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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인터넷을 보던 중에 충격적인 동영상을 보았다. 우리나라 1위 기업의 회장이 자신의 집으로 보이는 고급빌라에서 세 명의 여성들을 불러들이는 장면이다. 그리고 영상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수고했다면 한 명씩 5백만 원이 들어있는 돈봉투를 건네 주었다. 이 영상도 충격적이었지만, 이것보다 더 충격적인 일이 있다. 최근 연예인들이 성폭행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고, 이때마다 언론들은 매일같이 이 문제를 보도했고, 아나운서와 유명 패널들이 이 문제를 가지고 계속해서 토론을 했었다. 심지어는 검찰총장까지 나서서 신속히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인터뷰까지 하는 야단을 보였었다. 그런데 재벌 기업 회장의 성매수 혐의가 분명한 이 영상에 대해서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모든 매체들이 잠잠했다. 그리고 그 영상이 보도된 지 하루가 지나자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모든 인터넷과 신문에서 이 영상에 대한 언급이 사라졌다. 도대체 이런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가 아직도 전근대적인 힘과 문화가 지배되고 있다는 단면을 보여 준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아카넷 출판사에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학자인 차인석 교수의 [근대성과 자아의식]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저자가 1990년대에 근대성에 관해서 발표한 6편의 글을 묶어서 출간한 책이다. 이 책의 글들의 논지의 핵심은 우리 서양사회의 경제적인 성장 모델을 따라가고 있지만, 근대성의 부분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더 잘 설명하기 위해 우리에게는 낯선 학자와 그의 저서 한 권을 소개하려 한다. 현대 중국인 사상가인 이택후의 [중국현대사상사의 굴절]이라는 책이다.(지식산업사) 중국식 이름으로는 '리쩌허후'라고 불리는 이택후는 우리나라에 중국 미학을 소개하는 [미의 역정]이라는 책으로 그나마 알려져 있다. 그러나 중국 현대사상을 관통하는 철학자이다. 그는 [중국현대사상사의 굴절]이란 책에서 중국에서 단 시간 내에 사회주의가 급격히 지도층과 서민층의 지배한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어떤 나라도 사회주의가 이처럼 순식간에 넓은 지역을 점령한 예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구를 통하여 사실은 중국 사회주의는 유교의 또 다른 변형이라는 것을 밝혀 낸다. 몇 천년 동안 뿌리 깊게 중국인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던 유교가 사회주의라는 탈을 쓰고 새롭게 부활한 것이다. 그 증거로 유교의 무신론이나 음양의 대립 등이, 사회주의의 유물론이나 변증법과 유사하다는 것을 밝혀낸다.



차인석 교수가 이야기하고 있는 맥락도 중국 학자 이택후와 비슷하다. 한국에는 오랫동안 기복사상(祈福思想)이라는 것이 뿌리 깊게 내려져 있었다. 그리고 비록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근대화되었지만 국민들의 마음 저변에는 이 전근대적인 기복사상이 뿌리 깊게 내려져 있다. 이것이 근대적인 합리성과 시민들의 자아의식 성장을 방해하고 오직 부에 대한 집착과 감각적인 쾌락만을 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결과는 절망적이다. 눈부신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에서 기대될 수 있는 자아의식은 성숙되지 않았고, 오히려 쾌락주의에 젖은 이기심이 경제행위의 동기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 쾌락 추구의 자기중심주의는 다름이 아니라 수천 년 묵은 기복제화(祈福除禍)의 무속신앙으로 더욱더 증가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국의 자본주의 경제는 프로테스탄트 윤리가 아니라 무속신앙이 이념적 동인이 되어 움직여왔다. 이 기복제화 의식은 모든 종교에 스며들어 있다. 일반적으로 기독교와 불교 그리고 유교 등은 이 무속신앙을 바탕으로 토착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성스러운 것에 대한 귀의라기보다는 물신 숭배가 신앙의 양식이 되어버렸다. 이는 현대 자본주의의 소비 지향성과 강력한 친화성을 갖게 되었으며, 이 나라를 상품 사회로 만드는 데 그다지 아려움이 없었다. P 42-3

 



결국 이런 부에 대한 탐욕과 쾌락적인 자본주의가 권력과 만나 우리 사회의 온갖 부패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일단 부를 이루면 그것이 최고이고, 그 부를 이루려는 목적은 쾌락을 추구하기 위해서이고, 그 부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세력에게 저절로 머리를 숙이게 되는 것이 바로 기복사상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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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나난

    겉표지는 모자이크 하신 것 같아요. 일부러 그렇게 하신 것 같은데 궁금해서라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6.07.27 14:30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가을남자

      원래 표지가 모자이크로 되어 있어요ㅎㅎ 인문서적 위주로 출간하는 아카넷이라는 출판사에서 새로 나온 대우휴먼사이언스 시리즈인데요.... 겉표지를 저렇게 속표지와 같은 계통으로 표현해 기하학적 무늬를 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름 표지마다 철학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데, 이번 표지의 의미는 아직 파악을 못했네요 ㅎㅎ

      2016.07.28 16:35
    • 파워블로그 나난

      앗. 그렇군요. 저는 일부러 가을남자님이 모자이크를 하신건줄 알았어요. 독특한데요. 표지.

      2016.07.29 10:48

PRIDE1