에너지가 되는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무언가에 '빡친'저자가 위에 인용한 글처럼, '스스로 공부에 대하여 정확히 알고있는' 저자가 공부에 대한 가치관을 전하고자 이 글을 썼을 것이다.  



쓸모가 쉽게 증명되지 않는 공부의 기대 효과가 기껏 까다로운 인간이 되는 것이라니,

정녕 기대할 건 그것뿐이란 말인가. 그렇지는 않다. 

공부가 즉각적인 쓸모와 거리가 멀면 멀수록, 묘한 '간지'가 난다는 것이다. - 본문 中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사람들이 입시에 초미의 관심을 보이는 것은 그것들이 계층 이동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며, 이 땅에서 교육은 계층 간의 이동을 촉진하기보다는 계층을 고착화한다.'라고 했다. 부모들은 자녀들을 경쟁의 한복판으로 밀어 넣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만, 교육열이 강함에도 진정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를 묻지 않는, 공부의 간지를 모르는 현실에 '깊은 빡침'을 느꼈나 보다.



독서는 사회로부터 도망치는 데도 유용하지만, 자신으로부터 도망치는 데도 쓸모가 있다.

책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일단 자신을 떠나 책 내용으로 들어가야 한다.

 독서는 자기에 취하는 일이 아니라 책에 취하는 일이다. -본문 中


본문의 '서평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장에서 '서평은 서평 대상이 된 책뿐 아니라 서평자 자신의 지력, 매력, 멍청함, 편견 등을 대대적으로 홍보할 좋은 기회다.'라며 으름장을 놓아서, 서평 쓰는데 잠깐 주저하긴 했지만, 뭐 '내가 멍청해 봤자 얼마나 멍청하겠어' 라고 생각하고 넘어간다. 


물론 '서평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가 나왔으니 말인데, 평소 내가 생각하는 내가 쓰는 리뷰의 문제라던가 어떤 식으로 앞으로 써야 할지에 대한 고민에 참고가 되었다. 이런저런 요건을 갖춘 '학식과 비판과 문체가 어우러진 글'이 좋은 서평인데, 그것은 저자의 기준이고,- 틀렸다는 말이 아니라 - 뭐든지 합合 목적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참고만 하기로 했다. 물론 저자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저 기준에 부합해야 하겠지만.



너무 안온한 환경에 자신을 방치해두면, 새로운 생각을 할 역량 자체가 퇴화해버릴 것이다.

뇌과학자들에 따르면, 유충 시절에 물속을 떠다니는 멍게는 뇌가 있지만,

성체가 되어 적당한 장소에 고착된 멍게는 자신의 뇌를 먹어버린다고 한다.

우리는 멍게가 아니므로 흥미로운 험지를 기꺼이 찾아다녀야 한다.  -본문 中


대학교수이다 보니 아무래도 학생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서인지 거침없는 막말(?)을 쏟아낸다.  저자는 정확한 언어의 사용을 강조를 하지만 말이다. 하긴, 저자의 그런 표현들이 부정확한 언어는 아니니까 오히려 명확하게 이해가 되는 걸 수도 있겠다. 저자가 글에 썼듯이 '자신의 목소리가 독백에 그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기대가 무엇인지, 그들의 배경지식이 무엇인지, 그들이 책을 덮을 때, 그들의 머리와 심장에 무엇이 남아 있기를 자신이 원하는지.'를 고민했을 테니. 내 수준이 딱 그 정도인지,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 너무 단정적인 표현이 많은 것은 조금 아쉽지만, 다소 동의가 안되는 그런 부분은 저자의 말마따나 '아 그러시군요.'하고 넘어가면 그만이다. 



호기심에서 출발한 지식 탐구를 통해 어제의 나보다 나아진 나를 체험할 것을 기대한다.

자기 갱신의 체험은 자기 스스로 자신의 삶을 돌보고 있다는 감각을 주고,

그 감각을 익힌 사람은 예속된 삶을 거부한다. - 본문 中



상당히 많은 공부 또는 공부와 관련된 것들에 저자의 생각을 명확하게 전달해서 좋다. 예컨대, '토론의 목적은 다양성을 무한정 확보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여 좀 더 나은 지점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것과 타당한 것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라던가 '대부분의 공부 분야에서는 늘 관련 자료를 모으는 자세, 그리고 필요할 때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게끔 정리해두는 습관이 필요하다.'와 같은 공부에 임하는 자세 또는 팁들이 도움이 된다.





이제 와 부질없는 이야기지만, 내 대학생활 초기에 이런 강의를 들었다면, 대학 생활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중간중간에 소개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하는 그림들이다. '공부, 뭐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하면 되지!'라고 위의 사진을 보면서 다짐하며, 에필로그에 저자가 남긴 공감 가는 글로 마무리한다.


"공부를 못하는 것은 부끄럽지 않지만, 공부를 안 해서 제대로 못 쉬는 것은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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